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서양에서 많이 쓰는 재미있는 이야기 방법이 있다. 바로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의 비유법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보인 이 방법은 종종 컬럼에도 이용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이 방법을 통해서 한번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렇지만 특히 IT세계에서 미래는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인생을 단번에 맞추는 점술사가 있다고 해도 그 앞에서 '아이폰은 나중에 어떻게 되죠?' 라고 말하면 곤란해할 것이다. 아이폰의 미래를 주역을 펴서 맞출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가? 점성술로 애플의 장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결국 이쪽에서는 철저히 현재 벌어지는 현상과 예전 역사를 통해 방향을 예측할 수 밖에 없다. 그럼 오늘 주제를 한번 들어가보자. 아이폰은 미래에 어떤 스마트폰이 될까? 아니, 어떤 스마트폰이 되어야 할까?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 애플에게 나쁜 소식을 먼저 소개한다. (출처, 번역: 클리앙)



번슈타인 리서치 분석가 토니 사코나지는 오늘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노트에서 애플이 9월 말까지 새 iPhone을 출시하지 않으면 시장점유율이 9%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iPhone의 시장점유율이 1분기에 17%였고, 2분기에는 12%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9년 초 이후로 애플에게는 가장 낮은 점유율이다. 그러나 그는 애플이 3분기에 새 iPhone 혹은 저가형 iPhne을 출시하지 않으면, 점유율은 한 자리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 맥이 전체 PC 시장 점유율의 5%를 기록하고 있지만, 전체 PC 업체들 이익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iPhone의 판매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증가하고 있고, 시장점유율에 비해 높은 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뉴스에서 보듯이 아이폰은 북미시장을 제외한 전반적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더 많이 팔리지만 점유율은 떨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피처폰 시장을 잠식하고 크게 확대되는데 애플 아이폰의 판매량은 그에 훨씬 못미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차지한 시장은 고급 스마트폰 시장이다. 당연한 것이 아이폰은 비싸다. 경쟁 스마트폰에 비해 절대적인 가격에서 비싸며 따로 저가 제품은 없다. 신제품이 나오면 예전제품의 가격을 내려서 팔 뿐이다. 이동통신사의 여러 요구에 대해서도 친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아이폰은 여전히 많이 팔리는 편이다.


하지만 이대로는  결국 한 자리수인 9퍼센트 점유율이 된다. 그리고 이것은 재미있게도 매킨토시가 현재 미국에서 기록하는 점유율과 비슷하다. 결국 아이폰은 큰 흐름에서 맥이 나아간 방향과 똑같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이번에는 애플에 다소 좋은 뉴스를 소개해보자. (출처)




5월 7일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외신 애플인사이더·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캐너코드 제누이티는 1분기 스마트폰 시장 조사 보고서에서 애플의 이 기간 스마트폰 영업이익이 전체 스마트폰 제조사의 영업이익 합산치의 57%였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삼성의 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은 전체 제조사의 43%였다.


양사의 영업이익을 합하면 100%로 전체 스마트폰 제조사의 영업이익 합산치와 같아진다. 양사의 영업이익이 전체 제조사의 영업이익과 같은 것은 다른 제조사들의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거나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전체 제조사 대비 애플의 이익 비율과 삼성의 이익 비율 격차는 14%를 기록했다.



이 뉴스가 보여주는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스마트폰이 이제 슬슬 일상재가 되어가고 혁신이 적어져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마치 독과점 처럼 애플과 삼성 딱 두 업체만 영업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업체는 전부 본전이거나 손해를 보면서 물건을 만들고 있다는 것인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이다. 




즉 애플에게 있어서 신경쓸 경쟁자는 삼성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것은 마이크로소프트 밖에 경쟁자가 없던 예전의 맥과도 같다는 뜻인데 그때와 비교할 때 영업이익의 반이나 차지하고 있으니 상당히 유리한 입장이다.


아이폰, 어떤 스마트폰이 되어야 할까?


애플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아이폰은 맥처럼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애플의 정책상 아이폰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폰이 어떤 스마트폰이 되어야 할까? 회사로서의 애플이 바라는 것이라면 '더 많은 점유율과 더 많은 영업이익' 일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둘을 동시에 실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애플이 취해왔던 전략과 현재의 시장상황에 의하면 결국 아이폰은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이 되어야 한다. 시장점유율이 9퍼센트로 떨어져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 이익의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최고급 스마트폰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의 맥이 차지한 입지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것이 가장 무난한 아이폰의 길이다.




물론 애플은 아직 카드를 하나 가지고 있다. 어쩌면 아이폰이 맥처럼 되는 것은 애플이란 회사의 속성상 아주 당연한 진로이다. 그러나 아이팟의 가격경쟁에서 보듯 획기적인 저가 아이폰 전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팀쿡이 과연 그런 과감한 전략을 취할 수 있을까? 아이폰의 미래는 올해 결정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번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