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PC와 서버 시장의 강자입니다. 사물인터넷에 있어서도 가장 빨리 시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익숙한 환경에서 개발자가 기존 지식을 활용해서 좋은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2014년 7월 2일, 인텔 코리아에서 '사물인터넷(IoT), 미래를 향한 기술'이란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발표자인 사물 인터넷 비즈니스 담당 박종섭 이사는 사물 인터넷 분야에서 인텔이 가진 장점을 강조했다.



사물인터넷



이 간담회는 여느 때와 약간 다르게 진행됐다. 보통은 발표를 마치고 질문을 받아서 대답을 하는 차례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리 질문을 받고는 그 질문을 응용해서 커다란 발표의 흐름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아무래도 사물인터넷이란 분야가 아직은 일반인에게 생소하고 구체적인 솔루션이 많이 나와있지 않은 상태라는 특성 때문인 듯 싶다.


사실 거창하게 사물인터넷(IoT)란 이름을 붙였지만 예전에 없던 것이 갑자기 솟아난 것이 아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약간 달라진 특성은 있어도 예전에는 임베디드라는 이름이 붙었던 분야와 비슷하다. 예컨대 가구나 전등 같은 특정 물건에 IT기능을 붙여 연결하는 시장이 스마트 시대를 맞아 크게 확대된 것이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클라우드 역시 예전에는 그리드 컴퓨팅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하지만 차별성은 있다. 과거의 임베디드와 현재 말하는 사물인터넷의 차이는? 인텔은 사물인터넷을 '인텔리전트(영리)한 기기들이 모여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거나 도움을 주는 것' 이라 정의한다. 그리고 사물이 인텔리전트하다는 것은 세 가지 기능을 가진다는 의미다. 느끼고, 판단하고 말하는 것이다.


느끼는 것은 센서가 담당한다. 온도나 빛, 무게, 소리 등을 검출하는 부분인데 이것은 인텔의 담당영역이 아니다. 두 번째는 판단하는 것인데 여기서부터 인텔의 솔루션이 빛을 발한다. 


센서가 느낀다는 것은 결국 신호가 데이터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그 데이터를 받아서 계산하는 과정이 있다. 주어진 조건에 따라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바로 컴퓨터의 판단력이다. 사물의 판단에는 AP-프로세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실시간으로 온도정보가 들어왔을 때 프로세서는 이것을 계산해서 덥다, 혹은 습하다고 판단해서 기록하게 된다. 


세번째로 말하는 것은 그 판단을 다른 곳에 전달하는 것이다. 와이파이망이나 3G, LTE, 블루투스 신호를 이용해서 외부와 통신하는 기능이다. 인텔은 판단하고 말하는 분야의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사물인터넷



이런 분야에서 인텔은 충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PC와 서버분야에서 다져진 처리성능은 탁월하며 태블릿 시장을 개척하면서 저전력 기술도 착실히 키워나가고 있다.


여기서 첫번째 질문이 대두된다. 사물인터넷 시장이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인텔은 아직 이 부분에서 고객에게 직접 팔 물건을 만들며 직접 뛰어들 생각은 없어보인다. 인텔에서는 사물인터넷이 대기업이 들어오기 어려운 시장이라 판단한다. 식당의자, 자동차 운행기록, 화장실 변기 솔루션 등 수없이 분야로 나눠진 곳에서 중소기업이 특정 분야를 개척해서 성공하면 이것을 대기업이 관찰하다가 적당한 시장규모가 나오는 곳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요컨대 대기업이 완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하기에는 아직 시장이 작다.


그럼 인텔은 무엇을 하겠다는 말일까? 여기서 부품업체로서 인텔의 특성이 나타난다. 인텔은 PC시장에서도 완제품을 공급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사물인터넷에 필요한 프로세서를 공급하거나 센트리노 플랫폼처럼 몇 가지 부품이 일체화된 형태인 모듈을 공급하려고 한다.


시장을 만들기 위해 인텔은 자사 프로세서를 이용한 시제품을 만들어 선보였다. 프로세서에 연결되는 와이파이라든가 다른 부품까지 결합시킨 컴포넌트다. 여기에 타사 운영체제와 결합한 플랫폼도 시범적으로 보여준다. 공개된 표준에 의거한 제품이다. 이런 모든 요소를 인텔이 한번에 제공할 수 있다. 남은 건 최종소비자가 자기 필요에 따라 나머지 요소를 가져다 연결해서 전체 시스템을 만드는 것 뿐이다.


