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달라졌다는 말을 흔하게 들을 수 있다. 예전같으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정책을 펼치고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모습은 놀라울 정도이다. 이런 MS의 변신은 세상이 PC중심의 사회에서 모바일 중심의 사회로 변하는 것을 보는 것과 같은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더구나 이런 변화는 단지 외부적으로 보이는 모습만이 아니다. 새로 MS의 CEO가 된 사티아 나델라는 근본적인 기업체질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윈도우10이나 엑스박스 같은 제품을 넘어 기업이 추구하는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이다. 



한국 MS에서 이런 비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김명호 MS 최고기술임원의 설명을 통해 MS의 혁신이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변신 - 기술중심 회사에서 고객중심 회사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보는 스스로의 예전 모습은 기술을 만드는 엔지니어 중심의 회사였다. 시대를 이끌 아이디어와 기술은 이미 가지고 있었다. 2001년 컴덱스에서 빌 게이츠는 윈도우 XP 태블릿 에디션을 태블릿PC에 탑재하고는 시연까지 해보였다. 지금의 스마트워치에 해당하는 스팟워치도 예전에 연구진이 손목에 차고 있었다. 



이렇듯 먼저 투자하고 먼저 개발했지만 태블릿PC는 경쟁제품에 밀려났으며 스팟워치는 출시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단지 기술만 생각했다을 뿐, 그 뒤에 따라오는 고객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을 앞서 개발해서 제품만 내놓으면 나머지는 고객이 알아서 지갑을 열고 다투어 구입해서 써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과거의 MS였다는 반성이 뒤따랐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 컴퓨터와 데이터가 도처에 존재하는 모바일 세상이자, 필요한 저장용량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세상이다. 한 마디로 IT가 어디에나 있는 흔한 세상이 되었다. 여기에서 단순한 기술 경쟁은 의미가 없다. MS의 목표는 이런 세상에서 모바일과 클라우드에서 앞선 회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MS의 목표는 이런 세상에서  모바일과 클라우드를 위한 최고수준의 플랫폼 및 생산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하고 있는 피상적 분야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의 기반이 되는 서비스와 창조도구에서 가장 앞선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농업으로 비유하자면 최고의 쌀을 생산하는 농부가 아니라 최고의 농지와 농기계를 공급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이다.



사용자경험(Experience)- 끊김없는 작업환경 제공


비전은 반성에서 시작한다. 어째서 과거 MS는 남보다 좋은 기술을 개발했는데 실패했을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읽지 못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고객의 마음은 기술에 있지 않은데 MS는 기능과 기술만 강조했다.





MS는 진정한 희소자원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했다. 결론은 업무에 필요한 사람들의 시간,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란 두 가지이다. 새로운 기술은 사람들의 시간을 보다 절약하면서 관심을 더 끌어올 수 있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새 시대의 중심은 고객이다. 따라서 고객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서비스하기 위해 스스로를 리인벤트(재창조)하는 조직만이 살아남는다. 그런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적이다.


MS는 모바일 시대에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끊김없는 작업환경으로 꼽았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등 다양한 하드웨어가 다양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존재한다. 고객에게 최고의 생산성과 비즈니스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들 디바이스를 전환할 때 사용자경험의 단절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그걸 뒷받침해주는 것이 클라우드 서비스이며 진정한 이동성은 클라우드에 있다는 결론이다.



실천방안 - 고객집중, 분산과 포용,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이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 세 가지를 내놓았다. 첫번째는 고객집중이다. 고객집착으로도 번역되는 이 것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올바르게 파악하려는 접근방법이다. 공급자의 입장에서 기술을 내놓지 말고 정말 고객이 원하는 기술이 어떤 것인가를 파악하고 내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두번째는  분산과 포용이다. 예전에는 통합된 혁신을 추구했기에 MS 기술 안에는 관련되어 필요한 기술이 전부 들어있었다. 그래서 한번 채택하면 의존성이 크고 빠져나가기 힘들다는 점이 채택을 망설이게 했다. 하지만 이제는 경쟁사 제품이나 기술도 포용하는 방향으로 변했다. 필요하다면 경쟁사 플랫폼과 하드웨어에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혹시 이렇게 하면 종래 MS의 수익을 만들었던 에코시스템이 무너질까 걱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는 방식이 오히려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주며 기꺼이 MS제품을 구입하게 만든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접근하겠다는 주장이다.



세번째로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는 내부 조직을 서로 협업하도록 정비하겠다는 의미이다. 예전 MS의 조직은 같은 회사 안에서도 서로 경쟁하는 부서로 쪼개져 있었다. 바꾸겠다. 따라서 전체에 도움이 되어도 자기조직에 도움이 안되면 찬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부서를 초월한 하나의 회사가 되어 움직여야 한다. 더욱 기민하고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MS의 비전제시는 최근 보여준 행보와 정확히 맞아들어간다. 그동안 사용자들이 궁금하게 여겨오던 변신의 근본동기가 어디에 있는 지를 정확하게 이야기해준다. 


윈도우10이 단순한 PC가 아니라 다양성을 위한 플랫폼으로 변했다. 고정된 제품이 아니라 유연한 서비스로서의 윈도우가 새로운 기능이 생기자마자 사용자에게 반영된다. 개발자가 하나의 앱만 개발하면 자동 최적화를 통한  유니버설 앱으로 변환되어 모든 디바이스에서 쓸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위와 같은 비전에 따른 것이다.



MS의 이런 비전제시는 앞으로의 행보에 일관성을 제시하고 예측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공룡기업이라고 찬사와 비아냥을 듣던 MS가 기민하고 민감한 고객 피드백을 받겠다는 점은 놀라운 변화이다. 다만 예전에도 비전 자체가 너무 미래지향이기에 기술적 성취가 이르지 못해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사용자경험을 주지 못했던 경우가 있었다. 이번 비전에서 보여준 목표가 구체적인 MS의 서비스로 실현되어 고객에게 정말 만족스러운 경험을 가져다주게 될 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