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이트가 장기로 삼는 운영으로 상대의 빈틈을 찔렀다. 화이트는 형제팀인 삼성 블루를 이기로 롤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 진출했다.


2014년 10월 11일, 리그 오브 레전드(LOL) 전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월드 챔피언십 4강전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경기로 삼성 화이트와 삼성 블루가 격돌하게 되는 경기였다. 같은 스폰서 팀이지만 플레이 스타일이 상당히 다르고 라이벌 의식까지 있는 데다가 실력까지 세계 최정상급인 두 팀의 대결은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안정된 운영과 빈틈없는 전력, 기복없는 경기력으로 항상 최강으로 꼽히는 삼성 화이트는 우승 후보 1순위다. 하지만 삼성 블루는 그런 삼성 화이트를 번번히 직접 대결에서 꺾었던 세계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이런 두 팀의 대결은 결국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결과를 지켜 볼 수 밖에 없다.


삼성 화이트는 위험요소 조합이었다. 하나하나가 가능성이 높지만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 상대에게 쉽게 당할 수 있기도 하다. 





1차전에서는 초반에 비교적 견제 위주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커다란 결전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잘 짜여진 운영으로 높은 실력을 보여주었다. 삼성 블루가 미세하게 앞서 나간 느낌도 있었지만 퍼스트 블러드조차 없는 상태에서 큰 의미는 없었다. 미드에서 삼성 블루가 한번 모여서 큰 싸움을 유도했지만 삼성 화이트는 그에 응해주지 않았다. 삼성 블루가 정글 싸움을 유도하고 화이트가 적절히 넘기면서 운영에 나서는 양상이었다.


바텀에서 벌어진 결전에서 삼성 화이트는 오히려 먼저 결전을 걸어 삼성 블루 2명을 잡았다. 스코어는 삼성 블루와 삼성 화이트 0:2. 순식간에 경기는 삼성 화이트의 우세로 흘러갔다. 미드에서 벌어진 싸움에서도 다시 화이트가 블루 한 명을 잡고 탑에서 벌어진 한 타싸움에서도 이기자 경기는 급속도로 격차가 나기 시작했다. 


블루의 최대 강점이던 싸움에서 밀리게 되자 화이트의 운영이 순조롭게 풀려갔다. 화이트를 드래곤을 잡고 착실히 경험을 쌓아 캐릭터를 키워갔다. 초조해져서 계속 싸움을 걸던 블루도 잘 싸웠지만 화이트는 그다지 큰 손해 없이 막아내고는 바론을 잡는 등 형세를 유리하게 굳혀갔다. 결국 거칠 것이 없어진 화이트는 상대 넥서스에 돌진해나가며 포탑을 파괴하고는 우세를 확정했다. 미드에서 다 몰려나온 블루를 화이트는 레벨 격차로 압도하면서 넥서스로 밀어내 경기를 결정했다. 





2차전에서는 삼성 블루가 강공으로 나왔다. 시작하자마자 캐릭터 갈리오를 이용해 삼성 화이트 한 명을 잡아버렸다. 바텀에서 블루가 드래곤을 잡으려는 틈에 화이트가 드래곤을 스틸했다. 그렇지만 블루는 몰려온 화이트 세 명을 잡아버려서 우세를 유지했다. 스코어는 삼성 화이트와 삼성 블루가 3: 4.


삼성 화이트는 불리한 상황에서 타이밍을 기다리며 운영에 집중했다. 블루도 서두르지 않는 가운데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미드에서 블루가 드래곤을 잡고나자 화이트가 양쪽에서 덮쳤지만 블루도 피해는 적게 받고 철수하는 데 성공했다. 스코어는 8:7에서 다시 벌어진 바텀 격전에서 화이트가 블루를 하나씩 잡으면서 경기를 자기쪽으로 가져가기 시작했다. 블루는 다시 형세를 추스르고 한타싸움을 해야했지만 각개격파당하며 포탑을 파괴 당하는 등 경기를 완전히 역전당했다.


이렇게 되자 캐릭터를 잘 키운 삼성 화이트의 탑이 전투에서 엄청난 맷집을 보여주며 싸움을 주도했다. 기회를 주지 않은 화이트의 운영에 말려들어간 블루는 무엇인가를 해보지 못했다. 중앙에서 바론을 잡은 화이트는 18:9 로 스코어를 벌리고 드래곤도 잡았다. 상대의 플레이를 완전히 차단한 가운데 펼치는 화이트의 전술은 상대를 완전히 질식시켰다. 어떤 면에서도 유리한 면을 갖추지 못한 블루는 준비한 플레이를 전혀 펼치지 못한채 열세에 떨어져 패하고 말았다.





3차전은 블루가 캐릭터 픽을 비교적 괜찮게 가져간 상태에서 시작됐다. 그렇지만 미드에서 순간적으로 화이트가 블루 한 명을 잡아내는 것으로 퍼스트 블러드를 가져갔다. 탑에서 다시 숨어있던 화이트 캐릭터 리신에 의해 블루는 한 명을 더 잡히면서 우세를 빼앗겼다. 블루는 오로지 다데가 유일한 희망이 되었다. 바텀에서 약간의 우세를 본 블루는 드래곤을 사냥해 우세를 굳히려 했지만 바로 화이트에게 스틸당하고 3명이 잡혀버리면서 우히려 패착이 되었다. 스코어는 3:6.


미드에서 화이트는 블루 다데를 처치하고는 포탑을 파괴하며 운영을 유리하게 끌어갔다. 바텀에서 벌어진 결전에서 화이트는 블루를 압도적으로 다시 잡으면서 우세를 굳혔다. 이제 블루는 기적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빠졌다. 자기 진영에서 조금만 나가도 화이트의 협공에 잡히는 상황에 몰리자 계속 수렁으로 빠져가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스코어는 블루와 화이트가 3:18. 완전히 경기는 기울었고 이후 화이트는 당당히 상대 넥서스로 돌진해 승부를 결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