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치열해진 스마트폰 업계에서 점점 차별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화웨이나 샤오미 같은 중국 업체들이 비슷한 하드웨어 스펙과 월등히 높은 가격경쟁력으로 쫓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이라면 일단 구입해야 한다는 시장성장기가 아니다. 정가 80만원을 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왜 사야하는지 제대로 설득하지 않는다면 사용자의 지갑을 쉽게 열 수 없다.


애플은 독자 운영체제와 풍부한 앱 생태계, 기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만듬새를 앞세운다. 삼성은 자체생산하는 APU와 디스플레이, 반도체의 장점을 내세울 수 있다. 다른 업체들 역시 이것만은 우리 제품만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가 내놓은 LG G 플렉스2가 주목받고 있다. 제품을 실제로 써보면서 느낀 장단점을 살펴보자. 



디자인 - 몰입감을 주는 5.5인치 커브드 스마트폰



G 플렉스2의 차별성은 너무도 명료하다. 자연스럽게 휜 커브드 디스플레이이다. 시청에 최적화된 700R의 곡률을 채택한 화면은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중앙 쪽으로 시선을 유도하면서 몰입감을 준다. 화면 공간 자체가 살짝 휘어있으므로 이제까지 보던 평이한 바탕화면조차도 이채롭게 보인다.


플렉스2는 손바닥에 적용된 곡률이 편안한 그립감을 주고 측면곡률, 중심을 지나는 곡률이 서로 다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손에 잘 감기고 사운드 역시 잘 전달된다고 강조한다. 동영상을 볼 때 이부분은 분명한 장점으로 다가온다. LG전자가 자랑하는 IPS 디스플레이의 화질까지 결합되서 실제 시청시에 작은 영화관을 보는 듯한 사용자 경험을 주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사용자경험이 주는 매력은 놀랍다거나 새롭다는 경험은 아니었다. 있으면 좋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 이 제품을 구입하고 싶다는 강렬한 구매욕이 나올 지는 약간 의심스럽다. 화면을 슬라이드 하거나 터치할 때 곡면이라면 조금 더 손끝이 편안하다. 이 점 역시 마찬가지다. 커브드폰이란 특징은 분명한 차별성이지만 그게 강렬한 매력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또한 재질 역시 기본적으로 플라스틱이므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성능 - 준수한 성능이지만 최고는 아니다



스마트폰 성능의 핵심을 담당하는 APU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10을 채택했다. 2.0기가헤르츠로 8개 코어를 가진 이 칩은 최근 발열이 심하지 않은가 하는 논란이 있었다. 실제로 사용해본 결과 사용이 불편하거나 힘들 정도로 뜨거워지는 경우는 없었다. 성능 역시 준수한 편이어서 4K동영상과 최신 3D 게임이 쾌적하게 실행되었다.


그렇지만 석연치 않은 점은 남았다. 안투투 벤치마크를 실행한 결과 G 플렉스2의 성능은 이전 세대 엑시노스를 채택한 삼성 갤럭시노트4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최신 APU에 바라는 초고성능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다. 분명히 준수한 성능으로 쓸 만 하지만 최고는 아니었다. 그 밖에 3밴드 LTE-A를 지원하는 점이나 고속배터리 충전, 대기모드시의 저전력소모가 돋보였다. 



사용성 - 세심한 배려와 안드로이드의 한계



G 플렉스2를 사용하면서 느낀 최고의 매력은 카메라이다. 레이저 오토포커스와 손떨림방지 기술인 OIS플러스를 채택한 기술력도 훌륭하다. 무엇보다 아무런 준비없이 그저 카메라앱을 열고 찍어도 만족스러운 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스마트폰을 카메라 품질 만으로 선택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상당히 가중치를 줄 수 있는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노크코드로 대기모드에서도 꺼진 화면을 순서대로 두르려 간단히 암호를 해제할 수 있고, 스마트알림이를 이용해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다 스마트폰을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곳곳에서 배려한 점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독자 운영체제가 아닌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G 플렉스2는 저사양에서도 부드럽게 실행되도록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롤리팝 5.0을 채택했고 2기가바이트의 메모리에 최신 스냅드래곤 810을 탑재했다. 그럼에도 앱 실행이나 스크롤 시에 보이는 미묘한 멈칫거림은 여전했다.



총평 - 우수한 카메라와 몰입감이 중요하다면 



G 플렉스2의 결정적 매력은 화질 좋은 카메라와 동영상 감상 시에 보다 몰입감을 줄 수 있는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압축된다. 다만 아직까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커브드 모델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지 못하다. 기술에서는 LG전자가 크게 앞서있지만 트렌드에서 한걸음 비껴있다.


LG전자가 강조한 만큼 스마트폰을 휘게 하면서 잘 만드는 데는 분명 많은 기술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막상 그런 노력이 사용자에게 의미있는 구매요소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 아직 시장은 답을 내려주지 않았다. 사용자에 따라 선호하는 요소가 다르기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선택기준에서 우수한 카메라 화질이 최우선이고, 동영상 감상시에 몰입감있는 화면도 중요한 사용자라면 LG G 플렉스2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