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신제품


30여년 전 소니는 지금의 애플과도 비슷한 기업이었다. 워크맨이라는 새로운 음악기기를 발명해내고 전세계적으로 보급시켰다. 수많은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들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SONY라는 마크가 찍힌 워크맨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영상기기에서도 트리니트론 방식이라는 첨단 브라운관을 고안해냈는데 선명하고도 영상 왜곡이 적었다. 이 밖에도 새로운 IT기기가 나온다고 하면 항상 그 중심에는 소니가 있었다.


아날로그 기술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소니는 몇 가지 판단실수로 많은 대가를 치렀다. 스마트폰에 있어서도 세계적 흐름에 따라가지 못해서 출발이 늦었다.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일상화된 시대를 맞아 심기일전해서 도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영광스러운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도전자의 자리에서 애플과 삼성을 쫓아가기 위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2014 IFA에서 소니는 '전 세계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감동을 전달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독특한 사용자 경험을 내세운 신제품을 발표했다. 과연 소니는 신제품을 통해 옛 영광을 되찾고 혁신기업으로 재기할 수 있을까? 이 가운데 우리가 가장 뜨거운 눈길로 주목하는 모바일 분야 제품을 살펴보자. 



1. 엑스페리아 Z3 - PS4와 연결해서 PS4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소니 신제품


엑스페리아 Z3는 132.0밀리미터(5.2인치) 대화면에 곡선 알루미늄 프레임과 강화 유리 패널을 적용했다. 마감이 좋아 매끈하게 생겼는데 두께는 7.3밀리미터(mm), 무게는 152g이다. 방진방수 성능이 뛰어나며 1/2.3인치 엑스모어 RS CMOS 이미지 센서와 비온즈(BIONZ) 프로세싱 엔진, 새로운 25mm 광각 G-렌즈로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함께 발표한 엑스페리아 Z3 컴팩트는 한 손으로 사용하기 좋은 크기인 116.8mm(4.6인치)로 곡선 리퀴드 리플렉션 프레임과 강화 유리 패널을 적용했으면서 129그램(g)의 가벼운 무게이다. 


이 두 소니 스마트폰의 가장 큰 특징은 플레이스테이션(PS)4 리모트 플레이를 통해 스마트폰에서 PS4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도 소니 휴대용 게임기인 PS비타(Vita)와 PS4를 연결하면 리모트플레이로 PS비타 화면으로 PS4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자사 게임콘솔의 연계일 뿐이라 커다란 반응은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반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Z3에서 사용하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 이후로 소니에서 나오는 주요 스마트폰이 이 기능을 지니게 되면 소니만이 할 수 있는 최고 장점이 될 것이다.



2. 엑스페리아 Z3 태블릿 컴팩트 - 가장 얇고 가벼운 태블릿



소니 신제품


예전부터 일본 제품의 최대 특징은 '경박단소' 였다. 가볍고, 얇고, 짧고, 작다는 것이다. 더이상 작게 만들기 힘들 것 같은 전자제품을 일본은 끊임없이 작고 가볍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소니는 태블릿에서 바로 그런 일본 전자업계의 특징을 살려나가기로 했다. 


소니는 엑스페리아 Z3 태블릿 컴팩트를 가장 얇고 가장 가벼운 컴팩트 태블릿으로 내세웠다. 두께 6.4mm와 270g의 무게는 분명 203.2mm(8인치) 태블릿으로서 한계를 뛰어넘은 제품이다. 곡선형 프레임에 최고 수준의 방진 및 방수(IP65/68) 기술을 적용하고도 이렇게 만들었다는 점이 훌륭하다. 이 제품은 1.5m 깊이의 담수에서 최대 30분까지 방수가 가능한데, 보통 방수기술이 적용되면 제품이 두꺼워지고 무거워지는 걸 피하기 힘들다. 


라이브 컬러 LED를 탑재한 모바일용 트릴루미너스 디스플레이는 풍부한 색감을 내며 고품질 음원을 재생하는 기술과 소음을 줄이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도 탑재되었다. 이 제품 역시  플레이스테이션(PS)4 리모트 플레이를 통해 PS4 게임을 즐길 수 있다. 



3. 스마트워치3 - 구글 안드로이드웨어에 합류했다



소니 신제품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웨어러블 제품에 대한 도전도 계속되었다. 

자사 스마트폰, 태블릿과 함께 사용 가능한 라이프로그는 사용자의 일상 생활을 기록한다. 이 기기는 사용자의 걸음 수, 동작과 수면 패턴과 같은 신체적 활동을 기록한다. 또한 사진, 음악, 통화, 메시지 등 정서적 활동까지 기록한다. 라이프로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넘치는 제품이지만 아직 일상기록에 대한 수요가 별로 없기에 컨셉제품에 가깝다.


스마트워치3는 보다 직접적으로 지금 불붙고 있는 시장인 스마트워치 시장을 겨냥했다. GPS와 4GB 메모리를 갖춘 이 제품은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를 지원한다. 또한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음악감상이나 메시지 교환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스마트밴드 톡은 곡선으로 휘어진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장착해서 손을 쓰지 않고 통화 및 음성 명령을 할 수 있다. 음성명령을 내리면서 손목을 들면 즉시 라이프로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3와 스마트밴드 톡은 이번 가을부터 전 세계에 출시된다. 


이처럼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소니는 적어도 예전에 비해 변화에 한층 빠른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과 빠른 변신이 맞물리면 다시 한번 예전의 소니처럼 모두가 탐내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제품을 통해 조짐을 보여준 소니의 신제품을 계속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