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은 무엇일까?
아마도 ‘너라면 할 수 있어.’ 라는 말이 그 가운데 속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기대할 수 없지만 나라면 충분히 기대할 만 하다니 이처럼 높이 평가해주는 말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 이번엔 살아가면서 가장 무서운 말은 무엇일까? 아마도 ‘자네라면 할 수 있네.’ 라는 말이 그 가운데 속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전혀 불가능한 일을 태연하게 요구하면서 내뱉는 말로 이처럼 부담을 주는 말이 어디 있을까?



이렇게 같은 말이라도 사람과 상황에 따라 정반대의 의미가 되기도 하는 게 참 재미있다. 그럼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요즘 IT계에서 마치 마이더스의 손처럼 가는 곳마다 성공하는 업체가 애플이다. 사람들은 요새 애플의 제품 하나하나, 순간순간마다 집중해서 관찰하고 평가를 내놓곤 한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아이팟에 대한 걱정까지 해주게 되었다.(출처)

 
7월 30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분기(6월말 마감) 총 750만대의 아이팟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 줄어든 판매대수로 2005년 3분기 이후 가장 적게 판매한 것이다.

아이팟의 추락에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폰 시장이 활짝 문을 열면서 아이팟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가을 아이클라우드가 출시되면 무선연결이 가능한 모든 기기에서 노래를 다운로드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팟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애플이 아이팟의 비중을 줄이는 것 또한 간단치 않다고 지적한다. 아이팟은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7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남미 중동 동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아이팟 클래식과 나노에게 무선 연결 기능을 추가하거나 메모리를 늘리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본질적으로 아이팟의 판매감소는 당연하다. MP3플레이어 기능 자체가 다른 기기에 통합되면서 복합기기가 발전해가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예전의 피처폰부터 시작해서 전자사전, PMP 등 가지고 다니는 기기라면 모두 MP3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매력적이라고 해도 음악 하나만 재생하는 단일 기기인 아이팟의 매출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애플 스스로가 아이팟 터치나 아이폰, 아이패드에 모두 아이팟 기능을 넣고 있지 않은가?

애플이 아이팟을 살려낼 두 가지 방법은?

그렇지만 이 기사를 쓰는 사람이나 언급된 사람들 모두가 이런 추세와는 다른 기대를 하고 있다. 그들은 애플이라면 사양화되어가는 아이팟마저도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서서 내가 말한 ‘자네라면 할 수 있네.’ 라는 믿음 같다. 아마도 몇몇 사람들은 애플이라면 지금 시대에 카세트레코더나 기계식 타이프라이터조차도 다시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 싶다.



물론 아이팟은 애플을 지금 위치에 서게 한 최고의 공로자다. 수준높은 인터페이스인 클릭휠과 아이튠스란 걸출한 온라인 음악상점을 통해 한 시대를 풍미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아이팟의 쇠퇴는 기정사실이다. 그러기에 제품분류 잘 하기로 유명한 애플도 특별히 아이팟 기능을 보호해주지 않고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비롯해 모든 기기에 넣은 것이다. 아이팟이란 이 노병(老兵)을 편안히 은퇴하게 해주는 게 어떨까?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어떻게든 아이팟을 살려내고 싶다고? 좋다. 그렇다면 한번 방법을 생각해보자. 음악기능 하나를 위한 아이팟은 미래에 전혀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위의 기사처럼 무선연결이나 메모리 추가 정도로 되살아날 리가 없다. 본질적으로 아이팟이 사는 방법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함께 가지고 다니면서 상승효과가 날 만한 기능을 넣는 것이다.



1) 아이팟 나노가 보여준 것처럼 손목시계형 디바이스로 발전시키는 길이 있다. 손목에 차고 다니면서 내 몸에 부착된 일종의 센서가 되어 정보를 전송하는 것이다. 손의 움직임, 몸의 흔들림, 맥박과 각종 소리를 수신해서 유용한 데이터로 전달해주는 기기가 된다면 어떨까?

2) 어린이들을 위한 저가형 게임기로 발전시키는 방법도 있다. 아이팟에는 이미 컬러액정이 붙어있는 모델도 있다. 여기에 간단한 iOS를 넣고는 게임에 한정해서 구입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제한적 앱스토어를 제공한다면 어떨까? 닌텐도DS가 가지고 있는 시장을 쉽게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생각하기에 따라서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건 음악기능 하나로는 쇠퇴를 막을 수 없으며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정도의 생각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의 엔지니어나 디자이너가 못할 리 없다. 문제는 결단과 실행이다. 과연 애플이 이미 운명이 결정된 것처럼 보이는 아이팟마저 화려하게 부활시킬 수 있을까? 이후의 제품을 한번 주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