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들어왔던 말 하나를 소개한다. 세상에는 '3대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처녀가 시집 안가겠다는 말과 노인이 늙으면 죽어야지 라고 하는 말 그리고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이다. 이것들은 모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결코 안되는 대표적인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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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순수한 의미에서 볼 때 기업이 소비자의 이익만을 위해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 일은 절대로 없다. 설령 기업이 대놓고 이것은 저희 이익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라고 말한다고 해도 믿어서는 안된다. 기업은 어떤 경우에도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사업을 한다. 물론 당장 약간 이익이 없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사실은 뒤에서 치밀하게 계산기를 두들겨서 장기적으로 기업이미지든 매출이든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하는 행동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기업은 한시도 이익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


이런 부분이 가장 첨예하게 노출되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을 둘러싼 이동통신사업자와 소비자의 갈등이다. 소비자는 언제나 비싼 통신요금에 불평을 터뜨린다. 보다 낮은 가격의 요금제와 저렴하고도 쓸만한 스마트폰을 원한다. 하지만 이통사와 단말기 업체는 결코 소비자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그들은 항상 소비자들의 절약을 경계하고 과소비를 유도한다. 단말기 가격과 요금제 속에 거품을 일부러 만드는 것이다. 거품을 꺼뜨리라는 요구가 있어도 못들은 체 한다. 오히려 더 큰 거품을 만들어 대항한다.


차세대 4G 서비스로 각광을 받았던 LTE서비스는 그동안 요금제 논란의 핵심에 있었다. 마음편하게 쓰고 싶은 소비자들은 정액제의 무제한 요금제를 요구했지만 이통사는 종량제 원칙을 들며 거부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LG 유플러스를 시작으로 KT, SKT까지도 경쟁적으로 LTE무제한 요금제를 만들었다.(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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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KT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차례로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다. 하지만 이통사의 기대와는 달리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본요금이 10만원을 넘는데다 다량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일명 ‘해비 유저’로 인해 트래픽 폭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26일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도입을 발표했다. 하루 전 LTE 무제한을 선언한 LG유플러스와 KT에 이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이통 3사 모두 3세대(3G)에서만 제공하던 데이터 무제한을 LTE에서도 제공하게 됐다. 


시장은 환영보다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해비 유저에게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할 경우 트래픽 폭증을 유발할 것이란 게 가장 큰 이유다. 


이 같은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이통사들이 내세운 것이 요금제다. LTE 무제한 요금제는 3G 무제한 요금제와 달리 기본료가 비싸다. 일정량 이상의 데이터를 쓸 경우엔 속도도 조절한다. 


소비자들은 이통사의 ‘꼼수’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LTE 무제한을 쓰려면 9만5000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부가세 10%를 포함하면 실제 내야 할 금액은 10만4500원이다. SK텔레콤은 이 보다 더 비싼 11만9900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정해진 데이터 이상을 사용할 경우 속도를 3G급으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무제한’이라는 용어 자체가 모순이라는 비난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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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이라는 말은 한국에서는 묘하게도 사용자 증가를 가져오는 마력이 있다. 아마도 집이나 기업에서 쓰는 저렴하고도 빠르고 무제한인 유선인터넷에 익숙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3G에서는 그래서 아직도 무제한 요금제가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것때문에 LTE를 거부하고 3G로 만족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LTE는 여전히 완벽히 사용자 전부를 흡수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LTE 무제한요금제, 누구를 위한 것인가?


소비자가 데이터요금을 신경쓰지 않고 안심하고 쓸 수 있게 하는 요금제, 그것이 무제한 요금제이다. 그런 면에서 이통사가 내놓은 LTE요금제는 경쟁의 결과이자 소비자에게 이익을 준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어쨌든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볼 때 과연 이것이 진정으로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졌는지는 강한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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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의 가장 큰 우려는 무제한 요금제로 운영되는 LTE가 완전히 유선인터넷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속도로만 따지면 LTE는 유선인터넷에 비해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 전파를 이용한 무선이므로 속도의 안정성에서 약간 뒤질 뿐이다. 따라서 집에 공유기 대신 무제한요금제의 스마트폰을  테더링 상태로 놓고 모든 인터넷 기기를 연결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는 상황을 가장 두려워하기에 무제한이란 단어가 무색한 '유제한' 요금제 방식으로 변형시켜 놓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이해가 가는 면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굳이 그런 우려를 무릅쓰고 무제한 요금제라고 이름붙인 요금제를 내놓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것은 이통사가 무제한요금제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현혹시키겠다는 욕심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치열한 LTE유치 경쟁 속에서 가입자숫자의 증가폭이 둔화되는 상황이다. 여기서 그나마 마지막 폭발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LTE무제한 요금제이다. 따라서 충격요법으로 사용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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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볼 때 LTE 무제한 요금제는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급속히 정체되어 가는 가입자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이통사들이 마지막으로 커다란 거품을 만들어내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10만원을 넘는 요금제를 부담스러워하는 사용자에게 '무제한' 이 주는 매력을 이용해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나오는 우려와 비난은 별로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이통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저 요금제로 인해 실제로 가입자 숫자가 어느 정도 증가하는가 하는 점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해서 늘어난 가입자로 인한 정체현상과 트래픽 증가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까 라는 점이다. 아마 이통사들은 그때가서는 가입자들의 씀씀이가 헤퍼서 그렇다고 훈계를 늘어놓을 것이 분명하다. 무제한 요금제로 인해 예상되는 트래픽 증가는 신경쓰지 않고 설비투자도 충분하게 하지 않고는 당장 좀더 많은 받는 요금의 단맛만 누리려 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이미 3G무제한 요금제에서 경험했던 일이다. 장사꾼이 밑지고 팔지는 않는다지만 일부러 거품을 일으키면서 뒷감당까지 외면한다면 그것이 과연 대동강물을 팔았던 봉이 김선달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다.

 

P.S : 오늘 아침 YTN 라디오에서 전화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YTN 출발 새아침에서 8시 40분부터 15분간 애플의 주가폭락과 혁신성, 구글과 삼성의 대응까지 IT전망을 말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다시듣기로 한번쯤 들어보세요.


YTN 출발새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