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이폰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티브 잡스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 무엇일까? 또한 애플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관련업계에서 가장 싫어하는 일은 무엇일까?


굳이 말해보자면 아마도 그것은 역사의 반복일 것이다. 혁신적 인터페이스를 내세운 매킨토시가 윈도우에 속절없이 밀려 점유율이 추락해버린 사건 말이다.  또한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애플2가 IBM-PC와 복제 애플2 호환기기에 밀려난 사건도 포함된다.

이 두 역사적 사건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1. 애플 2는 뒤늦게 출발해서 PC시장에 진입한 IBM에 밀려났다. 동시에 하드웨어적 모방품인 애플2 호환기종에 당했다.

2. 매킨토시는 뒤늦게 출발해서 GUI시장에 진입한 MS에 밀려났다. 이번에는 소프트웨어적 모방품인 윈도우에 당했다.


역사가 반복된다고 믿는 관점에 의하면 이런 과거 애플의 악몽과 똑같은 시나리오 하나가 정확히 제기된다.

3. 아이폰은 뒤늦게 출발해서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한 구글에 의해 밀려난다. 구글이 만든 운영체제 모방품인 안드로이드에 당한다.

  물론 이것은 아직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사건이다. 하지만 적어도 일정부분 접근해오긴 한 듯 싶다. 비록 모든 안드로이드 단말기 전부를 합친 것이긴 하지만 안드로이드 단말기의 점유율이 아이폰 점유율을 앞선 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어차피 아직 지리멸렬하고 기능도 안정적이지 못한 안드로이드 정도쯤이야. 하고 코웃음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아이폰 사용자와 애플 팬보이 가운데는 안드로이드를 아예 무시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이다.

문득 나는 이런 현상들이 굳이 애플이 관련되지 않았더라도 여러번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있잖아. MS가 무서운 게 뭔지 알아? 그 회사는 세번째가 무서워. 항상 세번째 버전이면 시장을 휩쓸어버리거든.


지금 IT계통에서 일하던 지인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나는 그때 그냥 웃어넘겼지만 생각해보면 이런 예언과 같은 말은 비교적 정확히 적용되곤 했다.

1. 매킨토시의 GUI 운영체제를 베낀 MS의 윈도우는 1.0 때 형편없는 성능으로 인해 악평을 들었다. 판매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꾸준히 제품을 개량하며 성능을 향상시킨 윈도우는 드디어 세번째 제품인 3.0에 가서 전세계적인 히트제품이 된다.

2. 팜 파일럿이 개척하던 PDA 시장에 MS가 뒤늦게 뛰어들어 내놓은 윈도CE는 처음에는 하드웨어 요구사양이 너무 높아서 느리고 안정성마저 부족해 나쁜 평판에 시달렸다. 하지만 멀티미디어 기능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업체와의 파트너쉽을 강화한 끝에 이어지는 버전에서 마침내 팜을 누르고 PDA와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차지했다.

3. 소니와 닌텐도라는 일본업체의 아성과도 같은 콘솔 게임기 시장에 뛰어든 MS는 XBOX를 발표한다. 그러나 그저 PC부품을 축소해놓은 듯한 하드웨어와 지원 소프트의 부족으로 그저그런 게임기라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 끝에 두번째 버전 XBOX360 에 와서는 플레이스테이션3와 시장을 양분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이것만 봐도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거대 소프트 기업의 존재가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러니 아무리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최고의 호조를 맞은 애플이라고 해도 안드로이드 진영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번에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흘러나온 3.0에 대한 루머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7월 6일(현지시간) 미국의 IT매체 언와이어드뷰는 러시아의 한 인터넷 사이트로부터 정보를 입수해 삼성전자의 `갤럭시S 2'로 추정되는 `i9200'모델의 사진과 사양을 공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가칭 갤럭시S 2로 알려진 이 제품은 2GHz 프로세서 720픽셀 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1280×720 픽셀 해상도를 제공한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4.3인치다. 운영체제(OS)로는 안드로이드 3.0(진저브레드)를 탑재할 예정이며, 800만 화소 카메라에 플래시까지 탑재했다.

