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라는 건 기회와 불안이 함께 따르는 자리다. 아무도 해보지 않은 영역을 개척하면 분명 남들보다 많은 주목을 받고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앞서간 누군가의 시행착오와 경험이 없기에 언제나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 자칫하면 길을 엇나가거나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현재 한국에서 유일하게 IT평론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필자 역시 이런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다른 IT블로거는 주로 제품리뷰와 감상평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기업과의 친밀성을 바탕으로 서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다르다. 평론가로서 날카로운 관점을 유지하려면 기업과는 너무 친밀해서도 안된다. 그러다보니 제품 리뷰나 수익성 포스팅을 함부로 할 수 없다. 또한 글의 질을 신경쓰다보면 검색최적화에 따른 광고수입 증가도 노리기 힘들다.

그렇다면 대체 한국의 IT평론가는 뭘 어떻게 해야 성장할 수 있을까. 이것이 최근의 내 고민이었다. 그런데 점차 한가지의 길이 주어지는 것 같다. 혹시라도 필자의 뒤를 따라 IT평론가의 길을 걷을 생각이거나 이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되었으면 한다.


IT평론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1) 인터넷 언론과 각종 매체에 관련 칼럼이나 원고를 청탁받아 기고한다.
다행히도 필자의 경우에는 작년에 받은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IT부문 최우수상, 현재 차지하고 있는 다음뷰 IT 1위의 영향력인지 조금씩 알려지고 있어 여러 곳에서 원고청탁이 들어오고 있다.



우선 이페이퍼포럼에 전자책 관련 컨텐츠를 유료 제공해주기로 1년 계약을 맺었다. 또한 보안뉴스에 스마트폰 칼럼 6회 분량을 기고했다. 이번달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하는 월간지 '신문과 방송' 에 파워블로거로서 인터뷰 기사를 기고 했다.




또한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의 블로그 필진에 이번달부터 참여하게 됐다. 일방적인 IT제품 홍보보다는 어떤 것이 보다 지혜로운 제품 쇼핑이 될 것이며, 어떤 제품이 자기 용도에 맞을 지를 가이드해주는 컨텐츠를 올리려고 한다.

2) 기업 개발부의 요청으로 제품 모니터링과 개선점 지적을 해준다.
자세한 건 아직 밝힐 수 없지만 국내 대기업 한군데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제품을 시연해보고 장단점을 평가해주는 자리에 초청되어 갔었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자 평가를 위한 행사 한군데서도 초대를 받아놓고 있다.


일방적인 홍보를 위한 체험단에는 평론가가 뽑히기 어렵다. 반면에 적극적인 단점 지적과 개선점 제시를 위한 곳에서는 평론가를 비교적 우대해준다. 블로그를 연 지 얼마 되지 않고 인지도도 아직 약한 필자지만 이 분야의 나름 유명한 분들과 비슷하게 대우받고 있다.

3) 단행본으로 출간할 수 있거나, 강연 자료가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두고두고 볼 만한 컨텐츠로 만든다.
현재 필자는 삼성과 애플을 비교하는 포스팅을 출간용 원고를 대비하며 하나씩 써가고 있다. 또한 전자책 관련 컨텐츠도 언제든 강의 자료등으로 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따른다. 갓 IT평론을 시작했을 때 필자는 이 분야가 과연 전망이 있기나 한지 의심스러웠다. 아무도 하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매력이 없는 분야라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막상 와서 해보니 이 분야 자체의 성장과 함께 필자 스스로도 점점 성장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특히 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하는 잡지인 신문과 방송에 파워블로거로서 기고하게 된 건 나름 필자의 위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자세한 기사는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신문과 방송 <파워블로거의 세계>

보통 블로거는 대부분 포스팅을 그저 지나가는 글로만 올리게 된다. 그러나 평론가는 이렇듯 발행 이후에도 가치를 하나의 작품으로서 블로그 글을 하나씩 쌓아가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각 매체에 원고를 기고하고, 기업의 개선점을 제시해주는 것도 좋다. 또한 체계적인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마련해 강연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굳이 제품리뷰나 기업홍보를 하지 않더라도 길은 많다. 이런 것이 IT평론가의 나아갈 길이다. 평론가가 좀더 높아져 언론 대우를 받는 그날을 향해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나아가고 싶다.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전문 IT 평론가 블로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P.S : 어제부터 일본 동북구의 커다란 지진 소식이 있습니다. 인명피해와 여러 물적 피해가 많이 난 것으로 보도가 되네요. 나라와 민족을 떠나서 같은 사람으로서 어서 조기에 피해가 수습되고 복구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많은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