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계속 화면이 커지는 추세다. 패블릿의 인기를 거울삼아 화면이 커지면서 고성능화되는 프리미엄 제품군은 휴대성의 한계까지 크기를 키우고 있다. 반대로 화면 크기가 적당해지면서 사양이 낮아지는 저가형 제품군은 그 나름의 카테고리를 만들며 특성화 전략에 들어갔다.


시크릿업


그러다 보니 이제 각 회사들은 자기만의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애플 아이폰은 새로운 하드웨어와 최적화된 기술 적용으로, 삼성과 엘지는 자체부품의 기술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

그렇다면 팬택은 어떨까? 회사규모나 여러 사정으로 볼 때 팬택이 자체 하드웨어 부품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기에 소프트웨어 중심의 창의적인 발상으로 이런 경쟁구도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팬택이 집중한 것은 개인화와 사생활보호다. 지문인식센서를 탑재하고 그것을 이용해 현재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강력한 사생활 보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패블릿 모델인 시크릿노트에 이어 스마트폰 라인업으로 내놓은 베가 시크릿업은 과연 어떤 제품일까?



시크릿업



베가 시크릿업은 화이트와 블랙 모델 두 가지가 있다. 화이트는 깨끗한 이미지를, 블랙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다.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되지만 아무래도 여성층은 화이트를 더 좋아할 듯 싶다.

전면은 각진 라운드형이다. 전체적인 모양을 단순화시키고 절제하는 모습은 아이폰부터 시작해 모든 스마트폰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미니널리즘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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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사이드 베젤을 극도로 줄였다. 시크릿업은 5.6형이란 커다란 화면을 가졌다. 그럼에도 전체 제품크기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히 한손에 잡히는 느낌이 중요한데 베젤 크기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 된다.

앞에서 보면 전면카메라와 동작감지센서, 스피커가 길쭉한 라운드 사각형으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이것 역시 극도로 단순화된 도형이나 기호와 비슷하다. 필요 이상 화려한 모든 것을 배제하는 것은 분명히 좋다. 다만 특색이 부족하다는 인상도 받는다.

홈버튼 역시 납작한 라운드 사각형인데 안에 마이크가 숨어있다. 마이크 삽입공간을 따로 두지 않으면서 특색을 만드는 이런 점은 평가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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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면을 보자. 9.5mm의 두께를 가진 메탈느낌 테두리는 보는 느낌과 잡는 느낌이 좋다. 금속테두리를 채택한 팬택의 이전모델 베가 아이언의 좋은 평가를 이어받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금속판으로 두른 듯한 이 테두리는 아이폰의 테두리와도 비슷하다. 다만 후면 플라스틱 덮개과 이어져 있는 부분에서 미적으로는 아쉬움이 들 수 밖에 없다.

옆면에 달린 플라스틱 볼륨 버튼과 전원버튼은 같은 백색이며 많이 튀어나와 있지 않아 일체감이 뛰어나다. 하지만 금속테두리 바로 뒤에 있기에 위화감이 느껴진다. 또한 누르는 느낌에서 약간 부족한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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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후면 카메라와 LED 보조광, 지문인식센서다. 의도했는지 몰라도 무한대 기호(∞)를 옆으로 세워놓은 듯한 배치다. 왼쪽에 있는 스피커 구멍과 함께 보면 사람 얼굴처럼 보이기도 한다.
 
‘LTE A’ 와 하단 ‘VEGA’ 표시는 나름 크기와 폰트 색깔 등을 절제했다. 크기도 작고 색상도 크게 튀지 않는다. 빗살무늬 결이 들어간 플라스틱은 소재에도 불구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려는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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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에 비해 무게는 176g으로 가볍다. 또한 내구성도 우수해 보인다. 가볍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 건 디자인과 기술이 적절한 단계 이상 올라왔다는 의미다.

