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구글]



요즘 사람들이 손목에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는 건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단순히 시간을 보기위해 차고 있는 게 아니다. 편리한 앱을 이용하면서 개인 헬스케어(건강관리)를 받기 위한 목적이다. 심박수와 운동량을 측정하고 이것을 각종 건강 빅데이터에 접목시킨 헬스케어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는 분야다.

그런데 최근 구글이 헬스케어 사업부를 해체하기로 했다. 관련 사업을 모두 접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브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구글 헬스케어 사업부 대표를 맡았던 의사출신 데이비드 파인버그가 이직했다. 

구글측은 총괄 사업부를 해체하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과거처럼 관련한 다른 사업부가 챙기는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의료 기술은 AI 사업부에서 맡는 식이다. 구글은 올해 1월에 스마트워치 전문업체 핏빗을 인수한 바 있다. 때문에 핏빗의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이런 식으로 플랫폼 업체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서비스를 없애거나 축소하는 건 상당한 문제를 가져온다. 특히 해당 서비스가 상당한 호응을 받아 개인정보를 많이 축적했다면 피해규모가 매우 커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개인정보는 사용료 같은 돈과는 달리 피해를 입혔다는 개념이 별로 없다. 관련 업계에서 너무도 쉽게 서비스를 포기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구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지만 구글은 사실상 개인정보를 이용한 비즈니스를 해왔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헬스케어 관련 특허 186건을 출원했다. 환자의 병원 방문 내역, 의료 영상으로 암진단, 환자 데이터를 이용한 심장병 위험도 예측 AI 등이 연구됐다. 서비스를  없애도 이것은 구글의 지적재산으로 비싸게 거래될 것이 분명하다.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이런 글로벌 플랫폼 업체는 무료 서비스란 명목으로 개인정보를 넘기도록 유도하고는 막상 쓸만해지면 돌변하는 괴물처럼 보일 수 있다. 서비스 축소를 통해 들이는 비용은 삭감하면서 얻은 정보로 돈을 버는 데만 투자를 집중하기 때문이다.

물론 헬스케어 분야 사업자는 구글 외에도 많다.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IBM 등 IT 대기업들은 헬스케어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이용자 데이터와 AI 기술이 결합하면 부가가치가 크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글로벌 기업의 형태가 모두 똑같다는 점이다. 계획은 거창하고 야심에 차 있는데 금전적 성과를 내지 못하자 발을 빼고 있는 추세다. 해당 서비스 사용자로서는 개인정보만 날리는 셈이다.

최근 각국 정부는 무책임한 개인정보 관리를 규제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 한국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페이스북, 넷플릭스, 구글 등 3개 사업자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과 개선권고를 내렸다. 서비스 개시와 철수는 규제할 수 없지만 그 과정의 개인정보 수집 남용을 막겠다는 뜻이다.

[출처: 구글]


헬스케어 분야는 좀더 정밀한 규제가 있어야 한다. 대충 기입해도 서비스 제공에 지장이 없는 분야가 아니다.  헬스케어의 특성상 개인이 정보를 매우 정확하고 자세히 입력해야 건강관리를 제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분야에 있어서는 아직 각국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와 플랫폼 횡포에 대한 법규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번 구글의 헬스케어 축소를 계기로 개인정보만 날리게 될 수 있는 헬스케어 사용자를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