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활용담(리뷰)

아이코니아 W4, 새로운 윈도우즈8 태블릿 시대가 올까?

니자드 2014. 2. 14. 07:00

모바일 시대에 윈도우즈란 운영체제는 반드시 필요한 걸까?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제기되는 질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윈도우즈 없는 세상을 상상하지도 못했다는 걸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확실히 지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윈도우즈 사용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윈도우즈로 대표되는 PC시장이 줄어들면서 ‘윈도우즈 없는’ 모바일 기기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모바일 생태계에서는 이미 윈도우즈가 해왔던 전통적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는 앱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자면 ‘그럼에도 윈도우즈 운영체제는 필요하다’라고 대답해야 한다. 생산성을 책임지는 오피스, 포토샵, 각종 데이터베이스, 대작 온라인 게임이 전부 PC와 윈도우즈란 플랫폼 위에 굳건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본격적인 업무와 게임을 하려면 윈도우즈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에이서에서 내놓은 ‘아이코니아 W4’란 20.32Cm(8형) 태블릿은 근래에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윈도우즈8 태블릿이다. 이 제품은 전통적인 PC의 황금기를 열어갔던 ‘윈텔’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운영체제를 마이크로소프트가 맡고 주요 부품인 CPU와 칩셋을 인텔에서 공급하며, 개별 제품은 독립 제조사가 만드는 것이 ‘윈텔’ 조합의 핵심전략이다. 이 제품을 통해 지난 블랙프라이데이 때 아마존의 물량이 조기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8형 윈도우즈8 태블릿의 현재를 점검해보았다.

외관을 보면 금속 느낌을 한 은색 케이스가 8형 화면을 품은 검은 색 베젤을 테두리처럼 감싸고 있다. 위쪽에는 ‘ACER’ 로고와 전면카메라가 있고 아래쪽에는 홈버튼 역할을 하는 사각형 윈도우즈 버튼이 있다.

우측면에는 외장 메모리를 위한 마이크로SD 단자, 모니터 출력을 위한 HDMI 단자, 볼륨조절 버튼과 내장 마이크 홀이 있다. 전체적으로는 미래적 느낌을 주면서도 실질적인 사용자 경험에서는 다른 태블릿을 착실하게 따라갔다.



두께는 10mm로 얇은 편이다.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7.5mm, 넥서스7이 7.9mm인 데 비하면 자랑할 만한 부분은 아니다. 무게 역시 415g으로 나름 감량에 성공했지만 경쟁 제품의 성과를 더 배워야 한다. 같은 8형인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가 331g이고 7형인 넥서스7은 290g이다. 디자인 역시 찬사를 듣는 애플 제품은 물론이고 구글 넥서스7에 비해서도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전원을 켜고 부팅하는 속도는 기대보다 빠른 편으로 iOS나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비슷해졌다. 더욱 가벼워진 윈도우즈 8.1과 최적화된 소프트웨어가 본격적인 성능향상을 가져온 것이다. 부팅이 끝나면 타일방식의 모던 인터페이스가 떠오른다. 크기가 다른 사각형을 배치해서 독특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꾸밀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시작하게 되면 주로 쓰는 이메일, 웹브라우저, 앱스토어, 날씨 등 주요 앱이 반갑게 맞이한다. 앱 사용법 역시 같기 때문에 친숙하게 쓰게 되는데 비교적 매끄러운 수행속도가 놀랍다. 왜냐하면 이 제품은 보급형 제품으로 비교적 저가의 ‘아톰’ 이라는 칩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아톰은 예전 넷북에 많이 채용되던 인텔 CPU다. 윈도우즈우 소프트웨어를 돌릴 수 있는 호환성은 뛰어나지만 속도가 느리고 멀티코어도 지원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듀얼코어를 지원하면서 처리속도에서도 확 달라졌다. 눈에 띄도록 빠르지 않아도 비교적 부드럽게 실행되는 단계까지 발전한 것이다.
 
모바일앱 실행속도 뿐만이 아니다. 데스크톱 모드로 들어가서 실행되는 오피스앱도 빨라졌다. MS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같이 상당히 무거운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부팅되고 원활하게 실행됐다. 부분적으로 무거운 작업을 할 때 약간 멈칫거리는 점을 참을 수 있다면 업무에 큰 불편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태블릿에서 가장 중요한 화면 해상도는 1,280 X  800 이다. 윈도우즈 노트북으로 본다면 나쁘지 않은 해상도다. 일상적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이용하거나 일정을 체크하고 메일을 작성하는 모바일 용도로는 충분하다. 또한 웹을 검색하고 사진을 보고, 게임을 즐기며,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는 데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이 제품의 가격대가 약 50만 원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본다면 납득할 수 있다. 다만 전자책이나 문서를 볼 때, 정밀한 사진을 볼 때는 다른 태블릿에서 비슷한 가격대에 제공되는 초고해상도 화면이 아쉽다.

다만 윈도우즈 8.1의 인터페이스는 이미 익숙해진 iOS, 안드로이드와 조작법이 약간 다르다. 손가락 두개를 이용해서 오른쪽 옆에서 왼쪽으로 스와이프 해야 나타나는 설정 창부터 시작해서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창을 열고 닫는 부분까지 손가락 사용법을 상당히 연습하고 익숙해져야 한다.

적어도 이제는 태블릿이 지녀야 할 ‘기본기’는 모두 갖췄다. 또한 8형 크기는 상당한 강점이 된다. 여성들의 핸드백에 쏙 들어가면서도 적당히 넓은 화면크기를 제공해준다. 하지만 정작 여성들의 구입기준에는 크기만이 아니라 디자인과 재질이 중요하다. 아이코니아 W4은 명품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디자인이다. 특히 메탈 컬러를 칠한 플라스틱 외장은 사용하다보면 칠이 벗겨져서 보기가 좋지 않다.



생활에 필수적인 모바일 앱 약간을 다루고 주로 PC용 소프트웨어를 쓰는 사람에게 에이서 W4는 상당히 매력적인 태블릿이다. 가벼워진 윈도우즈8.1 ,빨라진  아톰 CPU, 더 적은 전력을 소비하기에 길어진 사용시간에다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내려간 가격, 조금씩 앱이 늘어나고 있는 윈도우즈8 앱 생태계가 어울려서 점점 발전하고 있다.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 업무용 노트북과 태블릿을 가지고 싶다면 윈도우즈8.1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이 제품을 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