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엄청난 인기를 끌며 팬과 안티를 몰고 다녔던 만화가 김성모씨를  알고 있는가?
<럭키짱>을 비롯해 많은 주목같은 대사를 히트시킨 그의 만화는 지금 봐도 참으로 여러가지 면에서 재미있다. 마치 일본 만화 북두의 권 과도 비슷한 현상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김성모씨가 그린 만화 가운데 <스타크래프트>에서 유행한 대사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한참 심각하게 적의 위협을 이야기하던 프로토스 진영에서 갑자기 누군가 말한다.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 그러자 놀란 표정으로 드! 라! 군! 이라 말하는 세 명의 표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때문에 이 대사와 반응은 여러 가지로 변형되며 댓글에서 드라군 놀이로 이어졌고 여러 군데에서 패러디 되기에 이르렀다.



이전 포스팅에서 나는 날이 갈수록 고속 성장해가는 애플에 두려움을 느낀 MS와 어도비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논했다. <MS의 어도비 인수설, 반애플 연합인가?>

실현 가능성은 적지만 그만큼 이들이 합친 힘은 강력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과 루머에 대한 대응일까. 애플 쪽에서도 대단한 움직임과 루머가 하나  흘러나왔다. (출처: 애플인사이더)


스티브 잡스는 어제 분기 실적보고 컨퍼런스 콜에서 번스타인 리서치 분석가 토니 사코나지의 질문에 답해 애플이 가까운 장래에 메이저 인수(들)을 위해 510억 달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에게 유익을 줄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전략적 기회들이 올 것이라고 말하면서, 애플은 결코 멍청한 인수들에 돈을 허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잡스의 발언은 최근 Facebook CEO 마크 주커버그와의 회동을 근거로 해 애플이 Facebook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을 불러 일으켰다.

미디어메모의 피터 카프카는 이같은 거래가 애플에게 꼭 맞고, 애플의 현찰 510억 달러의 여분은 구글이 (이 거래에) 감히 다가설 수 없도록 하려는 애플의 희망과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최근 수년 간 상대적으로 작지만 중요한 인수들을 성사시켰는데, 플레이스베이스와 Poly9 같은 디지털 매핑 회사들, 개인 도우미 소프트웨어 개발사 Siri, 칩 제작사 Intrisity, 디지털 스트리밍 뮤작 서비스 Lala 등이다. 2010년 초에는 쿼트로 와이러리스를 인수해 iAD 런칭의 발판을 삼았다.



애플이 무려 페이스북을 인수할 지도 모른다는 소식이다. 참으로 대단한 사건인데 막상 페이스북의 보급이 느린 우리에게는 별로 실감이 가지 않을 지 모르겠다. 참고로 미국에서 위치를 대충 한국에 비유해서 이야기해 보자. 네이버와 싸이월드, 그리고 다음 정도가 통합해서 하나의 회사를 만든다면 페이스북의 위치 정도가 될 거라는 예측이 있다. 즉 미국인에게 인터넷 생활이라는 건 구글과 페이스북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될 정도인 것이다.

그럼 과연 이렇게 덩치가 크고 현재 돈도 잘 벌고 있는 페이스북을 애플이 인수하는 것이 가능할까? 적어도 금전적 측면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것 같다. 2010년 6월 기준으로 현재 애플 현금보유량은 500억달러(증권사 추정치)정도다. MS(390억 상당), 시스코(390억)보다 많은 전세계 1위의 현금보유 업체다. 더구나 아이폰과 매킨토시, 앱스토어와 아이팟, 아이패드로 인한 안정적인 매출로 인해 필요하다면 은행에서 엄청난 거금을 빌리는 것도 가능하다. 즉 애플은 대략 원화로 환산하면 58조원 가량의 현금을 언제든 동원할 수 있다.

과연 애플이 이만한 돈을 들여서 페이스북을 인수할 가치가 있을까? 인수한다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우선 얻을 수 있는 건 세계 최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이런 수단 장악을 통한 엄청난 광고시장과 가상통화 시장, 가입자 기반 통신 서비스의 가능성 등을 얻게 된다. 스마트폰에서의 점유율 전쟁에서 월등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며, 잘하면 구글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관련 분야에 밝은 누군가의 언급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기술적으로 단순한 홈페이지 서비스 같은게 아니다. 현존하는 최대의  XML기반 플랫폼이다. 그 위에서 XML에 기반한 게임등 각종 어플리케이션이 구동된다. 그 컨텐츠는 개별 회사들이 개발해서 계속적으로 늘고 있고, 가능성도 어마어마 하다. 옛날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시대를 맞아 넷스케이프가 웹브라우저를 이용해 운영체제를 대신할 것을 심각하게 염려했었다. 그와 똑같이 이제는 페이스북이 포털의 영역을 전부 차지하려는 것이다.

장애요소가 약간 있긴 하다. 페이스북의 미래를 진작에 알아본 빌 게이츠가 MS의 이름으로 투자해놓은 지분이 있다. 나름 대주주로서 반대의 목소리를 낼 자격이 되는 것이다. 물론 몇프로 정도이기에 정말 심각하게 스티브 잡스와 마크 주커버그의 의견이 일치한다면 저지할 방법이 없다.
 


만약 애플이 페이스북을 인수한다면 어떨까?

현재 우리는 매우 짜릿한 IT업계의 대변동을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루머들이 차분히 이뤄진다면 한쪽에서는 어도비를 인수한 마이크로 소프트가 생산 소프트웨어를 모두 장악한 채 거대 공룡이 되어 울부짖고, 반대편에서 이미 충분한 공룡이 된 구글이 이빨을 드러내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모두 애플을 향해 겁을 주려고 고함친다.

하지만 애플이 페이스북을 인수한다면 어떨까? 페! 이! 스! 북! 하고 업계 모두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 되는 가운데 괴물기업이 된 애플이 나온다. 당할 자가 없어보이는 세 기업이 세계를 놓고 괴수대혈전을 벌이는 광경이 연상된다. 마치 김성모씨의 만화 대사같은 광경이 되는 것이다.

물론 페이스북 측에선 어디라도 팔지않겠다라고 했다. (출처)
아무리 많은 금액이라도 이런 경우는 창업자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독점에 민감한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미국정부의 눈길도 매섭다. 그렇지만 마치 폭탄 마냥 어느 한쪽이 인수전쟁에서 불을 당기면 나머지도 죽기살기로 인수전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뛰어들 것이다.


이런 기업들의 거대한 전쟁 가운데 과연 한국은 어떤 위치인가. 그저 구경꾼일까? 내가 느낀 약간의 안타까움은 이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한국기업과 소비자의 설 자리는 어디에 있을 지 한번 생각해보자. IT강국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