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에서 지난 25일에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2 시리즈의 성능저하 문제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에 나왔기에 가장 뛰어난 성능을 발휘해야 할 이 제품에서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면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이 자동으로 실행되면서 성능이 매우 큰 폭으로 하락한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같은 첨단 IT장치가 계속 고성능화되면서 겪는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냉각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은 전기를 소모하면서 작동하면서 열을 방출한다. 낮은 성능일 때는 자연적으로 공기가 흘러 냉각이 되지만 고성능으로 만들수록 열이 많이 난다. 더구나 스마트폰 같은 작은 모바일 기기는 여유 공간도 적어서 냉각장치를 확장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최신형 스마트폰에서는 냉각팬을 채택하고 있지 않다. 모터를 돌려 공기를 강제로 흘려넣는 이 방식은 냉각능력은 좋지만 소음이 크고 고장확률도 높은 데다가 배터리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발열이 많은 APU에는 특별히 냉각을 위한 챔버를 둔다. 열전도율이 높은 금속판을 덮고 그 안에 냉매를 흐르게 하는 고방열 소재다. 하지만 이런 챔버를 너무 크게 붙이면 배터리 수명이 다시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자주 쓰는 냉각 방식은 쓰로틀링이라고 불리는 순간 성능하락이다. APU가 일정온도 이상 뜨거워지면 클럭을 낮추고 전력공급량을 줄인다. 그러면 성능이 낮아지지만 그만큼 열도 덜 나게 된다. 일정한 온도 이하로 내려가면 다시 쓰로틀링을 멈추고 정상 전력을 공급한다. 

그런데 삼성전자에서는 이번에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 '고객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 라는 명분으로 더욱 강력한 방식을 도입했다. Game Optimizing Service(GOS)란 명칭이라서 게임을 더욱 빠르고 쾌적하게 해주는 시스템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주로 게임 속도를 강제로 느리게 만들어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특히 GOS는 화면 해상도, 밝기, GPU 성능까지 자동으로 낮추면서 좋은 게임경험을 강제로 저하시킨다는 논란과 함께 강한 소비자 반발을 맞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갤럭시 S22 출시와 더불어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One UI 4.0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GOS를 우회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막았다. 사용자가 GOS 사용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주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주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것이 기기의 성능을 속인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방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면서 실행하는 안전조치로서 넘어가기에는 성능 하락폭이 너무 크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는 GOS가 적용되지 않기에 기기 성능이 상당히 높게 나온다. 그렇지만 이런 벤치마크 성능을 기대하고 게임을 하게 됐을 때는 GOS가 강제로 작동하면서 강제로 절반 정도 성능만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출처: 긱벤치]


이 과정에서 유명 벤치마크앱인 긱벤치의 한 개발자는 앱 이름에 따라서 긱벤치 점수가 바뀌는 현상을 밝혀냈다. 단말기가 벤치마크앱 실행을 감지하면 최대 성능을 내지만 게임앱에서는 그렇지 않은 수치를 보이는 걸 확인한 것이다. 해당 개발자는 불쾌감을 표시하며 좀더 테스트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자칫하면 긱벤치에서 삼성 스마트폰이 퇴출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국내 한 유저는 갤럭시S22에서 긱벤치 5를 게임명으로 변경해 실행해서 GOS가 적용 된 상태로 만들어 성능 저하 정도를 데스트했다. 그러자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는데 GOS가 걸린 최신 스마트폰인 S22가 자사 중급기인 A52s보다 느리게 동작했다. 어떤 이유로든 이런 결과는 정당화되기 어렵다. 높은 비용을 들여 최신 플래그십을 구입한 소비자에게 너무도 낮은 성능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결국 이 GOS를 끌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기능 자체는 지나친 발열이나 배터리 소모를 원하지 않는 사용자가 충분히 그 효과를 알고 쓴다는 전제 하에서는 분명 유익한 면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어떻게든 최고 성능을 사용하고 싶은 순간에는 그것을 끌 수 있어야 한다. 선택권을 소비자에게 넘겨야 한다는 뜻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런 기기를 판매한 삼성측이 환불이나 제품교환 등  만족스럽지 못한 사용자경험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GOS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좀더 상황을 지켜본 뒤 내부적 판단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문제는 선택권이다. 앞으로 패치를 통해 GOS에 대해 사용자가 끄고 끌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기대한다. 그것이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져야할 당연한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