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 아이언2 디자인 철학의 키워드는 리사이즈 미니멀리즘입니다. 더 섬세하고, 더 아름답고, 더 정교한 디자인 가치가 집약되어 있습니다. 아이언2는 새로운 팬택이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을 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2014년 5월 8일, 팬택은 상암동 사옥에서 베가 아이언2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준우 대표는 힘찬 목소리로 신제품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팬택의 앞날을 걱정해 왔다. 판매부진과 자금난 때문에 워크아웃에 들어간 상태에서 올 해 초에는 이동통신사의 영업정지라는 악재를 맞기도 했다. 그렇지만 팬택은 2014년 1월, 2월에 흑자를 기록했고 5월이 되자 야심작인 베가 아이언2를 발표했다. 팬택이 단순히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이나 엘지, 나아가서는 애플과도 대등한 시장의 플레이어로서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의미가 있다.


이런 강인한 의지는 아이언2가 가진 메탈이라는 재질의 상징성과도 일치한다. 이 대표는 "오늘 이후로 팬택은 여전히 강력하다라는 말이 회자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스마트폰 성능이 점차 평준화되면서 요즘 새 스마트폰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은 성능보다 디자인을 더 많이 살핀다. 보통 일상생활에서 단 하나만 쓰는 개인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팬택은 아름다운 것을 소유함으로서 자기를 돋보이고자하는 고객층에 주목했다. 애플이 가지고 있는 명품 컨셉에도 영향을 받았다.


베가 아이언2의 발표는 제작공정을 담은 동영상과 함께 시작됐다. 메탈을 깎아내는 기계가 정교하고도 바쁘게 움직이며 제품을 만드는 모습이 비쳤다. 베가 아이언2에는 아이폰5S에도 적용된 다이아몬드 커팅 기술과 1밀리미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성, 명품 제품에서나 볼 수 있는 세심한 테스트 공정이 적용되었다. 동영상은 그런 제작과정을 보여줌으로서 디자인과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내보였다.





베가 아이언2의 디자인 특징은 엔드리스 메탈, 절제미, 메탈 특유의 디테일이다. 제작과정에서 메탈 본연의 질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다이어몬드 커팅을 했는데 45도의 경사를 가진 파인컷 기술을 적용했다. 이 위에 상황에 따라 변하는 핀포인트 라이팅을 적용해서 사용할 때 디자인이 더욱 멋져보이는 효과를 준다. 핀 포인트 라이팅은 부재 중 전화나 메시지 수신, 배터리 상태 같은 중요 알림사항을 7가지 LED 불빛을 통해 알려주는 기능이다. 






보통 메탈 재질은 단가가 비싸고 공정이 복잡하기에 다양한 컬러를 쓰기 힘들다. 때문에 애플도 메탈을 쓴 아이폰을 다양한 색깔로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팬택이 베가 아이언2를 통해 감각적인 컬러 메탈을 지향했다. 샴페인 골드, 로즈 핑크, 샤이니 실버, 골드 컷, 레드 컷, 실버 컷으로 나오는 라인업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제품을 좋아하는 사용자에게는 큰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속 재질을 이용해서 나만의 시그니처를 새기는 서비스도 있다. 팬택은 만년필 등에 이니셜을 찍는 것처럼 제품 옆면 메탈에 직접 각인을 새겨주는 시그니처 서비스를 보다 강화해서 적용할 예정이다. 메탈과 시그니처가 결합되면 오로지 한 사람을 위한 명품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가 아이언2의 하드웨어적 성능은 어떨까?


"기능은 좋은 디자인의 핵심입니다"


제품소개를 받은 최혜영 아나운서는 산업계의 거장인 디터 람스의 말을 인용했다. 좋은 재질과 디자인 만큼 성능에도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늘 휴대하는 제품으로 사용자들이 디자인 다음으로 민감하게 보는 부분은 사이즈와 두께다. 베가 아이언2는 전작에 비해 메탈 사용량을 늘렸다. 디스플레이 크기도 5.3인치(13.4센티미터)로  커졌으며 3220밀리암페어(mA) 대용량 배터리를 적용했다. 그럼에도 두께는 7밀리미터이며 무게는 153그램이다. 효율적인 설계와 치밀한 부품배치가 이뤄졌음을 짐작케 한다.


곡면에 있는 커브드 스피커는 이색적이다. 금속재질이 가진 강도를 활용해서 만든 곡면 스피커는 L자형으로 구부러진 부분에 스피커를 적용해서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준다. 하지만 이 부분은 사용자의 손에 가려지기 쉽기에 얼마나 효과적일 지는 미지수다.


카메라 성능을 보면 베가 아이언2 후면 카메라는 화소수 13메가에 '와이드OIS'라는 손떨림 방지 장치를 장착하고 있다. 또한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밝은 2.0 조리개값을 가지고 있다. 손떨림 보정성능인 보정각도는 국내 최고 수준을 지원한다. 다만 이 부분은 스펙이 그렇다는 것으로 실제 성능은 촬영에서 비교 검증을 해봐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베가 아이언2는 와이파이 + LTE조합으로 초고속 데이터 다운로드를 지원하는 최신 기술을 지원하며 3기가 메인메모리와 스냅드래곤 801을 써서 최고 수준의 성능을 낸다. 각종 게임이나 앱 사용에서 느리다는 경험은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팬택의 독자기술이라기 보다는 베가 아이언에서 채택한 스냅드래곤 801이 가진 보편적 성능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는 전면적인 혁신보다는 사용자 편의성을 위한 개선에 힘을 쏟았다. 새로 선보인 파사드 GUI는 사용자 편의성을 중시한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사용자가 마음대로 꾸미는 화면 디자인이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위젯식으로 화면 요소를 배치하고 이것을 공유하는 부분이 강화되었다.


특히 커진 화면 크기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전화번호부는 한 손으로도 전화 수신이 가능하게 만들고 자주 연락하는 사람의 정보를 손가락 닿기 쉬운 곳에 배치해서 한 손 조작성을 향상시켰다. 전화를 받을 때 손가락으로 직선을 그리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서 포물선 방식 수신방식을 고안해낸 점은 주목할 만 하다.

  

또한 뮤직플레이어는 사선형의 파격적 디자인을 했으며 라이브업은 단말을 들어올리거나 주머니에 꺼내는 동작으로도 시간과 날짜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투데이 기능으로 날씨, 일정, 할 일, 기념일을 하나의 패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의 자잘한 편의성을 아이디어로 대폭 강화한 모습이다.



베가아이언2에서 지문인식 센서는 본체에서 제외되었다. 디자인 상의 이유지만 어쨌든 일관되게 채택해오던 중요 솔루션이 빠진 것이라 아쉽다. 물론 시크릿 케이스를 장착하면 지문인식을 비롯한 모든 솔루션을 쓸 수 있다. 애플과 삼성 등이 생체인식 기능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디자인을 위해 기능을 희생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베가 아이언2는 메탈이라는 소재의 고급스러운 맛을 한껏 살리고자 노력한 스마트폰이다. 단순히 재질만 바꾼 것이 아니라 메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명품 이미지로 연결하기 위해 세심한 배려를 했다. 아직 삼성이나 엘지 같은 국내 제조사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메탈 재질을 쓰지 않고 있다. 과감하게 메탈을 강조하며 내놓은 베가 아이언2는 과연 전작의 인기를 뛰어넘어 사랑받을 수 있을지 주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