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통위원장


"국민을 위하는 관점에서 재난망은 당연히 우선되어야 합니다. 700MHz 주파수의 전체적 운용방안에 대해서 기존에 논의된 40MHz도 포함해 오픈해서 같이 논의해야 합니다"


2014년 7월 28일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최성준 위원장은 핵심 논란이 되고 있는 700MHz 전파 배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여기서 최 위원장은 재난망 배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송통신 정책을 강조했다.


기존 아날로그 방송대역에서 회수한  주파수는 그동안 지상파 방송국이 UHDTV용으로 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대로 이동통신사는 더 빠른 데이터 통신을 위한 주파수로 할애해 줄 것을 요청했다. 108MHz의 대역이 남은 상태에서 그동안의 논의 끝에 일단 지상파방송에 20MHz를, 이동통신사에 40MHz를 배분한다는 잠정합의를 내왔다. 그런데 이번에 그런 논의 결과를 포함해서 모든 것을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희망사항을 내놓은 것이다.


방통위원장은  "주파수란게 한 번 결정되면 바꾸기 힘듭니다. 그 부분에서는 관계 부처 사이에서 고집을 내세워 할 것이 아닙니다" 라면서, "제 입장에서 20MHz폭은 재난망으로 가는 것은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통신 쪽은 40MHz폭을 건드리지 말라 하는데 저희 입장에서는 구 방통위 때 결정된 사항이지만 상황이 지금 또 다르니 제로 베이스에서 협의했으면 좋겠습니다" 고 희망했다. 논의가 다소 길어지는 것을 감수해서라도 한정된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쓸 길을 모색해보자는 의미다.


또 다른 논란사항인 통신사업자 보조금 경쟁에 대해서는 파격적 요금제를 통한 경쟁을 주문했다. 이통 3사가 소비자의 입장을 생각해야 하는데 요금 경쟁, 서비스 경쟁, 품질 경쟁 이런걸 해야 하며 통신사들이 이익을 투자하는 경우도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통사들이 5년 후를 길게 내다본다면 당장 가입자 수를 위해 보조금을 늘릴 게 아니라 보조금 경쟁에 쓰일 돈을 돌려서 더 좋은 서비스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쓰라는 요청이었다.


방통위와 미래부의 업무 가운데 이중으로 규제가 되는 부분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절차에 있어서 중복되는 것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쟁점이 있는 것은 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미래부에서 한 것을 방통위가 문제점이 있는 것만 살펴보는 식으로 단축하는 약식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 날은 본래 새로 출범한 방통위원회가 3년 동안 추진할 과제를 발표하는 자리가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논란 사항을 보다 폭넓게 논의하고 더 완벽한 상태에서 발표하기 위해 1~2주 연기하기로 했다. 정식으로 방통위 과제를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만큼 최성준 위원장의 체계적인 방통위 운영의지를 알 수 있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맞부딪치는 700MHz 주파수 배분과  이통사 보조금 관련 정책 등에서  방통위원장이 과연 이해당사자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