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 스마트폰을 만드는 기업은 두 곳 밖에 없다. 삼성전자 그리고 LG전자다. 두 기업 모두가 글로벌 전자업체이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피처폰 시대에도 세계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지만 지금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로 애플과 경쟁하고 있는데 비해 LG전자는 한동안 국내 시장에서만 머무를 만큼 마케팅 범위가 줄어들었다.


어쨌든 국내 사용자에게 있어 국내 스마트폰의 선택 범위는 그만큼 좁다. 한국시장이 인구가 매우 많거나 소득이 아주 높은 특성을 보이지 않기에 세계적인 스마트폰 기업의 전략시장이 되기도 어렵다. 한때 의욕적으로 단말기를 출시하며 분투하던 팬택이 시장에서 사라진 이상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대부분은 삼성 아니면 LG제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두 회사의 단말기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LG전자에서 새로 내놓은 전략스마트폰 LG G4는 많은 기대를 받았던 제품이다. 삼성 갤럭시S6와 비슷한 시기에 과감하게 공개된 이 제품이 뛰어난 성능과 매력으로 사용자의 선택폭을 늘려주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과연 LG G4는 이런 희망에 부합하는 제품일까? 실제로 제품을 써보며 알아보았다.



디자인 - 부드럽게 휘어진 화면, 다양한 소재의 백커버


LG G4는 LG 전자의 G시리즈 네번째 제품이다. 전략 스마트폰답게 LG전자가 가진 최고급 기술을 가지고 변화를 추구했다. 우선 디자인으로 보면 화면을 포함한 제품 전체가 살짝 휘어진 곡면 디자인을 하고 있다. 이것은 G플렉스에서 적용된 곡면 스크린과 휘어진 배터리 등의 기술을 적용한 슬림 아크형 디자인이다.



이렇듯 휘어진 디자인의 효과는 무엇일까? 스마트폰을 쥘 때 손가락의 압력이 한 곳에 몰리지 않고 손바닥 전체로 분산된다. 따라서 보다 편안하게 쥘 수 있었다. 휘어진 곡면 디스플레이는 동영상을 볼 때 화면에 보다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곡면 디스플레이는 실수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때 충격 흡수량이 20% 높아서 잘 부서지지 않는 내구성까지 제공한다. 또한 천연 가죽, 세라믹 등 다양한 소재를 후면 커버에 적용해서 생활기기로서의 품격을 추구하는 사용자 감성도 충족시키려 애썼다.


155그램의 무게는 크기에 비해 상당히 가벼운 느낌이다. 매우 얇은 베젤을 포함해 메탈재질을 쓰지 않고 낼 수 있는 완성도의 정점에 다가선 느낌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럼에도 왜 메탈재질을 끝까지 쓰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져준다. 천연가죽이나 세라믹 커버를 채택하는 데 드는 비용과 노력이라면 메탈재질을 쓰면서 보다 고급스러운 품격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휘어지는 플렉서블과 곡면 스크린이 플라스틱 기술에 기반한 만큼 계속 채택하려면 메탈재질을 쓰기는 어렵다는 측면도 있다.



성능 - 연산능력은 약간 부족, 체감성능은 양호


3밴드 LTE_A를 지원하며 탈착형 3,000밀리암페어의 배터리를 내장했다. 전반적인 배터리 성능은 좋은 편이다. 대기상태로 두었을 때 방전되는 배터리 양도 적은 편이었다. 실용적으로 쓰기에는 불편함이 없다.



논란이 되는 것은 연산능력을 맡은 핵심칩에 스냅드래곤 808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 칩은 퀄컴의 최상위 칩인 스냅드래곤 810의 하위칩이다. 둘 다 64비트 명령어를 지원하는데 스냅드래곤은 클럭속도가 약간 낮고 코어가 6개로 두 개 줄어들었다. 당연히 성능은 스냅드래곤 810보다 높지 않다. 



안투투 벤치마크를 사용해서 측정한 결과도 그대로 나왔다. 특별히 LG전자에서 운영체제에 최적화를 시켰다고 하지만 벤치마크에 큰 영향을 줄 만큼의 차이는 나오지 않았다. 



물론 전반적으로 앱을 사용하면서 별로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다. 반응은 빠른 편이며 가벼운 앱 실행에 있어 기다리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3D게임에서도 마찬가지로 게임을 즐기지 못할 정도의 불편함은 없었다. 하지만 현재 나오는 모바일 게임이 격렬하게 연산능력을 최대한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때문에 결정적인 차이가 없다면 비슷한 성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사진 -  잘 나오는 카메라, 전문가 모드까지 지원 



LG G4의 진정한 장점은 디스플레이와 카메라에 있다. 5.5인치의 퀀텀닷 기술을 채택한 디스플레이는 밝고 색상이 진하다. 여기에 조리개 1.8과 40퍼센트 커진 센서의 카메라로 찍는 사진은 화질이 매우 좋다. 단위 면적에서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적 손떨림 방지 장치를 채택한 카메라는 그냥 찍어도 상당히 좋은 사진을 만들어준다. 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기능이 카메라인 점을 생각하면 매력적이다.



전문가모드는 이런 카메라를 더 잘 사용하기 위한 옵션으로 의미가 크다. 자동으로 찍어도 좋은 사진은 나오지만 의도한 효과를 내면서 보다 예술적인 감성을 지닌 사진을 위해서는 수동기능이 필수적이다. LG G4는 수동 기능 가운데 셔터속도와 감도(ISO)를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폰 모듈이란 한계로 조리개값 변동은 지원하지 않지만 충분히 효과적이다. 원하는 대상은 의도적으로 밝거나 어둡게 찍을 수 있으며 잔상 효과 등도 연출할 수 있다.



총평 - 기술보다 감성이 중요한 사용자를 위한 스마트폰


스마트폰 기술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심박동을 재고 지문을 인식하며 보다 정교한 센서로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대부분 사용자들은 기본적으로 화면을 보고 카메라로 찍고, 동영상을 보며 앱을 쓰는 정도로 하루를 보낸다.



따라서 사용자 대부분은 이미 있는 기능을 사용하기 편하게 다듬고, 보다 아름다운 화면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더 많은 만족감을 가진다. LG G4가 추구하는 감성적 접근은 그래서 의미를 지닌다. 첨단 기술을 이용하고 1초라도 더 빠른 스마트폰을 써야만 좋은 것이 아니다. 당장 손에 잡히는 감촉이 좋고 편리한 인터페이스로 더 미려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볼 수 있는 것이 LG G4가 추구하는 가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