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쉬고 있던 블로그 글쓰기 강좌를 이어가보려고 한다.

사실 블로그 글 쓰기 강좌는 어떻게 보면 필요한 사람에게만 필요한 강좌일수도 있다. 대부분 블로그의 글을 보러 오는 독자는 자기가 직접 글을 써보려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붕어빵이 먹고 싶어 오는 사람에게 붕어빵을 팔아야지, 붕어빵 제작도구를 팔려고 해도 얼마 안 살 것이 당연하다. 그래도 누군가는 미래를 위해서, 이것을 해야 한다. 그래서 다소 인기가 없고, 소외 받더라도 조금씩 해나가려 한다.


나는 현재 IT평론을 써서 올리고 있다. 단순한 정보성 블로그와 내 글은 그 지향하는 바는 물론이고 문장의 성격조차 다르다. 한동안 나는 '그냥 다 같은 블로그고 똑같은 글이지.' 라는 평등한 사고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시간이 갈 수록 나는 다르고 또한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향하는 날카롭고도 지혜있는 글은 정말 블로그에 귀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블로그를 오래했다고 해서, 혹은 경력이 화려하다고 해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뚜렷한 목적과 책임의식이 있어야 하고, 본인이 원해야 한다. 어떤 정보를 놓고 제대로 된 해석과 의견을 더해서 세상에 내놓는 것은 그만큼 많은 노력과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많은 블로그 글들은 저마다의 목적이 따로 있다. 어떤 블로거는 친절하고 될수 있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반응을 얻기 위해 의견을 흐리거나 어느 쪽도 전부 옳다는 식으로 글을 쓴다. 어떤 블로거는 아예 이슈를 피해서 단지 제 생각일 뿐이니 간섭하지 말라는 식으로 회피한다. 아니면 너무도 과격하게 한쪽 편에만 철저히 서서는 다른 쪽 의견은 아예 듣지도 않고 몰아붙이는 글을 쓰면서 스스로가 매우 공정하며 정의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블로거도 있다.

모두가 전부 개인의 선택이다. 블로그란 원래 개인의 생각을 적는 곳이니 그들 모두 가운데 누구도 나쁜 것이 아니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심지어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추구한다고 당당히 선언하는 블로거도 결코 나쁜 게 아니다. 그저 블로그가 발전함에 따라 개인의 선택하는 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런 선택 가운데 혹시라도 날카롭고 비판적 색채를 갖춘 문장의 글을 써보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방법을 잘 알지 못해서 고민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굳이 IT가 아니라도 연애든, 티비연예든, 문화든 말이다. 나는 평론가 블로거가 많이 나오길 바라기에 내 짧은 지식이나마 공개하여 도움이 되고자 한다.

날카로운 블로그 글을 쓰기 위한 3단계는?

독자에게 적어도 날카롭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평론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1) 관련 분야에 대한 최신 정보를 늘 적극적으로 수집한다. 너무 오래된 정보만으로 글을 쓰거나 최신정보에 늦으면 그만큼 사고방식 자체가 낡아버리게 된다. 인터넷과 각종 첨단 통신수단이 발달하는 지금은 그만큼 문화의 흐름과 개별 분야의 뉴스가 숨가쁘게 변한다.

예를 들어보자. <어제 일본에서 조선시대에 약탈해간 것으로 보이는 문화재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일본의 문화재 약탈에 대한 비판 글을 써서 좋은 평론이 완성될 수 있다.



그런데 그 평론글을 한달이 지난 다음에 써서 올리려는데 불쑥 오늘은 <한 달전 일본에서 발견된 문화재, 사실은 국내의 도굴상이 팔아넘긴 것이었다.>라는 뉴스가 나올 수 있다. 이럴 때 이전에 얻은 정보만으로 이뤄진 비평은 그 의미를 거의 상실한다.


2) 수집된 정보에 대해 언제나 비판적인 시선에서 접근해야 한다. 비판적인 시선이란 정보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반대편의 시선에서도 생각해보고, 또 다른 가능성도 열어보는 것이다. 좋은 뉴스는 그 아래 감춰진 부작용은 없을까 생각해보고, 나쁜 뉴스는 그런데 이것이 어떤 순기능을 할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것이 보다 넓고 공정한 판단을 가능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새로운 아이패드2가 애플에서 나왔다고 치자. 그것이 카메라를 장착하고 나왔다면 정보성 블로그는 <아이패드2, 드디어 카메라 장착!> 이라고 쓸 것이다. 단순 감상 블로그는 <아이패드2의 카메라, 사진을 찍어보니 역시 달랐다!> 이런 식으로 쓸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간 블로거라고 해도 <아이패드2, 앞으로 몇 개월 내에 얼마의 판매량 예상>, <아이패드2 카메라의 이런 기능은 역시 애플의 혁신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역시 애플이다.> 정도일 것이다.



날카로운 평론글을 쓰려면 이 정도에서 사고가 머물러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애플이 아이패드2 만드는 동안, 삼성은 뭐했나?> 같은 조롱을 올린다고 평론이 되는 것이 아니다. 정답이 하나는 아니지만 한가지 예를 들면 <아이패드2를 사는 사람들은 과연 그 카메라 기능에 만족할 것인가? 경쟁 회사들은 이에 맞서 어떤 성능의 카메라를 장착해야 경쟁이 될 것인가?> 이 정도는 고민해줘야 한다.

3) 평론글은 그 문장에 있어 일체의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 사실 이것이 제일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현재 블로거 가운데는 글 자체의 호소력 같은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검색에 최적화해서 더 많이 다음이나 네이버 검색에 노출이 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상단에 노출 될 것인가가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면 분명히 좋은 정보를 담고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같은 단어를 반복하고 씀으로서 마치 물먹인 쇠고기처럼 문장에 생기가 없다.



평론은 그 자체가 문학이란 예술의 한 장르다. 소설이나 시, 수필과 같이 문학평론도 분명 문학이다. 소설이나 시 가운데 내가 아는 어떤 작가도 검색 최적화를 위해 문장기법을 쓰지 않는다. 그렇게 쓴 글이 날카로움을 간직한 좋은 글이 된 예도 본 적이 없다. 물론 검색최적화 자체는 나름 선택의 한 방법이니 나쁘다는 게 아니다. 최소한 날카로운 평론글을 쓰기 위해서는 군더더기를 버리고, 특정 단어를 일부러 반복하지 않는 깔끔한 문장을 구사해야 한다.

이렇게 날카로운 평론글을 쓰기 위한 기초적인 3단계를 제시해보았다. 부디 뜻있는 많은 블로거분들이 문장력을 향상시켜 좋은 글을 많이 쓰길 바란다.

PS: 드디어 지난 7월부터 준비한 책 <애플을 벗기다> 가 출간되었습니다. 애플의 장단점을 철저히 분석한 경영학입문서로서 애플의 역사와 스티브 잡스, 애플이란 기업구조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책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권 구입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