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는 주로 음악감상을 위한 성능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 쓰는 스마트폰의 용도에서 음악감상은 그저 한가지 분야에 불과하다. 그 외에도 소리를 필요로 하는 분야는 많다. 예를 들면 영화 감상과 게임이 있다.



2. 생생한 입체음향 기능.


입체음향




영화관에 들어가보면 흔히 접할 수 있는 마크들이 있다.


돌비 서라운드 시스템, THX 등이다. 이런 마크들은 영화관이란 공간에서 웅장한 소리로 현장감을 주기 위한 규격이자 기술표준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란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 총알이 날아가며 마치 내 얼굴을 스치는 듯한 느낌, 전차 무한궤도가 굴러가는 소리, 포탄이 터지며 파편이 흩날리고 앞과 뒤, 옆에서 다르게 울리는 병사들의 발자국 소리와 멀리서 들리는 기관총 소리가 있다. 이것들은 평면적으로 나오면 아무런 재미도 없다. 하지만 입체감을 살려서 들리는 소리는 영상과 결합되며 우리를 실제 전장에 있는 듯한 착각으로 이끈다.


풀HD가 지원되는 스마트폰,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인해 한껏 세밀해진 해상도로 즐기는 영화를 생각해보자. 좋은 화질 때문에 몰입감을 느끼며 보고 있는 막상 그 영상과 함께 나오는 소리는 전혀 현장감을 느낄 수 없이 밋밋하게 좌우에서만 스테레오로 나올 뿐이라면? 2시방향에서 전차포가 불을 뿜는데 막상 그 소리는 그저 내 눈앞에서 아무런 성의없이 흘러나온다면? 몰입감은 순식간에 깨져버릴 것이다.



입체음향


결국 스마트폰의 사운드는 영상과 보조를 맞춰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영화를 감상할 때 보다 현장감과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말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현재 이미 적용되고 있는 돌비 시스템과 각종 특수음향 시스템을 간략화해서 하나의 칩 혹은 특수한 방식의 코덱으로 만들 것이다.


문제는 스마트폰의 스피커 기능이 가지는 한계다. 극장이나 가정에 구축된 홈씨어터는 커다란 스피커와 고성능 앰프를 통해 최종적인 소리를 출력해서 입체음향을 구현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스피커는 기껏해야 새끼손톱 크기도 못되는 작은 스피커 두개가 고작이다. 출력도 작고 그나마도 간격을 멀리 떨어뜨리지도 못한다.


이 부분은 결국 이어폰과 헤드폰의 발전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현재 헤드폰을 통해 입체음향을 구현해주는 기술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런 헤드폰을 스마트폰의 강력한 연산능력을 통해 뒷받침해준다면 영화와 드라마에서 5.1 채널이나 7.1 채널을 구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 스마트폰에서 사운드칩은 당연히 이런 기능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무손실 압축포맷은 7.1 채널의 사운드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



입체음향



3. 게임을 위한 다채널 사운드 기능.


음악과 영상을 위한 입체음향은 비교적 간단한 연산을 필요로 한다. 미리 순서에 따라 기록된 데이터가 있고 그것을 디코딩해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에서 실시간으로 입체적인 소리를 내보내야 할 때가 있다. 이것을 위한 다채널 사운드 기능은 스마트폰에서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다.



입체음향


우선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게임에 얼마나 많이 이용하는 지 짚어보자. 스마트폰은 휴대용 게임기의 영역을 완벽히 잠식하고 있다. 하드코어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콘솔 게임기인 PS3, XBOX360을 제외한 휴대용 게임기의 판매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닌텐도DS나 PSP같은 게임기는 스마트폰 때문에 수익성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이다. 스마트폰에서 크게 성공한 게임인 앵그리버드 같은 게임은 이제 과거의 마리오브라더스와 비슷한 위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런 스마트폰 게임에도 약점은 있다. 주로 작은 개발사들이나 개인이 간단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단기간에 개발한 게임이 많다. 값싼 0.99달러 정도의 게임, 혹은 무료게임과 광고노출이란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고품질의 게임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화려한 볼거리와 다채로운 사운드를 내보내는 게임은 그다지 나오지 않았다.

 


입체음향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기회가 있다.


예를 들어 1인칭 시점으로 총을 쏴서 새를 잡는 게임이 있다고 치자. 여기서 새가 직접 보이지 않더라도 머리 위 2시 방향에서 소리를 내면 그것을 알아듣고 곧바로 총을 들어 그곳을 겨냥한다. 놀란 새가 날아가면서 날개를 푸드득 거리는 소리가 우측에서 좌측으로 난다. 그러면 조준경을 들면서 소리를 따라 총구를 돌린다. 조준경에 새의 모습이 비치면 신중이 겨냥해서 쏜다. 방아쇠를 당기는 쇳소리는 바로 귓가에서 들리고 총소리가 탕 하고 나면서 점점 멀어진다.


이런 소리 효과를 재현하려면 실시간으로 플레이어의 위치와 새의 위치, 총알의 궤적을 계산해야 한다. 그리고 처리결과를 소리로 재현해서 입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당연히 매우 전문적이고 성능좋은 사운드 칩을 필요로 한다. 스마트폰용으로 이런 칩을 제대로 만들어서 보급한 후에 관련된 앱을 풍부하게 공급한다면 또다른 방면의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




* 이 글은 KT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에 기고한 원고의 일부입니다.

  1. Favicon of https://chunchu.tistory.com BlogIcon 천추 2013.04.11 07:26 신고

    하하 좋은 글이네요.

    개인적으로 조금 비싼 이어폰을 쓰고 있지만 mp3 포멧의 한계는 있는 것 같습니다. ^^

  2. 2013.04.11 08:58

    비밀댓글입니다

  3. 2013.04.11 09:47

    비밀댓글입니다

  4. PG덴드로 2013.04.11 09:58

    이론적으로는 2채널만으로도 완전한 입체음향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90년대 말~2000년대 초반엔 HRTF를 이용한 2채널 입체음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죠.

    근데 현실적으로 구현하기가 어렵고 음질 저하 문제가 있어서 지금은 다채널이 대세가 된 걸로 압니다. 실험실 수준의 연구는 몰라도 상업적으로는 다채널로 완전히 넘어갔죠.

    근데 스마트폰이라면, 그리고 이어폰을 쓰는 경우라면 2채널로 동적인 입체 음향 재현이 가능할 수도 있겠네요.

    연산량이 많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거야 90년대 말 하드웨어 얘기니 지금은 걸림돌이 되지 않을거구요. 맛폰에 있는 DSP를 쓴다면 연산량 문제는 더 줄어들거고...

    스마트폰에서도 모노 효과음이 아닌 3D 효과음 시대가 오면 좋겠습니다.

  5. Favicon of https://bungq.com BlogIcon 붕어IQ 2013.04.11 16:54 신고

    사운드에 대해서 새로운 방향성과 가능성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

  6. Favicon of https://inswrite.tistory.com BlogIcon 지식공장 2013.04.13 20:43 신고

    오 듣고보니 확 와닿네요. 라이트 유저가 많긴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도 현실감 있는 사운드는 먹힐만한 좋은 시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