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기존 서비스들이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 전화로 중국집에 짜장면 한 그릇을 시켜먹던 배달의 추억조차도 이제는 스마트폰 안으로 흡수되고 있다. 이른바 'O2O 서비스'를 통해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편리해지는 건 좋지만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이런 서비스는 사업자의 이윤을 보장해야 지속되기 마련이며  대가는 결국 누군가가 부담하게 마련이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관련 사업자는 이윤을 음식점의 수수료를 통해 얻기 시작했다. 이런 사업자의 배달앱은 홍보력이 약한 중소규모 음식점의 매출을 높이는 수단으로 인정받았지만 비교적 높은 수수료는 가맹점의 불만사항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배달의 민족부터 시작해 배달앱 사업자들이 수수료를 0%로 만들어 상당한 이윤을 포기하는 사업전략을 밝혀서 주목을 끌고 있다. 배달의 민족부터 시작해 요기요 등이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없애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이런 조치가 배달앱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알아보자.



배달의 민족 - 바로 결제 수수료 0%


배달의민족은 7월28일 간담회를 통해 바로 결제 수수료를 0%를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바로 결제 수수료는 사용자가 배달앱을 통해 음식주문을 하면 가맹점주가 배달의민족에게 지급하던 금액으로 음식값의 5.5%~9% 정도였다. 



배달의민족은 2014년 5월 기준으로 9.5%를 받던 수수료를 2015년 8월 1일부터 0%로 내렸다. 수수료를 아예 없애겠다는 의미이다. 또한 카드사, 핸드폰 소액결제, 문화상품권 등 타사에 지급해야하는 외부 결제 수수료도 3.5%에서 3.0%로 내렸다.


이런 조치로 배달의 민족은 전체 매출의 30% 감소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매출의 반 정도를 차지하는 광고 상품인 월 5만원의 울트라콜과 월 3만원의 파워콜을 통해 손실 부분을 채워갈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 대표는 새로 발표할 신사업 등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에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밝혔다.



요기요 - 8월 중 결제 수수료 0% 서비스를 시작


이런 움직임에 경쟁업체인 요기요 역시 8월 중 결제 수수료 0%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대응했다. 주문중개 수수료는 물론 외부결제수수료까지 0%인 상품을 출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요기요는 자사 서비스는 상품 출시 이후에는 원하는 음식점 어느 곳이든 일정 수준의 월 고정비만 부담하면 된다는 점을 우위로 꼽았다. 결제 방식이나 주문 건 수에 상관없이 결제 수수료까지 0%인 수수료가 전혀 없는 계약으로 전환 또는 신규 가맹할 수 있다. 가맹점에게는 기존의 변동비 성격의 수수료 납부 대신 고정비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가맹점주 선택의 폭을 넓혔다.


요기요 관계자는 경쟁사가 음식점에서 받는 광고비 등 수수료 외 매출만 연 200억에 이른다는 점을 들며  주문 건당 수수료를 통해서만 매출을 내고 있었던 요기요의 수수료 정책은 단순 수수료율만 가지고 비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망 - 가맹점에 다양한 마케팅 서비스 제공


현실적으로 요기요는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를 없앤 이상 따라가지 않으면 순식간에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수수료 0%는 어쩔 수 없이 따라간 인상이다. 업계에서는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를 없앤 이유는 훨씬 큰 사업자인 다음카카오의 O2O시장 진입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이미 우버 서비스와 달리 택시업체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 서비스를 통해 성공적으로 카카오택시를 성공시킨 바 있다. 따라서 배달앱 시장에 진출할 경우 비슷한 방식을 쓸 것이 예상된다. 그럴 경우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으면 순식간에 우위를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수료 이외의 수익모델을 확보한 선발주자가  후발주자에 대한 '사다리 치우기' 전략을 개시한 셈이다.



다른 방향으로 마케팅 서비스 경쟁이 펼쳐질 수도 있다. 배달의민족은 가맹점을 대상으로 매출을 늘려주는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요기요는 배달통과 함께 가맹점주들이 절반 가격 정도에 소모품을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든 업체가 수수료를 없앤 후에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