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베가 아이언2를 가지고 팬택의 희망을 말했는데 2개월 지나 풍전등화와 같은 팬택의 상황을 말하고 간절한 바램을 호소드려야만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지금 이통사 출자전환이 벽에 부딪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에 있습니다.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야 하기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2014년 7월 10일, 팬택 빌딩에서 이준우 팬택 대표는 무겁게 호소문을 읽어 내려갔다. 국내 3번째 단말기 제조사인 팬택의 급박한 상황을 밝히고 이통사의 출자전환 결정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먼저 고객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이후 정상적 영업이 어려워지더라도 사후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협력업체에는 위기를 벗어나게 되면  동반성장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현재 팬택 회생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통사에게 이동통신 산업생테계에서 팬택이 생존할 수 있도록 채권단 지원을 받아들이기를 간절히 호소했다. 또한 채권단에게는 워크아웃 지원이 정상적으로 되도록 적극적인 개입을 부탁했다.


대표는 팬택이 세계유수의 사업자가 인정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창조경제를 통해 국가성장을 이룩하려는 정책 목표를 가진 정부에 대해 지난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대한민국 IT산업에 도움이 되고 수출역군이 되겠다는 다짐도 했다.


호소문은 마지막에 "팬택이 삶의 터전을 지키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기회를 주시기를 눈물로서 호소드립니다" 고 끝맺음했다.


지난 7월 8일을 시한으로 산업은행 등 9개 은행으로 구성된 팬택 채권단은 SK텔레콤, KT, LG U+ 측이 1,800억원의 출자전환에 동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미 6월 13일에 있었던 시한을 연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통사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사실상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채권단은 답변이 있을 때까지 다시 시한을 연장하고 있다.


이통사에서는 설령 이번 출자전환에 동의한다고 해도 팬택의 이후 생존이 어렵다고 전망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이준우 대표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외부에서 몇 개월 실사를 거쳐서 나온 경영정상화 방안에 어떻게 해야 회사가 회생하는지 확실한 로드맵이 서 있다는 것이다.


그 첫번째가 재무구조 개선이고 둘째가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매출을 확대하는 쪽으로 잡혀있다. 다만 이 정상화방안은 재무구조 개선이 전제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이통사에 요청했던 출자전환이 이뤄진다는 전제조건이다. 이 대표는 해외매출이 본래 2년 뒤부터 늘어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1년 뒤부터 늘리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만일 출자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진행되는 워크아웃이 중단되고 법정관리로 갈 수 밖에 없다는 대답이 나왔다. 퀄컴 등 외부 기업의 투자 계획이 있지만 그곳에서도 현재 재무구조에서는 투자유치를 안하겠다는 의견이다. 현재 출자전환 같은 상황을 지켜보고 결과를 기다리는 기업도 있다.


단순히 재무개선이 문제라면 법정관리를 거쳐서 관리한 뒤에 새로운 투자를 받으면 안될까? 이런 의문에 이준우 대표는 법정관리로 가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협력업체의 연쇄도산이 걱정되며, 어려운 상황에서 지켜왔던 직원에게 많은  피해가 간다는 이유를 들었다. 워크아웃 중인 현 상태에서 회생하는 것이 큰 피해없이 팬택을 살리는 길이란 의미다.


구체적으로 팬택만이 가진 경쟁력 있는 기술은 무엇이 있을까? 팬택 측은 "팬택은 확실한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엔들리스 메탈 기술, 이후 트렌드가 될 생체 인식 기술을 상용화해 성공한 바 있습니다. 지금도 연구개발은 쉬지 않고 있는데 광대역 LTE-A 관련 기술이  사장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고 대답했다.


이 자리에서 국내시장과 세계시장에 대해 변화된 전략으로 적극 도전할 뜻도 밝혔다. 국내시장에서 더욱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고, 해외 시장에는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팬택 관계자는 "과거 팬택은 워크아웃 기간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삼성과 동시에 출시했다. 이런 도전정신을 가진 팬택이 여기서 사라져야 할 지 의문이다" 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업계에서 많은 역할을 해왔던 팬택의 도전이 과연 앞으로도 이어질 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