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가칭 S패드를 아이패드와 비교하는 글을 쓴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이번엔 LG가 중대발표(?)를 하고 말았다.
아이패드의 도전자가 될 가칭 <엘지패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금 IT세상에는 아이패드를 노리는 자칭 <도전자>들이 넘쳐난다. 아이패드의 컨셉만 발표되었던 1월부터 HP의 슬레이트, MS의 쿠리어를 비롯해, 독일의 위패드, 주주 타블렛, 델의 미니5 등 허다한 제품들이 예고되고 발표됐다.

챔피언은 아이패드 하나인데 도전자는 너무도 많다. 각자 발표될 때마다 "각오해라, 아이패드!' , ' 게 섯거라, 아이패드.' , '긴장해라, 아이패드!' 라고 용감하게 외친다.






확실한 시장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뛰어들지 않는 국내 대기업까지 참가했다. 삼성은 올해 9월경에, 엘지는 11월 경에 제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대강의 하드웨어 컨셉도 공개됐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갑갑한 걸까?
 
삼성은 AMOLED 스크린을 내세워 아이패드보다 우수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고 일반 LCD도 쓰겠다고 했다.
LG는 아이패드에 들어가던 디스플레이 자체가 엘지 부품이니 그것을 그대로 쓰겠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 밖에도 몇 가지 컨셉요소가 있긴 했다. 하지만 하나같이 별로 임팩트가 없었다. 아이패드와 이렇게 차별화하겠다. 그런 부분이 너무도 약했기 때문이다. 완전히 계획 자체를 급조한 느낌이 짙다.

직설적으로 말하겠다.  삼성과 LG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그리고 세계에 알려진 대기업이다. 그런데...

LG는 대놓고 아이패드 짝퉁제품을 만들겠다는 뜻인가?

 
예전에 넷북 제품 리뷰를 읽으며 국내 모 회사에서 나온 제품과 대만의 작은 회사에서 나온 넷북이 나란히 실린 장면을 본 적이 있다. 두 제품은 그야말로 붕어빵 틀처럼 똑같았다. 배터리를 비슷한 부품 호환까지 가능했다. 리뷰에서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국내 기업 제품은 사실 이 대만 업체에 금형을 비롯한 모든 걸 하청줘서 납품받은 제품이다. 그런데 그 납품처에서도 따로 제품을 내놓아서 두 제품은 이렇게 닮을 수 밖에 없다.'

LG가 자랑스럽게 '아이패드의 디스플레이는 원래 우리 회사 디스플레이 부품이니까 같은 것을 쓰겠다.' 는 대목에서 갑자기 위의 넷북이 떠올랐다.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납품하던 대만이나 중국 부품 업체가 우리 제품과 똑같은 것을 만들어 시중에 내놓으면 '와아! 너희 정말 기술력 좋다! 잘했구나. 오리지날과 다를 게 없으니 어서 사야겠다!' 라고 말하던가?


아니면 "에잇! 잠자코 하청이나 하지 뭔 생각으로 짝퉁 내놨어! 재수없어! 안 사!" 라고 말하던가? 애플과 미국 입장에서 본 우리나라가 대만이나 중국 같은 카피 생산국과 다르게 느껴질까?






세계를 상대로 비지니스를 하는 삼성과 엘지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인 중국이나 대만 중소기업과 같이 행동해서야 되겠는가? 최소한 이런 발표를 하려면 나름대로의 필살기 같은 독창적 비지니스 모델이나 혁신적 아이디어 하나 정도는 갖춰두고 그걸 적용해서 내놔야 그나마 짝퉁 소리는 면할 게 아닌가?
 
아이패드와 잡스가 새로운 것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이제 더이상 새로운 건 없어.' 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발표만 안했을 뿐 내가 모르게 삼성의 S패드와 엘지의 엘지패드는 뭔가 비장의 혁신기술, 혹은 독특한 컨셉 하나를 숨겨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길 바란다. 제발 내 예상이 틀렸으면 한다.
엘지와 삼성의 두 타블렛 제품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세계사람들에게 '저거 아이패드 짝퉁이래요. 아이패드에 부품 공급하던 한국 대기업이 고작 아이패드 짝퉁 내놓았데요. ' 하는 비아냥을 듣지 않기를 바란다.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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