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라이벌은 누구일까? 스마트폰에 있어서 삼성은 항상 그 대답으로 스스로를 꼽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품격을 추구하는 아이폰에게 수많은 업체들이 도전했지만 라이벌로 인정받은 제품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 판매량에서 확실한 성과를 낸 갤럭시S 시리즈도 아이폰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말을 들어야했다.


마치 제작비는 천차만별이지만 입장권 가격은 똑같은 극장 상영 영화처럼 각 기업이 내놓은 플래그쉽 스마트폰의 출고가는 비슷하다. 더구나 이통사를 거쳐 약정을 걸고 보조금을 보태면 가격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가격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지 않는 이상, 같은 값에 품질이 뛰어난 것을 구입하는 건 당연하다. 



얼마전까지 삼성은 자사의 플라스틱 재질 스마트폰을 금속을 정교히 깎아 만든 아이폰과 대등하게 구입하라고 말해왔다. 그 결과는 급증한 아이폰 판매량과 하락하는 갤럭시S 시리즈 판매량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과연 금속재질로 매끈하고 섹시한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만들 능력이 없는 걸까? 능력이 있다면 언제 그것을 보여줄 것인가? 2015년 4월 10일에 출시된 갤럭시S6 엣지는 이런 질문에 대한 삼성의 대답이다. 모든 기술력을 쏟아부어 사용자가 정말 탐낼 만하게 만든 갤럭시S6 엣지를 써보았다. 



디자인 - 좋은 그립감과 품격있는 메탈


기본적으로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S6의 파생형이다. 대부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성이 같지만 '엣지'라는 이름답게 화면 가장자리가 곡선형으로 휘어 있다. 5.1인치(129.54밀리미터) 크기의 '듀얼 엣지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2,560 X 1,440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화면 가장자리가 살짝 휘어진 것이 어떤 차이를 줄까? 우선 화면을 볼 때 중앙에서 양쪽 가장자리로 시선이 분산되는데 자연스럽게 두께를 더 얇아보이게 한다. 



매끄러운 곡선을 따라 스마트폰을 쥐면 손아귀 안쪽에 휜 부분이 편안하게 들어와서 느낌이 제법 좋다. 전원과 볼륨버튼 등은 아이폰보다 얇으며 홈버튼도 좀더 길고 납작하다. 키를 누르는 느낌에 있어서는 아이폰S6보다 조금 가볍게 눌린다. 


기자가 써본 골든 플래티넘 모델은  스마트폰을 꺼냈을 때 어느 장소에서든 느낄 수 있는 품격이 가장 큰 장점이다. 비록 배터리를 교환할 수 없고 방수기능도 없어졌지만 그로인해 완성된 이음새없이 견고한 디자인은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만 하다. 다만 전면 위쪽과 후면 중앙부에 SAMSUNG 로고가 중복해서 새겨진 점은 미관상 약간 아쉽다. 



성능 -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갤럭시S6 엣지는 연산처리를 맡는 APU에 삼성에서 자체설계 제작한 엑시노스를 썼다. 64비트 옥타(8)코어로 움직이는 이 칩은 2.1기가헤르츠 4개 코어와 1.5기가헤르츠 4개 코어가 처리량에 따라 교대로 작동한다. 내장 메모리는 3기가바이트이며 안드로이드 5.0 롤리팝 운영체제로 동작한다.



안투투 벤치마크 결과로 이런 스펙이 주는 고성능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전 모델인 갤럭시노트4나 메이주 MX4를 확실히 뛰어넘는 처리능력이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퀄컴 스냅드래곤 810이 발열에 따른 처리속도 저하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분간 갤럭시S6 엣지를 뛰어넘는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실제 사용에 있어서도 쾌적함이 돋보인다. 저성능 스마트폰에서도 부드럽게 실행되는 롤리팝이 고성능 하드웨어를 만나자 끊김현상이 거의 없어졌다. 아이폰의 조작감을 점점 따라잡는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든다. 



활용 - 3D 게임도 원활, 엣지 화면 활용성은 부족 


일반적인 앱 사용에서는 성능부족을 느끼는 일이 전혀 없으므로 3D처리성능이 극도로 요구되는 게임을 해보았다. 



레이싱게임인 아스팔트에서는 극초반에 데이터를 불러들이면서 렌더링 처리를 해야하는 부분에서 미세한 끊김이 있었다. 일단 본 게임으로 들어가자 끊김현상은 전혀 없었다. 발열에서도 게임을 하면서 뒷면이 조금씩 따스해졌지만 뜨거워지는 정도는 아니었고 쥐는 데에도 별 문제가 없었다.


일반적인 구글 플레이 외에도 삼성이 만든 앱을 모아놓은 삼성 앱을 들어가보았다. 화면이 휘어있는 S6 엣지만의 특별한 사용자경험이 얼마나 제공될 지 궁금했다. 



갤럭시 특화 카테고리에 엣지 스페셜이라는 분류가 있고 가장자리를 따로 이용할 수 있는 앱 몇 개가 준비되어 있었다. RSS피드를 통해 블로그 글을 본다든가, 트위터로 트렌드를 보고 뉴스를 확인할 수 있는 앱이 있었다. 그렇지만 좀더 혁신적으로 엣지 부분을 쓰는 앱은 보이지 않았다.



갤럭시S6 엣지의 카메라 성능도 준수하다. 전면 500만, 후면 1600만 화소인데 조리개값이 F1.9이다. 조리개값은 작을 수록 빛을 더 많이 받아서 사진품질을 올릴 수 있다. 또한 중심부 물체를 제외한 나머지를 흐릿하게 찍는 아웃포커싱 효과도 강하게 넣을 수 있어 인물사진 등에도 좋다. 





경쟁사 제품같은 전문가 모드는 없었지만 자동모드 만으로도 훌륭한 사진을 뽑아냈다. 초점을 잡는 반응속도가 빠르고 손떨림 방지는 어두운 곳이나 실내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찍게 해주었다. 



총평 - 고성능 고품격은 스마트폰, 엣지만의 사용자경험이 아쉬움



갤럭시 S6 엣지는  높은 완성도를 지닌 스마트폰 갤럭시S6에 양쪽 가장자리가 휜 엣지 디스플레이를 넣어 개성을 강화했다. 전체 디자인과 질감을 비롯해 화면 품질과 쾌적한 조작감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에서는 흠잡을 데가 거의 없다. 세부적인 면에서는 개인의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도 있겠지만 분명히 잘 만들었다.


그렇지만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되는 사용자경험에서 엣지만의 어떤 것이 부족했다. 휜 화면은 독특해보이고 스크롤시에 좋은 촉감도 주지만  전체 화면 동영상에서 왜곡도 생기며 손끝에 걸리는 면이 작아서 약간 날카로운 느낌도 준다. 독특한 사용자경험이 많다면 오히려 이것까지 장점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기에 아쉽다.



밀크를 비롯한 삼성의 고유 콘텐츠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간단하게 가입해서 무료로 쓸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까지 품격있는 하드웨어에 결합된 갤럭시S6 엣지는 분명 매력적이다. 삼성이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간다면 더욱 강한 매력을 만들어낼 수 있기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