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IT업계에서는 본격적으로 사물인터넷(IoT)이 핵심주제가 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혁신을 주도하던 모바일 기기 열풍이 모든 관심을 흡수했는데 올해는 사물인터넷이 구체적인 형태를 가지고 사용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로 선보이는 사물인터넷은 그만큼 모두에게 실감을 주며 미래를 확신시키는 힘이 된다.





그렇지만 기자를 포함한 일반인들은 막상 사물인터넷의 개념을 듣고 제품 몇가지를 사용했을 뿐 만들 수는 없다. 그런 것은 개발자들이 할 일이라고 말하지만 막상 선진국에서는 아이들도 재미있는 발상을 가지고 간단하게 만들어내는 것이 사물인터넷이다. 그만큼 관련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발달했고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개발플랫폼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PC시장에서  절대적 점유율을 가진 윈도우를 가지고 뛰어든 것이다. 새로 나온 윈도우10 사물인터넷(IoT) 코어 버전을 쓰면 저전력을 소모하는 저사양 기기에도 최신 윈도우10 운영체제를 탑재할 수 있다. 과연 윈도우10을 이용한 사물인터넷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기자는 라즈베리 파이2를 가지고 윈도우10을 얹고 코딩까지 해서 직접 사물인터넷 기기를 만드는 경험을 해보았다.



사물인터넷의 구성은 비교적 간단하다. 센서가 포함된 센서허브가 정보를 수집해서 운영체제를 탑재한 게이트 위에 기기로 보내면 그것을 운영체제가 처리해서 원하는 출력으로 내보낸다. 클라우드에 저장하기도 하고 모바일 기기에 보내서 앱으로 다른 제어 시스템과 연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식물 온도 시스템이라면 일정 습도 이하가 되면 물을 주라는 명령을 내보내고 그 과정과 결과는 스마트폰에 메시지로 보낼 수 있다. 시간별 온도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해서 빅데이터로 삼는 것도 가능하다.





먼저 아날로그 센서와 센서를 통해 받아들인 수치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아날로그-디지털(A-D)컨버터 역할은 아두이노라는 저렴한 학습용 모듈이 하게 된다. 몇 만원 정도 하는 모듈만 있으면 센서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USB단자로 컴퓨터에 입력하고, 반대로 컴퓨터 신호를 연결된 소자 제어 명령으로 바꾸어 출력할 수도 있다.



브래드 보드에 출력부품인 LED를 꽂고 아두이노 우노에 연결한 다음 간단한 코딩 작업을 통해 제어할 수 있었다.   붉은 LED가 규칙적으로 깜빡 거린다.



입력도 가능하다. 온도센서를 통해 들어온 값을 PC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출력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수치는 별도로 클라우드에 저장해서 이용할 수 있는 좋은 데이터가 된다.



아두이노는 간단한 학습이나 제어를 위해서 만든 기기이다.  예전 8비트 PC 정도로 낮은 성능으로 인해 초기 센서허브 역할은 가능하지만 본격적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능력은 없다. 특히 고화소 카메라가 보내는 영상처리 같은 것은 할 수 없다. 




여기에서 비교적 높은 성능을 가진 라즈베리 파이2가 등장한다. 게이트웨어 디바이스로서 예전에는 리눅스를 운영체제로 써서 활용되었다. 저전력 서버나 가전제품 제어용 기기로서 가치가 높았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여기에 윈도우10 IoT코어 버전을 넣어 써보라고 제안한다.



윈도우10 설정에서 개발자 모드로 놓아서 제한을 풀고 개발을 위한 생산성 도구인 비주얼 스튜디오를 가동시켰다. 여기서 간단한 모바일 제어 도구를 코딩해서 아두이노에 연결된 센서와 연동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윈도우10 IoT코어 버전 SD카드에 저장하고는 HDMI단자에 연결된 라즈베리 파이2의 뒷면 슬롯에 삽입한다. 전원을 넣으면 마치 PC가 기동하듯 윈도우10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상태에서 USB단자에 마우스를 연결하거나 키보드를 연결해서 쓸 수도 있다. 



라즈베리 파이2에 외부입력을 위한 커넥터를 연결하고 이것을 온도 센서로 꾸민 아두이노 사물인터넷 기기에 연결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윈도우10을 통해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윈도우의 강력한 코딩도구인 비주얼 스튜디오를 통해 관련 앱을 만들 수 있다. 



개발자가 아니고 현업 경험자도 아닌 기자가 잠시 배운 것만으로도 이런 제작과 코딩을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사물인터넷이 만들기 쉽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창조경제에 걸맞는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는 초등학교부터 SW교육을 실시하면서 보다 창의적 인재를 키워내려고 한다. 머지않아 우리도 초등학생이 사물인터넷 기기와 앱을 개발해서 선보이게 될 것이다.



MS가 사물인터넷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품은 저렴해지고, 기기는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코딩을 위한 플랫폼도 많다.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고 중심이 되는 운영체제이다. 여기서도 플랫폼을 통해 확고한 위치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전세계 표준이 되다시피한 윈도우 운영체제가 만들어낸 엄청난 가치와 이익을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사물인터넷에서 입지가 거의 없었던 윈도우가 공격적으로 세력을 넓히려 하고 있다. 



MS는 보다 쉬운 개발도구과 강력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가 특유의 창조력을 더한다면 미래 한국의 주력이 되는 성공사례도 나오지 않을까? 라즈베리2와 윈도우10을 통해 사물인터넷 기기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우리가 꿈꾸던 미래가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