디스플레이는 맑고 깨끗한 느낌이다. 삼성 아몰레드(AMOLED)의 화려함이나 LG IPS의 선명함은 아니지만 글자와 색상이 차분하고 명확하다. 1,920 X 1,080 해상도이기에 화면이 커져도 여전히 글자와 사진이 선명하게 보인다. 잔상이나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화면을 보여주기에 만족스러운 편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U)는 퀄컴사의 스냅 드래곤 800 2.3GHz 쿼드코어를 썼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서 널리 쓰이며 인정받은 제품이다. 최신 칩이며 처리속도와 실력에서 나무날 데가 없다. 다만 같은 부품을 쓰더라도 최적화 등에 의해 속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처리속도를 테스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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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투투 벤치마크 결과는 위와 같다. 성능면에서 최고수준으로 찍혔는데 같은 칩를 채택한 소니 엑스페리아Z 울트라보다 빠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전면 카메라는 210만 화소로서 풀 HD를 지원한다. 더 이상 전면 카메라는 저성능 카메라가 아니다. 셀카동영상을 찍더라도 고화질이 가능한 성능이다. 또한 후면 카메라는 1,300만 화소로 사진의 화질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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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는 LPDDR 2기가바이트(GB)이다. 시크릿노트가 3기가바이트인데 비해 나중에 나왔음에도 오히려 용량이 줄어든 것이 안타깝다. 스마트폰을 처음 켤 때부터 깔리는 이통사와 제조사의 기본앱이 메모리를 많이 잡아먹는 상황에서는 쓸 수 있는 메모리가 적게 되어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이 부분은 3기가바이트이상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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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내장메모리 16GB는 표준적인 구성이며 외장 메모리를 2테라바이트까지 쓸 수 있는 확장성은 칭찬할 만하다. 2테라바이트는 32비트로 관리할 수 있는 외부메모리의 이론적 최대치다. 이 밖에도 지상파 DMB, USB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은 3,150mAh로 상당히 오래 가는 편이다. 커다란 화면과 쿼드코어 칩은 전기를 많이 소모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다른 부품에서 전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대기시간을 많이 둬도 배터리 소모가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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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소프트웨어 성능을 보자.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2.2 젤리빈을 쓰고 있다. 지금 최신형은 4.4 킷캣인데 아마도 곧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인다. 킷캣이 같은 하드웨어에서도 훨씬 빠르게 돌아가도록 경량화되었기에 킷캣이 올라가면 더 빨라질 것을 기대한다. 여기에 최신 LTE와 3G방식을 전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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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개성은 시크릿노트부터 이어져온 ‘나만의 테마 꾸미기 기능’이다. 여성들이 다이어리를 예쁘게 꾸미듯 스티커와 앱 기능삽입을 조합해서 바탕화면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어려운 듯 보여도 막상 직접 조작해보면 쉽고 재미있게 꾸밀 수 있다.

시크릿업에서 강조하는 사생활 보호 기능은 시크릿 박스와 블라인드 기능 등이 있다. 다양한 앱과 개인정보를 개별적으로 보이지 않게 잠글 수 있는 시크릿박스는 은근히 비밀을 만들고 싶은 욕구조차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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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기능은 위쪽 조절판을 두손가락으로 커텐을 내리듯 쓸어내리면 나오는데 투명도를 조정할 수 있고 길이도 조절 가능하다. 중요한 내 활용모습을 옆자리 사람이 보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지만 투명도 조절이라는 한계상 사용자에게도 희미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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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앱에서의 전체 동작은 시원하고 쾌적한 편이다. 실시간으로 폴리곤 렌더링을 하는 게임이나 카툰 형식의 그래픽을 처리하는 게임에서도 끊김 없이 플레이 가능했다. 전체적으로 빠른 반응이 마음에 들었지만 그래도 아이폰처럼 매끄러운 느낌은 아니었다. 약간은 둔탁한 화면전환은 안드로이드 자체의 약점이라고 하겠다.

결론적으로 베가 시크릿업은 사생활 보호에 최고의 스마트폰이다.  지문 인식 센서와 결합하면 편리하게 보안과 사생활을 지킬 수 있다. 평소에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비밀을 제법 안고 사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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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문센서에는 너무 많은 기대를 걸지 말자. 스캔방식의 센서는 편리하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은 그다지 없다. 아이폰5S처럼 다중으로 인식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안과 사생활 보호, 원음청취와 사운드 기능 강화했다는 점에서 베가 시크릿 업은 팬택이 나갈 차별화된 스마트폰의 모범이 되고 있다. 과연 다음 제품은 어떤 개성을 가지고 나올까? 이후 팬택의 행보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