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KT]

 


지난 11월 6일을 기점으로 국내 이동통신3사 5G 누적 가입자 수가 1천만명을 넘어섰다. 작년 초 5G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도 안되어서 거둔 성과다. 대한민국 인구가 5천만 정도인데 5명 가운데 한 명은 5G를 쓰고 있는 셈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이 추세라면 올해 내 1천 백만명도 가능할 것이라 말한다.

통신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잘 적용된다. 적은 가입자가 쓸 때도 고정된 인프라 시설인 중계기를 구축해야 하기에 초기 투자비가 많이 나가지만 많은 가입자가 생길수록 시설 대비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전력선이나 수도시설과도 비슷한 특성을 지니는 것이다. 때문에 사용자로서는 많은 가입자가 확보될 수록 더 우수한 서비스와 설비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국내 5G업계의 행보는 이런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 못하다. 세계 최초의 5G를 서비스하기 위해 없던 국제규격을 선도적으로 만들어내고, 28GHz 서비스까지 앞세워 홍보하던 초기의 맹렬한 도전정신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가입자는 천만명을 넘을 정도로 유치했지만 여전히 잘 안터지는 5G네트워크와 기대보다 훨씬 느린 속도는 개선이 잘 안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과기정통부 국정감사 자리에서 28GHz주파수의 5G 서비스를 전 국민에게 서비스한다는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내 5G 서비스는 지난 8월 정부 공식 품질 평가에서 초당 500~800메가비트(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보였는데 이것은 4G 속도인 158Mbps의 4~5배 수준에 불과하다. 

광고에서는 5G가 4G 대비 최대 20배 빠르다는 주장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너무 큰  차이다. 통신 3사는 28GHz 주파수를 서비스하면 속도가 대폭 빨라질 것이라 해명했지만 그건 일반 사용자용이 아닌 셈이다. 실제로 28GHz 전국망 서비스를 하려면 건물과 집마다 5G 기지국과 중계기를 설치해야 하므로 최소 20조원의 투자비가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큰 금액이지만 이통사의 이익규모 등을 생각할 때 불가능한 액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다른 나라다. 5G는 우리만 서비스하는 기술이 아니다. 우리나라보다 5G 상용화가 7개월 늦었던 중국은 고품질 방식인 단독(SA) 방식 5G를 전국망에 먼저 상용화하고 있다. 5G SA는 4G 코어 네트워크를 그대로 사용하는 국내의 비독립(NSA) 방식에 비해 고속, 저지연성 면에서 우수한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이 방식을 내년에나 적용하기로 했다. 최고의 통신기술을 최초로 상용화해서 세계를 기술로 선도하겠다는 국내 이통사의 선언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국내 이통사는 가입자 천만명이란 '이익'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우리를 앞서나가려는 경쟁국가보다 '고품질' 서비스를 할 수 있는지를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면으로든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자타가 공인하게 되면 가입자 증가는 저절로 따라오게 마련이고 이익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가입자 숫자에만 집착하게 된다면 결국 이익과 기술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좋은 서비스가 높은 이익을 만든다. 평범하지만 너무도 중요한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