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국내에서 애플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애플이 하드웨어 기업인가, 소프트웨어 기업인가를 두고 벌어진 논쟁이었다. 얼핏 생각할 때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를 비롯해서 매킨토시와 애플워치에 이르기까지 눈에 보이는 완제품을 직접 만들어 파는 기업이다. 따라서 하드웨어 기업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반대로 애플은 소프트웨어에서 최고 강자이다. 아이폰이나 맥에 들어가는 부품은 대부분 다른 회사가 만들며 애플은 몇 개만 설계하거나 조립할 뿐이다. 반대로 독자적인 iOS, OS X를 비롯해서 전용 앱은 애플이 모두 만들어서 독점적으로 사용한다. 또한 콘텐츠 유통에도 뛰어나서 아이튠스는 세계적인 음원 사이트이며 앱스토어 역시 많은 수익을 내는 플랫폼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기업이기도 하다.



날이 갈수록 커가는 스트리밍 음원시장을 놓고 애플이 내놓은 새로운 서비스 '애플뮤직'은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 다운로드 음원시장에서는 아이튠스 정도로 거대한 플랫폼이 없다. 그러나 스트리밍에서는 스포티파이를 비롯한 경쟁자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출시와 동시에 3개월 무료 서비스를 실시한 이유도 흥행에 대한 도전의식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애플뮤직 가입자가  상당수 이용을 그만두었다는 조사결과와 함께 의외로 부진한 실적을 거둘 지 모른다는 예측이 나와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애플뮤직이 무료 서비스 기간 후에 어느 정도로 성공할 수 있을 지 알아보자.



부정적 소식 - 애플 뮤직 무료이용자 절반이 이용중단?


애플뮤직은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1,100만명을 확보했는데 이것은  3달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의 효과도 있었다.



8월 1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음원 업체 뮤직워치의 조사를 토대로 애플뮤직 3개월 무료 이용자 가운데 48%가 서비스 이용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뮤직워치는 미국 13세 이상 애플뮤직 이용자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런데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나기 전에 48%의 이용자가 애플뮤직으로 음악을 듣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이용자 가운데 61%는 3개월 이후 유료회원으로 자동 갱신되는 기능을 꺼둔 상태이다. 적어도 현 시점까지는 유료로 쓸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다만 애플워치 이용자 중 66%는 무료 기간 이후 서비스를 구독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iOS이용자 가운데 77%는 애플뮤직을 알고 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11% 정도이다. 늘릴 수 있는 잠재 이용자도 많는 편이다.

 


긍정적 소식 - 애플 뮤직의 실 사용자 비율은 79%, 구독자 수 1,000만 명 돌파


이 보도에 대해 애플은 '더 버지'를 통해서 애플 뮤직의 실 사용자 비율이 79%라는 반박 결과를 내놓았다. 이 부분에서는 정확한 총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애플쪽이 더 정확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애플 뮤직은 100개국에서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13세 미만도 가족요금제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비해 뮤직워치의 조사 결과는 미국이라는 제한된 국가에서 13세 이상 사용자 5,000명이라는 통계집단만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전체 흐름을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 7월에 애플은 음악 저작권 보유자에게 애플 뮤직 구독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고정적 구독자는 열성팬을 뜻하기에 그만큼 유료회원 전환 가능성이 높다.



전망 - 대규모 마케팅에 힘 입은 유료 회원 전환 기대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한 후 세 달 이후부터이다. 이후에도 계속 이용하기 위해서는 구독료 월 9.99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경쟁업체 스포티파이는 2,000만명의 유료회원이 있으며 광고를 보는 무료 서비스 회원 수는 5,000만명이다.



외신에서는 애플이 구체적인 사용자 수 같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것을 의심스러워 하면서도 전망을 유보하고 있다. 아직은 서비스 초기인데다 애플이 이후 얼마나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해나갈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번 주부터 1,100만명의 무료 회원을 유료 회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대규모 마케팅을 벌인다. 오는 9월 영국에서 무료 음악공연인 '애플뮤직 페스티벌'을 열어 홍보에 나선다. 또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앱 개발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는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서비스 이용자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업계전문가는 "최근 애플은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의심받으면서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투자자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애플뮤직은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면서 "아이튠스가 거둔 성공이 너무 컸기에  애플뮤직에 대한 기대도 크다. 10월까지 애플의 강력한 마케팅 노력이 있을 것이며 유료회원 전환율도 제법 높을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