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냅틱스



"시냅틱스와 르네사스 SP 드라이버는 각각 자기 분야의 1위 업체입니다. 두 기업은 현재 같은 고객을 가지고 있으며 합병을 통해 휴먼인터페이스와 디스플레이를 통합한 기술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시냅틱스는 종합적인 휴먼인터페이스 기업 1위 자리를 굳히게 될 것입니다"

 

2014년 6월 13일, 한국을 찾은 시냅틱스 부사장 케빈 바버는 시냅틱스가 르네사스 SP 드라이버(이후 르네사스SP)를 인수한 배경에 대해 자신있게 설명했다. 


시냅틱스는 스마트폰에 쓰이는 터치센서를 포함해 지문인식과 펜인식 등 각종 휴먼인터페이스 기술을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하는 기업이다. 얼마전에는 삼성 갤럭시S5에 지문인식센서를 공급한 것으로 유명하며 이 분야에서 단연 1위 기업이다.

  

중국에 이어 한국에 온 바버는 전날 뉴스로 보도된 르네사스SP 인수에 대해 진지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사실 이번 인수는 모바일 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큰 사건이다. 



시냅틱스

지금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시대라는 데는 모두가 동감하고 있다. 더욱 많은 기기가 터치기술을 포함해 다양한 휴먼인터페이스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고집하던 PC도 터치기술을 채택하고 있으며 윈도우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는 터치에 최적화된 윈도우8을 내놓고 있다. 


이렇듯 터치 기능이 많은 기기에 요구되는 상황에서 경쟁이 치열한 업체들은 더 얇고 가벼운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별도 부품 모듈이던 터치와 디스플레이 부품을 통합하라는 요구도 많다.  하지만 터치스크린 기술에서 1위인 시냅틱스와 모바일 구동칩 1위인 르네사스SP는 각각 국가와 기업이 달라서 통합이 어려웠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하나의 기업이 되면 통합된 부품이 나올 수 있고 고성능 저가격 디스플레이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도 열리게 된다.


기업전략에서 볼 때 시냅틱스가 바라는 것은 우선 시장확대다. 시냅틱스의 주력인 터치 인터페이스 전체 시장 규모가 30억 달러(3조 531억원)인데 르네사스SP 인수후 그 시장은 1.5배 커져서 45억 달러(4조 5,700억원)가 될 거라고 전망한다. 또한 지문인식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므로 모든 휴먼인터페이스를 합친 통합 솔루션 시장이 80억 달러(8조 1,416억원)로 성장할 거라 예상한다. 인수합병을 통해 시냅틱스가 기술 우위를 더 많이 확보하고, 제품품질이 우수해지며, 더 차원높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절차적으로 두 회사의 통합은 2014년 4분기에 완료된다. 인수가 끝나면 바로 회계에 반영되는데 두 회사의 점유율과 실적이 좋기 때문에 주당 순이익과 현금흐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3월 기준으로 르네사스SP의 매출은 6억 5,000만 달러(6,615억원)이며 현금흐름은 1억달러(1,017억원)다. 시냅틱스가 르네사스SP의 100퍼센트 지분을 4억 7,500만 달러(4,834억원) 현금거래 형식으로 인수하는데, 일부 보유 현금 일부와 대출 채권 발행으로 소요금액을 충당할 예정이다. 양국의 승인 절차도 올해 4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런 인수가 기업 말고 구체적으로 소비자에게 어떤 이익을 주게 될까? 케빈 바버는 두 회사가 각자 분야에서 1위라는 점 외에도 혁신 기술을 선보여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냅틱스



시냅틱스는 28년 전 설립해서 이제까지 업계 최초로 선보인 기술이 많다. 2012년도 클리어 패드에서 인셀 기술 채택하고 1년뒤 풀 HD로도 같은 기술을 구현했다. 하나의 칩에 터치와 디스플레이 기능을 통합한 제품도 내놓았다. 또한 르네사스SP도 중소형 모바일 기기에서 고해상도 드라이버를 최초로 출시했던 역사가 있다. 지금 시냅틱스는 터치와 지문인식 기술을 디스플레이 부품과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는 중이다.


따라서 두 회사의 역량이 통합되면 더 발전적인 기술을 내놓을 수 있다는 뜻이다. 차별화된 고성능 제품과 솔루션을 빨리 제공할 수 있고 공급단계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터치 스크린 기술을 만들어 놓고 다른 모바일 디스플레이 업체와 기술적 협의와 호환성 검사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자체 내에서 모두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케빈 바버 부사장은 르네사스SP의 종업원과 기술진의 합류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이 줄  실체적인 기술효과에 대해 물어보았다. 여기에 케빈 부사장은  "구조적 효과가 있습니다. 종래에 디스플레이 드라이버에는 프로세서가 없었지요. 디스플레이와 터치를 통합하면 프로세서가 들어갑니다. 디스플레이 자체에 하나의 뇌가 생긴 셈입니다" 라며 "보통 스마트폰을 터치 한 후 이것이 디스플레이 드라이버를 거치며 전달에 지연이 생깁니다. 하지만 터치와 디스플레이를 통합하면 이런 지연의 70퍼센트가 줄어듭니다"라고 설명했다.


시냅틱스는 현재 인수와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터치와 디스플레이 통합(TDDI) 제품을 만들고 있다. 다양한 고객과 논의를 마쳤고 올해 말에 하나의 칩과 관련된 결과도 나올 수 있다. 이번 인수는 4개월 기간 동안에 절차를 마쳐야 한다.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내게 될 새로운 부품 기획을 위해서 모여서 논의해야 하는데 그렇게 완성되는 새로운 칩은 2016년 쯤에 나오게 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소식을 접하고는 미래의 성공을 노리며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 기업에서 느끼는 아쉬움도 있을 것이다. 시냅틱스가 혹시 눈여겨보는 한국 기업이나 기술이 있을까? 



시냅틱스



시냅틱스는 전세계적으로 좋은 기술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시냅틱스는 관련 분야인 휴먼인터페이스에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게 되면 우선 어떤 게 옳은지 파악하고는 자체 개발이 가능한 지 가능성을 따진다. 만일 자체 개발 가능성이 없다면, 기술을 개발한 업체가 어디 있는 지 전세계에서 찾아보고 언제나 인수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냅틱스의 이런 통합적 인수는 어쩐지 현재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U)에 강력한 성능의 모뎀을 통합해 독주하는 퀄컴을 떠올리게 한다. 유일하게 APU와 최신 기술이 적용된 모뎀칩을 하나에 담아 내놓아 승승장구하는 퀄컴처럼, 터치기술과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기술을 하나의 칩에 담는 것이 가능해진 시냅틱스는 무서운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이 회사가 내놓을 혁신기술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