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망성쇠라는 네 글자의 문구만큼 세상의 이치를 잘 보여주는 말은 없다. 흥하는 때가 있으면 망하는 때가 있고 번영하는 때가 있으면 쇠퇴하는 때도 있다. 이런 이치에서 피해갈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생명이 있는 사람도 그렇고, 생명이 없는 국가나 제도 역시 그러하다.


카카오톡 게임은 올해 한국 IT에서 최고의 관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가입자는 많아도 수익모델은 없어서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거라던 카카오톡이 단숨에 흑자를 기록하게 만든 서비스다. 애니팡으로 대표되는 '하트 시스템'은 하나의 성공모델로 불리며 지금도 카카오톡에 유사한 다른 게임을 나오게 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트를 거쳐 윈드러너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성공한 카카오톡 게임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흥하는 카카오톡 게임이 얼마가지 않아 '아타리 쇼크'처럼 망할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창 잘되는 서비스에 대고 불길한 느낌을 밝히는 거야 본래 언론의 역할이니 나쁠 건 없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문제점에 대해서 너무 단편적으로만 보는 것 같다. 우선 카카오톡 게임에 대한 우려를 소개한 기사를 보자.(출처)



“쓰레기도 아타리 게임팩에 담으면 백만장은 팔린다.”

미국 게임시장의 재앙으로 불리는 ‘아타리 쇼크’를 비꼬는 말이다. 1983년 시작된 ‘아타리 쇼크’는 당시 미국 비디오게임 시장을 독점했던 ‘아타리’사가 파산하면서 시장이 한꺼번에 붕괴된 사건을 가리킨다.


그런데 ‘아타리 쇼크’의 징후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게임 업계의 ‘슈퍼 갑’으로 통하는 카카오톡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애니팡’을 성공시키면서 모바일게임 이용자 1000만명 시대를 연 카카오의 초심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우선, 카카오톡 게임들이 대형 게임사 위주로 재편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홍보비를 많이 쓴 게임만 눈에 띄는 곳에 노출될 수 있는데, 대형사만이 광고와 경품 행사에 수억원을 쏟아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애니팡’(선데이토즈), ‘드래곤플라이트’(넥스트플로어) 같은 소규모 회사 제품들이 대박을 쳤지만, 올해 인기 게임은 ‘다함께 차차차’(넷마블), ‘윈드러너’(위메이드) 등 대형회사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잦은 정책 변경도 작은 게임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2일 애플의 아이오에스(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는 게임만 카카오톡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도록 기준을 바꿨다.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라지만, 소규모 게임사로서는 큰 부담이다. 그마저 두 달 기한을 두고 무리하게 정책을 바꾸는 바람에 게임사의 혼란이 크다. 고객서비스 업무를 게임사가 전담해야 한다는 조건도 부담이다. 직원이 10명 안팎인 소규모 개발사의 경우 운영 인력을 따로 두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수익 분배에서도 불만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게임사들은 앱 장터 주인인 애플 또는 구글에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지급해야 하고, 여기에 남은 매출의 30%를 추가로 카카오에 떼어줘야 한다. 게임사들은 플랫폼을 빌려주는 대가(30%)가 너무 많아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내색은 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할 뿐이다.


무엇보다도, 카카오톡 쏠림 현상은 국산 모바일게임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우려가 크다. ‘카카오톡에 들어가면 무조건 뜬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게임사들은 독창적인 게임보다 카카오톡 입맛에 맞는 게임을 우선 만들게 됐다. ‘앵그리버드’, ‘인피니티블레이드’ 같은 창조적 작품들이 인정받는 외국과 달리, 국내 모바일게임은 단순 퍼즐 종류 게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작으로 승부를 겨루는 개발 관행도 문제다. 넷마블은 ‘다함께 차차차’가 성공하자 ‘다함께 퐁퐁’, ‘다함께 꽝꽝꽝’ 등 유사한 이름의 게임들을 쏟아내고 있다.


길게 쓰긴 했지만 이 기사에서 카카오톡 게임의 문제점으로 꼽은 것은 비교적 단순하다.




1. 카카오톡 게임이 대형회사 위주로만 나오고 있다.

2. 관련 정책을 너무 자주 바꾼다.

3. 카카오톡이 가져가는 수익이 너무 많다.

4. 게임의 질적 수준이 낮으며 유사게임이 넘치고 있다.



카카오톡 게임, 진짜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4번이다. 카카오톡 입점 게임이 대부분 창의력이 떨어지는 퍼즐이나 액션이며 표절논란까지 많다. '하트시스템'까지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의미없이 날아오는 지인의 게임메시지에 질려 카카오톡을 지웠다는 사람까지 나왔다. 그래서 카카오톡 게임이 아타리 쇼크처럼 어느날 폭싹 망할 거란 예측까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가 과연 이것일까?


카카오톡 게임 수익모델의 본질은 이렇다.




1.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오락실 게임에

2. 닌텐도 게임식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넣고는

3. 다단계 판매 방식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로 확산시키면서

4. 승부에서 쉽게 이기기 위해 유료아이템 구입을 유도한다.


바로 이것이다.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히려 1번과 4번을 가지고 아타리쇼크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카카오톡 게임의 핵심 요소는 3번에 있다. 다른 요소는 이미 다른 게임회사들이 시도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다단계 판매와 같이 소셜 서비스로 확산하는 게임이란 점이 오히려 진짜 문제이다. 왜냐하면 다단계 판매와 똑같이 이런 확산은 어딘가에서 확산이 차단되기 마련이다. 또한 처음에는 잘되는 듯 해도 금방 피로감을 느끼면서 매출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애니팡이란 게임을 옥매트장판이나 건강보조식품처럼 소비했던 셈이다. 




차라리 다단계에서 다이아몬드 등급을 받은 회원은 돈이라도 벌었지만 카카오톡 게임에는 그런 것이 없다. 여기서 돈을 버는 것은 철저하게 게임사와 플랫폼 사업자 뿐이다. 나머지는 그저 공짜게임이란 미끼에 낚여 확산의 도구로만 쓰여졌을 뿐이다. 이것이 냉정하게 본 카카오톡 게임의 문제점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다음 글에서 분석해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