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개인적으로 여러가지로 바쁜 일들이 많다. 사실 작가가 아닌 평론가 생활을 하면서 일과가 생겼다. 언제 몇 시에는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고, 언제까지는 어떤 내용의 원고를 써줘야 한다. 각 이벤트 에 참석도 해야하고 중간에 책도 읽어야 한다.


이렇게 여유없는 삶을 살다보면 가장 원하는 게 되는 것은 편안한 휴식,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다. 휴일에는 특히 그런 욕심이 많이 생긴다. 논현동에 있는 도셰프 도치피자를 다시 찾게된 것은 바로 이런 까닭이다. 맛있는 음식을 느긋하게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토요일 저녁시간에 이미 손님들이 많이 와 있었다. 나는 친한 지인인 주작군과 함께 테라스 좌석에 앉았다. 마침 이 날은 도치피자에서 정기적으로 작은 음악 공연을 여는 날이었다. 화덕에서 만드는 담백한 피자가 일품인 이 집에서 라이브 음악까지 듣게 되다니. 그야말로 이탈리아같은 분위기가 날 듯 싶다.


시간은 이제 막 어두워지는 저녁 일곱시 정도였다. 부드러운 전등빛 아래서 우선 음료수로 딸기 + 바나나 쥬스를 주문했다.


생과일 쥬스의 부드러운 맛은 그간 날카롭고 자극적인 아이스 커피와 콜라에 익숙해졌던 입을 헹궈주는 듯 했다. 일행이 주문한 아이스티 등이 저녁 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난다.


샐러드가 나왔다. 애플 샐러드는 풍성하고도 부드러운 맛이 난다. 담백하고 간소한 다이어트용 샐러드라기보다는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요리라고 보는 편이 났겠다. 아삭하고 씹히는 샐러드의 맛을 느끼게 되자 위장이 천천히 가동준비를 마친다. 본격적인 음식을 달라고 외치고 있다. 


주요리인 피자가 나오기 전에 파스타로 감베리 크레마를 주문했다. 새우와 마늘 각종 버섯을 특유의 크림소스에 버무린 파스타는 농밀하고 고소했다.


파스타를 적당히 맛보는 사이에 피자가 나왔다. 꽈트로 포르마지. 조금 강렬하고도 색다른 맛이 있다. 천천히 한 조각을 떠서 맛본다.


맛있다는 느낌이 혀를 통해 온 몸에 전해진다. 때로는 음식이 심신을 치유해준다고 하는데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바쁜 일상에 지친 내 몸이 천천 활기를 찾아간다.


마침 안쪽에서는 오늘 짧은 공연을 하기 위해서 와준 분들이 준비하고 있다. 프로는 아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진 분들로서 어떤 음악을 들려줄 지 기대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음악이 연주되었다. 야경이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느긋하게 식사하는 나에게 그윽한 음악이 귀를 통해 들려왔다.


클래식한 악기의 연주는 마음을 씻어주는 느낌이다. 팝과 락음악 등만 전자기기를 통해 즐겨듣던 생활에서 갑자기 해방된 느낌이다. 재즈의 느낌이 있는 음악은 휴식같은 의미로 다가온다. 옆에 선 여성분이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보다 예술적이 되었다. 


너무 기름진 음식만 먹어 위가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매운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홍합 나띠보는 쫄깃한 조개살에 매콤한 소스가 들어가서 속을 확 풀어준다. 한국사람에게 익숙한 고춧가루는 아니지만 매운 맛이란 점에서는 똑같기에 느끼는 묘한 친숙감이 있다.


속도 풀렸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피자를 마음껏 먹어볼까? 엑스트라 마르게리따와 프로슈토 루꼴라를 연이어 시켜놓고 먹어본다. 본고장 이탈리아에 가면 이런 음식을 더욱 마음껏 먹어볼 수 있을까? 갑자기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솟아오른다. 나폴리 피자를 구현해주는 도셰프의 피자를 통해 이탈리아를 경험해보는 것이 무척 좋다.



음악과 노래가 끝났다. 짧은 공연이었지만 음악을 들으며 피자를 즐기는 동안 내 영혼은 서울이 아닌, 먼 유럽을 여행한 기분이었다. 가끔은 이런 휴식도 좋을 듯 싶다. 바쁜 삶과 일정에 지쳐있다가 잠시 음악을 들으며 영혼을 쉬게 하고 음식을 먹으며 육체를 위로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날 나는 논현동 도셰프에서 나폴리 피자를 즐기며 처음으로 음악과 노래를 즐겼다. 그리고 편한 휴식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그날 내 눈에 비친 서울의 밤은 무척이나 낭만적이었다.


도셰프 : 전화: 02-541-1117
DoChef
주소 서울 서초구 반포동 707-8
설명 폴리정통화덕피자의 참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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