이제 두번째 질문이다. 인텔은 아직 사물인터넷이 초기 개척기라고 판단한다. 대중화된 표준이나 플랫폼은 없고 개념도 막 정립된 상태로 정상궤도와는 한참 먼 상태로 본다.



사물인터넷



여러 매체에서 선진국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IT측면에서 본다면 국민 한사람당 인터넷 서비스 갯수도 선진국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리면 네트워크에 연결된 디바이스들이 내놓는 데이터는 엄청나게 늘어난다. 5백억개의 디바이스들이 만들어놓는 데이터는 35제타바이트다. 메가와 기가를 넘어 테라와 페타 다음 단위가 제타인 걸 감안하고 천문학적 숫자다.


사물인터넷의 구체적 활용은 어떻게 펼쳐질까? 예컨대 운전자 보험에서 남녀 보험료에 차별이 발생한다고 치자. 근거는 남자는 다소 난폭하게 운전하고 여자는 얌전할 거란 근거없는 추측이다. 이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그래서 실제 근거로서 자동차에 데이터센서를 심어서 실시간으로 운전방식을 검출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자동차가 하루에 생산하는 데이터는 테라바이트 단위가 가 넘는데 필요한 정보만 걸러내는 필터가 필요하다.


또 한가지로 가구 안에 태블릿을 넣어 전자메뉴판을 만들고 의자 안에 센서를 넣어서 착석을 감지하면서 고객 성향을 분석할 수 있다. 의자 네개에 센서를 달아 몸이 앞으로 쏠리는 업무형과 뒤로 쏠리는 관찰형을 구분해서 감지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최근에야 이럴 때 쓰는 센서와 디바이스가 저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채산성이 맞는 사업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경향을 반영해서 센서시장은 매년 7배씩 성장하고 있다. 인텔에서는 앞으로 5~10년 사이가 사물인터넷 사업이 본격적으로 정상궤도에 올라올 거라 예상한다.


이 분야에서 인텔이 생각하기에 가장 앞서 있다고 생각하는 곳은 어디일까? 인텔에서는 구글을 꼽고 있다. 아무래도 안드로이드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현재 사물인터넷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인 듯 싶다. 


물론 인텔 역시 이 분야에서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특히 CEO의 의지로 인해 로드맵이 명확한 점이 특징이다. 자사의 아키텍처를 이용해서 독자적인 솔루션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운영체제에서도 다양한 선택을 제공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인텔이 내놓은 하드웨어 솔루션은 갈릴레오와 아듀이노가 있다. 아듀이노는 작은 기판에 프로세서와 네트워크 기능까지 집약한 제품으로 글로벌에서는 8월, 한국에는 10월에 확장보드를 출시한다. 사물인터넷의 모든 부분을 커버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인텔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모든 부분을 가장 간략하고도 확실하게 제공할 수 있다.


경쟁플랫폼은 어디에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암(ARM)진영을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암은 모든 면에서 인텔과 대척점에 서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점점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매개체로 구글과의 관계도 좋다. 인텔로서는 암을 경쟁자로 강하게 의식할 수 있다.


어쨌든 지금은 인텔이든 암이든 사물인터넷의 시장을 키우고 정착시키는 게 우선이다. 그 점에서 인텔은 필요하다면 암을 비롯한 어떤 하드웨어와의 호환성도 보장할 생각이다. 또한 운영체제도 익숙한 윈도우를 비롯해서 리눅스, 안드로이드 등 모든 부분을 포괄한다. 



사물인터넷



그렇다면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도 어째서 인텔이어야 하는가? 여기서 인텔은 기존 PC의 익숙한 개발환경을 꼽으면서 동시에 다양성이란 요소를 들고 나왔다. 역설적이지만 창의적 사고가 필요한 혁신의 시대에 있어 특정한 요소에 얽매이면 안된다는 뜻이다.


"결국 시간싸움이기 때문입니다. 개발자와 기업이 개발 환경을 다시 배우고 만드는 과정없이 익숙한 환경에서 일하게 된다면 배운 지식을 가지고 더 빨리 해낼 수 있습니다"


인텔은 사물인터넷의 혁신이 빨리 오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발자에게 익숙한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이익을 얻으려 하고 있다. 혁신으로 인한 우리 모두의 이익과 그 과정에서 인텔이 바라는 이익이 얼마나 일치할 수 있을까? 경쟁자들과 함께 사물인터넷 시장을 함께 달리는 인텔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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