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아이폰이 몰고 온 스마트폰 열풍은 거셌다. 매일 새로운 앱이 나오고 몇 개월마다 새 모바일 운영체제가 나왔다. 거기에 맞춰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은 계속 혁신적 기능을 담았다. 사용자들은 열광하며 다소 비싼 가격에도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모토G



하지만 지금 스마트폰은 일상재가 되었다. 이제는 기술적으로 놀라움을 주는 혁신도 잠시 멈췄다. 그러자 사용자들은 새삼 비싼 스마트폰 가격을 실감하며 스스로에게 딱 맞는 저렴한 제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성능과 기능도 어느 정도 평준화된 상황에서 애플 아이폰과 같은 프리미엄 제품도 좋지만 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요구가 강해졌다.

구글과 합병한 모토로라가 새로 내놓은 모토G는 바로 이런 스마트폰 시장 흐름을 읽고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노린 제품이다. 어떻게 보면 고가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힘든 모토로라의 현 상황에서 새로 열릴 시장을 선점하려는 승부수일 수도 있다. 이에 구매대행업체 익스펜시스의 지원을 받아 모토G를 직접 써보았다.



모토G


▲ 모토G 후면

외형은 그런대로 무난하다. 플라스틱 소재를 썼지만 검은색 톤을 썼기에 싼 티는 별로 나지 않는다. 오른쪽 옆면에 달린 버튼은 금속느낌을 내려고 했다. 뒷면 커버가 다소 뻑뻑해서 열기 힘든 게 아쉬운 점이었다. 모양은 직사각형을 베이스로 모서리에 라운딩 처리를 한 평범한 형태다.

크기는 아이폰5S와 비슷하다. 화면 크기로는 모토G가 4.5형으로 약간 더 큰 정도다. 고릴라글래스를 전면에 붙여 사용과정에서 흠집이 나기 어렵게 만들었다. 예전에는 상당히 넓은 화면이었지만, 요즘 프리미엄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전부 5형을 넘는 화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작고 귀여워 보인다. 11.6 mm 두께 역시 뛰어나지도 않지만 크게 뒤떨어지지도 않는 평범한 수준이다.

보급형이라는 타이틀을 달았기에 기본적인 스펙은 높지 않다.

4.5인치 화면은  화면 해상도는 1,280 X 720으로 대세인 초고해상도는 아니다. 요즘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보급형 스마트폰의 기준이 해상도가 되어가는 추세다. 아무래도 이 제품은 보급형이기에 초고해상도 1,920 X 1,080 과 같은 초고해상도 탑재는 바라기 힘들다.



모토G


▲ 앱 안에서는 가로로 눕히면 자동으로 화면 전체가 로테이트된다

액정화면 품질도 그럭저럭 괜찮다. 전문적으로 그래픽이나 사진을 검토하는 용도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사용에는 불편이 없다. 다만 액정밝기가 최대밝기로 해놓아도 좀 어두운 편이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쨍한 화면에 익숙한 사용자는 약간 불편할 수도 있다.

이 제품은 APU로 퀄컴 쿼드코어 1.5GHz 스냅드래곤 S4프로세서를 넣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4.3 젤리빈 운영체제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안투투 벤치마크에서 나온 성능은 스펙 그대로 보급형 수준이었다.



모토G


▲ 성능은 넥서스4보다 좋고 갤럭시노트2 보다 나쁜 정도

벤치결과는 상당히 정확했다. 실사용을 해보았을 때도 비슷한 결과였다. 일반적으로 전화를 걸고 받고, 계산기나 이메일, 사진 갤러리 같이 가벼운 앱을 쓸 때는 빠르게 움직이는 편이다. 하지만 지도앱이나 그래픽 처리, 연산부담이 많은 앱을 쓸 때는 눈에 띄게 느려진다.



모토G


▲ 블러드 앤 글로리에서 본 게임은 잘 되지만 로딩은 느려서 갑갑하다

3D 계산능력이 많이 필요한 게임앱을 실행시켰을 때 이런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메인 게임장면에서는 비교적 잘 돌아가지만 느렸고, 메뉴 화면에서는 더욱 느린 편이었다. 같은 게임을 애플 아이폰5S와 아이패드 에어로 했을 때 그 차이는 매우 컸다.



모토G


▲ 카메라 화질은 평범한 정도

500만화소 카메라의 화질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 자동초점 기능도 빠르지 않았으며 촬영된 사진의 질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다만 작은 사이즈로 일반적인 페이스북 등에서 쓰는 용도라면 적당한 정도였다.

저장공간 용량 가운데 8GB로 나오는 것은 보급형이라는 목적으로 납득이 가지만 동시에 가장 아쉬운 점이다. 운영체제가 일정부분 저장공간을 가져가는 가운데 기본프로그램과 필수 앱을 깔고 나면 사용자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공간은 겨우 3GB 남짓이다. 콘텐츠와 앱의 용량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추세를 보면 자주 쓰는 앱과 콘텐츠 약간만 넣으면 꽉 차버린다.
 



모토G


▲ 배터리는 일체형이다

또한 이 제품은 한글을 기본으로 완벽하게 지원하지 않는다. 초기의 국적 선정에 대한민국은 없다. 또한 한국어 키보드를 설정에서 골라주지 않으면 입력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따라서 스마트폰 초보자가 쓰기에는 조금 버겁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써 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안심하고 권할 수 있다.

보급형이기에 선택과 집중을 했다. 데이터 통신은 3G만 가능하며 LTE는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3G요금제를 유지하면서 20만원 정도로 살 수 있는 최신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모토G



모토G는 모토로라가 보급형 시장을 노리고 만든 제품이다. 저렴하지만 최대한 기본기는 잘 갖춘 가운데 무난하게 품격은 유지할 수 있다. 통화와 문자가 기본이지만 카카오톡이나 간단한 게임 같은 앱 몇 개를 쓰려는 사람에게 적절하다. 모토G는 우리에게 생활 패턴과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선택지로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