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큰 흐름을 미리 파악해놓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작은 움직임들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두번째 방법은 반대로 작은 움직임을 하나씩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다. 마치 통계수치를 모으듯 작은 움직임을 수집하다보면 공통된 요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큰 흐름을 알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경제, 역사, IT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관통하는 핵심법칙이다. 역사를 공부한 나도 미래를 예측할 때 이 두가지 방법을 이용한다.



갤럭시탭3


태블릿 시장에서 그나마 애플 아이패드에 대항하는 중심이 되고 있는 존재는 삼성 갤럭시탭이다. 저가 시장에서 킨들파이어가 있다면 중가 시장에는 갤럭시탭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삼성 갤럭시탭을 두고 흥미로운 뉴스가 나왔다.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탭 제품 가운데 하나가 인텔에서 만든 칩을 채택했다는 것이다.(출처)


삼성전자가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탭3 10.1인치 제품에 인텔 아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채택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모바일 제품 전문 블로그 샘모바일은 18일(현지시간) 그래픽 성능 벤치마크 전문 서비스업체 지엘벤치마크(GLBenchmark) 서버에 공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탭3 10.1인치 제품은 하이퍼스레딩 기술이 적용된 인텔 1.6GHz 아톰 Z2560 듀얼코어 AP와 400MHz 파워VR SGX 544 MP2 400MHz 그래픽프로세서유닛(GPU)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0.1인치 WXVGA(1280×800)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며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4.2.2 젤리빈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와이파이 전용모델(GT-P5200)과 3G 겸용모델(GT-P5210)로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탭3는 이미 이달 초 안투투벤치마크(Antutu Benchmark)에 일부 스펙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600 또는 삼성전자 엑시노스5 옥타가 탑재될 것으로 추정됐다.

 

갤럭시탭3는 안투투벤치마크 자체 평가에서 2만4천616점을 얻어 넥서스10 등을 제치고 태블릿 제품 중 최고 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갤럭시탭3


얼핏 보면 '인텔칩? 그게 어쨌다는 건데?' 라고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뉴스다. 화제의 핵심이 되는 스마트폰도 아니고 요즘 태블릿 가운데 경쟁이 뜨거운 7인치 제품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서 나는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아주 작은 움직임을 수집해서 큰 흐름을 예측하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 뉴스가 의미하는 바는 중요하다.


삼성 갤럭시탭, 인텔칩을 채택한 의미는?


인텔칩에 관련된 이제까지의 작은 움직임을 모아보자.



갤럭시탭3


1. 인텔은 애플에게 아이패드에 인텔 칩을 사용해줄 것을 제안했다.

2. 애플은 인텔에게 보다 낮은 전력을 소모하는 칩을 제작하라고 압박했다.

3. 인텔칩을 채택한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태블릿인 서피스는 소비자의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4. 삼성은 아이패드에 이어 태블릿 시장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가지고 경쟁하는 태블릿이다. 

5. 태블릿은 지금 PC를 대체할 미래의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6. PC매출은 줄고 있으며 인텔과 MS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에서 의미있는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위의 작은 사실을 이번 뉴스와 결합해보면 어떤 의미가 나올 수 있을까? 내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7. 인텔은 삼성 갤럭시탭에 자사칩을 넣음으로서 태블릿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척하려 한다.


갤럭시탭3


인텔칩은 우리가 쓰는 PC에 광범위하게 들어가 있다. 경쟁사는 AMD밖에 없고 인텔칩이 성능에서 우위에 있다. 따라서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하지만 반대로 태블릿과 스마트폰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단순히 호환성 문제가 아니다.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연동되는 매킨토시는 인텔칩 기반이다. 애플이 원한다면 언제든 인텔칩으로 이주할 수 있을 것이다. 안드로이드 역시 인텔칩에서 구동되도록 포팅되어 있다. 문제는 인텔칩이 성능은 좋지만 전력소모와 발열이 너무 높다는 것이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인텔은 아톰칩을 통해 지속적으로 낮은 전력소모를 추구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아직도 전력소모는 높은 편이지만 성능에서는 최고에 가까운 제품을 만들었다. 반대로 삼성은 업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 전력소모가 다소 높더라도 애플제품의 퍼포먼스를 능가할 부품이 필요했다.



갤럭시탭3


정리하면 인텔은 어떻게 해서라도 태블릿 시장에 진입할 교두보가 필요했고, 삼성은 타도 애플을 위한 동지가 필요했다. 이것이 갤럭시탭의 인텔칩이란 결과를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움직임의 의미는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인가? 이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은 이어지는 포스팅에서 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