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품 가운데 가장 미묘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은 애플TV이다. 다소 사양길에 들어선 MP3플레이어지만 매력을 유지하고 있는 아이팟이나 프리미엄 데스크탑으로서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한 아이맥에 비해  사용자를 끌어당기는 어떤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쓰임새를 떠나서 애플 만이 부여할 수 있는 어떤 아우라가 느껴지지 않는 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생전의 스티브잡스도 애플TV에 대해서는 '취미'라는 표현을 쓰며 큰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았다. 애플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도 아니고 한번 시도해보는 제품이며 사용자도 편하게 즐겨주기를 바란다는 정도였다. iOS를 채택하고 다른 애플 제품과 매끈한 연동을 보여준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애플TV는 언제나 애플에게 있어 판매량이나 수익성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제품이었다.



그렇지만 차세대 혁신제품을 요구받는 팀 쿡 체제에서 애플 TV는 중요한 제품으로 발돋음하고 위한 변신에 들어갔다. 애플은 지난 9월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4세대 애플TV를 공개했다. 10월 말에 정식출시할 예정인 이 제품은 2015년 안으로 100개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시장 진출도 예상된다. 과연 달라진 애플TV가 한국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안방에도 애플 제품을 - 하드웨어 강화와 발매국 확대


이번 애플TV의 1차 출시국은 미국, 영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스페인이다. 애플TV에 새롭게 추가된 음성인식 기능 시리(Siri)는 우선 영어,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를 지원한다. 기존 시장인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삼고 유럽시장으로 확장하는 가운데 일본을 거점으로 삼고 아시아 시장 진출을 노리는 전략이다. 



애플TV의 하드웨어 성능은 대폭 크게 향상되었다. 아이폰6에 탑재된 APU인 A8 프로세서가 들어갔으며 2GB 메모리와 32/64 GB 저장장치,  1080p 60프레임을 지원하는 HDMI 1.4출력,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이더넷, 적외선 단자가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아이패드 에어2 정도의 성능이다. 


새로운 터치 서피스 리모콘은 터치 조작이 가능한 센서가 붙어있으며 안쪽에는 닌텐도 위처럼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자이로 센서가 탑재되었다. 볼륨 조절은 별도의 물리버튼으로 한다. 이 리모컨은 아이폰과 동일한 라이트닝 단자가 붙어있으며 1회 충전하면 3개월 정도 쓸 수 있다.



새로운 애플TV에서는 시리를 지원한다. 리모컨에서 버튼을 누르면 시리가 준비되는데 음성으로 각종 명령을 내릴 수 있다. TV 프로그램 전환수준을 넘어 해당 프로그램에 딸린 정보를 빠르고 쉽게 찾아 준다. 애플의 최대 장점인 사용성 향상을 이뤄냈다.



장애물 - 애플TV 만의 앱 경험, 부족한 국내 컨텐츠


이런 애플TV의 전략은 애플이 이번에야말로 진지하게 이 제품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사실 1세대 애플TV는 맥 OS X가 들어갔고 안에는 맥 미니를 연상할 정도의 고성능 하드웨어를 채택했다. 그러다가 2세대부터는 운영체제를 iOS로 바꾸면서 클라우드 시스템을 채택하고 하드웨어를 매우 간단하게 만들어 저렴하게 보급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하드웨어 사양이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4세대는 다시 고성능 하드웨어 전략으로 복귀했다. 가정에서 본격적으로 컨텐츠를 즐기고 가정용 게임까지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시리를 통해 방송 컨텐츠와 지능적으로 연동하며 사용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고성능 하드웨어가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애플TV만 줄 수 있는 앱 경험은 여전히 부족하다. 앱스토어를 열고 iOS앱을 쓸 수 있다고 해도 아이폰과 아이패드 위주로 이뤄진 앱 가운데 애플TV의 인터페이스로 무리없이 즐길 수 있는 앱은 많지 않다. 발표회에서 리모콘을 이용한 전용 게임을 선보인 것은 이런 부족한 생태계를 보완하기 위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국내 시장으로 한정시켜 보자면 국내 방송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단점이다. 국내에는 이미  IPTV를 보유한 통신3사와 CJ헬로비전 등 일부 케이블업계가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과 경쟁하면서 지상파를 포함한 각종 방송 컨텐츠를 얼마나 좋은 조건에 풍부하게 가져올 수 있느냐가 승부수이다. 애플TV의 영향력을 두려워하는 컨텐츠 공급 업체들의 경계심을 풀면서 시장을 차지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다소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세계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넷플릭스는 월정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VOD를 시청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세계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 종류에 따라 6.99달러, 7.99달러, 11.99달러로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진출에서는 대표적인 IPTV, 케이블 사업자와 함께 서비스를 펼칠 전망이다.



업계전문가는 "풍부한 미드를 비롯한 글로벌 인기컨텐츠를 빨리 확보할 수 있는 넷플릭스는 애플TV에도 공급되고 있다" 면서 "이것을 통해 애플TV에서 간접적으로 국내 컨텐츠를 확보할 수도 있다. 애플TV에서 국내 컨텐츠를 빠르고 자유롭게 볼 수 있다면 일정 수준의 성공은   보장된다" 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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