스마트폰과 관련된 인터넷 루머들은 또,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부분이 2㎓급 CPU를 탑재할 예정이라 전하고 있다. 모토로라의 산제이 자 CEO는 지난달 올 연말까지 2GHz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안드로이드 3.0 버전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폰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HTC 역시 2㎓급 CPU를 탑재한 것은 물론 800㎒급 CPU 2개를 탑재한 듀얼코어 폰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디지털타임즈 박지성 기자

비록 루머수준이라지만 실현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업계관계자가 부정하고 있을 뿐인데 제품 발표전에는 기밀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부정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일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3.0에 대해 흘러나오는 가장 큰 특징은 각 회사에 맡겨졌던 자율적인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데 있다. 구글의 오픈플랫폼 정책의 축소라고 까지 언급되는 이 정책은 UI, UX를 통일해서 아이폰과 확실한 경쟁을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이제까지는 개별 단말기 회사가 모델별로 나뉘어 지리멸렬하게 아이폰과 싸우다가 완패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3.0 부터는 구글이 책임진 운영체제의 성능을 믿고 단일대오로 아이폰과 싸우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3.0이 스마트폰 가격을 내린다?

나는 문득 이런 안드로이드3.0에게서 지난 MS 윈도우 3.0의 향기를 느낀다. 동시에 어째서 구글이 이것을 밀어붙이고, 단말기 회사들이 난색을 표하는 지도 이해가 된다. 왜냐하면 이렇게 되면 안드로이드 진영에 혁명적 변화가 몰아닥치기 때문이다.

현재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외에 아이폰에 맞설 경쟁력 있는 운영체제가 없다. 따라서 그들은 장기적으로는 싫어도 구글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글로벌OS는 안드로이드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이제와서 독자 OS를 개발하려고 해도 그럴 비용도 시간도 없고 마케팅 능력도 없다.

하지만 UI가 같아져 버리면 그때부터는 단말기 회사의 차별성이 옅어진다. 차별성이 없어지면 어때서? 라고 하면 어리석은 질문이다. 단말기 회사들이 왜 UI 통일 을 두려워 할까? 자기돈 안들이고 구글이 더 좋은 UI를 만들어준다는데 말이다. 그건 바로 감성적 차별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감성적으로 우리 회사는 이렇게 다릅니다. 라는  것이 없는 상태에서 운영체제가 같고 호환성마저 보장되면 무엇이 남을까? PC처럼 무한 가격경쟁만 남기 때문이다. 삼성이 이렇습니다. 모토롤라는 이렇습니다라는 그나마 감성적 차별이 그들 고가 단말기의 가격을 어느정도 정당화시켜주며 고객을 납득시키고 있다. 그들은 아이폰처럼 운영체제를 혼자 독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감성적 차별성이 없어지면 이성적 스펙과 가격만 눈에 와 닿는다. 어차피 호환성은 구글에서 보장한다. UI도 같다. 운영체제에 관해서 단말기 제조사들은 그저 탑재하는 것 외에 할 일도 없다. 그러면 위에서 본 것처럼 더 빠른 CPU 속도와 많은 램 등 부품의 사양만 가지고 경쟁하는 시장이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천국이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지옥인 현재 조립PC시장과 비슷한 상태가 스마트폰에 오는 것이다.

그럼 이것이 비단 안드로이드 진영만의 지옥이 될까? 아니다. 통일된 운영체제 하에서 효율성과 경제성을 찾는 소비자는 스마트폰 업체들의 마진을 최소화 시키려 움직이게 된다. 그러면 애플은 속성상 저가 경쟁을 포기하고는 고가시장으로 물러서 발을 빼버릴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애플의 높은 순이익률과 충성스러운 팬보이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기에 힘든 경쟁을 하지 않고 고고하게 살려고 하게 될 것이다.


결국 역사는 반복된다.
안드로이드3.0은 마치 윈도우3.0처럼 기능한다. 윈도우 3.0의 보급과 함께 PC가 매킨토시를 밀어내고 컴퓨터 가격을 혁신적으로 내렸다. 그렇듯이, 안드로이드3.0의 통일성은 스마트폰 가격을 확 내려버릴 게 분명하다. 소비자에게는 이익이겠지만 애플에게는 엑소더스를 해야될 이유가 된다. 결국 우리는 다시금 아이폰을 마이너한 점유율을 가진 대중성과 상관없는 스마트폰으로 접해야 할 날을 맞이할 것이다.


과연 안드로이드3.0은 윈도우처럼 스마트폰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려버릴까? 그리고 그에 따라 업계는 다시 재편될 것인가? 흥미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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