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4를 발표하면서 내놓은 최고의 기능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이패드에서 이미 선보인 1Ghz의 처리속도가 아니었다. 또한 메가픽셀을 강조하며 탑재한 3백만 화소의 카메라도 아니다. 하드웨어 기능이 아닌 데다가 이미 여러 회사에서 선보인바 있는 인터넷 영상통화였다. 더구나 무선랜만 지원하는 다소 부족한 기능이었다. 바로 페이스타임이다.

페이스타임이 왜 최고의 기능이 되었는가 하면 이유는 이것이 완전한 무료라는 점이다. 공짜효과'(zero price effect)가 이처럼 강력한 것은 이것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손해에 대한 두려움'을 제거해주기 때문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이 두려움을 '무료'라는 존재가 해소시켜준다. 결과는 누구나 아무 거리낌없이 이 기능을 이용하게 되고 무료의 경제학 이론처럼 수요를 마구 촉진하게 된다.


페이스타임은 단지 아이폰4에서만, 이후에는 아이팟터치 4세대에서도 지원되는 한정된 서비스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두가 이 서비스가 미칠 파급효과에 주목했고 그 결과는 의외로 빠르게 확산됐다. 다음 뉴스를 보자. (출처: 파이낸셜뉴스)

무선랜(Wi-Fi), 이동통신 무선인터넷망을 이용해 공짜로 쓸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가 대대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6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m-VoIP 기업 스카이프는 6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스마트폰용으로 '스카이프'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내놨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이폰'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산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도 스카이프를 이용해 공짜 m-VoIP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스카이프는 가입자끼리 유선인터넷이나 무선랜 환경에서 동시에 접속해 음성통화를 무료로 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가입자가 3세대(3G) 이동통신망을 이용하고 있을 땐 음성통화에 쓰이는 소량의 무선인터넷 비용만 내면 된다.

애플은 무선랜 지역에서 가입자끼리 무료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페이스타임' 서비스를 '아이폰4' 제품에 적용했다. 아이폰4를 쓰는 이들은 무선랜 지역에서 접속만 하면 무제한으로 무료통화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맞서 SK텔레콤은 모든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끼리 무선랜 지역에서 무료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조만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 국내 다이얼커뮤니케이션즈, 해외 구글, 님버즈, 보니지, 자자, 프링과 같은 기업들이 무료통화는 물론 주소록, 메신저, e메일 등을 연동한 확장형 m-VoIP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애플을 넘어서 안드로이드까지도 무료 인터넷전화와 무료 영상통화 서비스가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것은 그동안 이통사들이 따로 초당 요금을 매겨서 비싸게 서비스하던 부문이다. 같은 음성통화라도 데이터망을 통해서 하면 더 싸다. 또한 무선랜을 이용한 영상통화는 무료에다가 3G를 이용한 영상통화마저도 정액제 서비스 하에서 사용한다면 따로 돈을 받지 않는다.

이처럼 이동통신사들의 매출구조 자체가 점점 음성통화보다는 인터넷망 사업자처럼 3G망을 데이터용으로 빌려주고는 그 정액매출을 챙기는 식으로 변하고 있다. 또한 아이폰4의 페이스타임을 위시해서 안드로이드 진영이 합류함에 따라 무료 화상통화는 급속히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료 영상통화, 차별성은 무엇이 될 것인가?

그렇다면 곧 너도나도 제공하게될 이런 무료 영상통화에서 각 이통사나 단말기 마다의 차별성은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 이 문제를 던계적으로 생각해보자.

1. 첫단계로 현재 무선랜 사이에서만 허용되는 무료 영상통화를 누가 먼저 3G망에서도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 그 시점이 첫번째 차별성이다. 내 생각에는 아마 이것 역시 애플이 앞장설 가능성이 크다. 페이스타임 서비스의 확산을 통해 이미 애플은 업계를 리드한다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분명 계속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이고 다른 업계도 뒤를 따를 것이다.


2. 두번째로 무료 영상통화의 영상품질이 중요한 차별성으로 떠오를 것이다. 페이스타임은 이미 기존 영상통화와 다른 상당한 고화질을 제공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고화질 코덱의 채용인데 무선랜에서 고속데이터전송이 이뤄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앞으로 3G와 같은 다소 느린 접속속도에서도 어떻게 하면 고화질을 끊김없이 제공할 수 있을 지가 차별성으로 대두된다.

3. 마지막으로 영상통화와 함께 제공될 부가 데이터 서비스가 차별성이 될 수 있다. 기사 가장 아래쪽을 주목해보자. <무료통화는 물론 주소록, 메신저, e메일 등을 연동한 확장형 m-VoIP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란 대목에서 이미 업체들은 그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영상통화를 하면서 동시에 화면을 터치해서 물건을 구입해 선물로 보낸다든가 하는 복합 서비스 역시 가능해질 것 같다.


어렸을 때 나는 2010년에는 자동차가 하늘을 날고, 사람들은 모두가 유전자 조작과 인공배양된 우수한 채소를 먹고, 질병과 전쟁이 없어지는 그런 세계가 될 거라 생각했다. 어린이용 미래과학 책에서는 그렇게 묘사하곤 했다.

2010년이 된 지금,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자동차는 기름을 먹으며 땅 위를 느릿하게 달리며, 유전자조작 식품은 혐오 대상이 되었다. 치유 불가능한 질병은 계속 새로 나왔으며, 전쟁은 여전히 국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유일하게도 어렸을 때 꿈꾼 것과 닮은 게 있다면 바로 이동통신 기술이다. 선이 없이 사람들이 자유롭게 서로를 보고 말하며 데이터로 온갖 서비스를 받는 세상이 정말로 가능해진 것이다. 우리에게 꿈을 주는 이 미래기술이 보다 편하게 빨리 대중화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