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모든 행위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동기 가운데 하나는 이익이다. 사람들은 이익을 얻기 위해 행동한다. 우리가 직장에서 일하는 것이나 장사를 하는 것도, 인맥을 쌓고 사람을 알아가는 것도 이익을 위해서다. 같은 노력을 들여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는 항상 우리의 고민거리이자 경제학의 영원한 숙제였다.



플랫폼이란 다소 생소한 개념을 설명하면서도 아주 쉬운 표현으로 이것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순한국말로 플랫폼= 판 이다. 영어인 플랫폼을 구글 번역기에 놓고 돌리면야 열차역 부터 시작해서 많은 구체적인 해석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내가 말하려는 IT개념에 놓고 봤을 때는 판 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하다.

간단하면서도 가장 쉬운 우스갯소리로 흔히 도박판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도박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누가 따든 이기든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그 도박판을 만들어서 요금을 받는 사람이라고 한다. 즉 도박'판'을 만든 사람이다. 도박을 하기 위한 플랫폼이 돈을 벌어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증권을 거래해서 돈을 아무리 따고 잃어도 그 증권거래를 중개해주는 증권사는 돈을 번다.

이런 일련의 사실들이 알려주는 것은 단순하다. 플랫폼이 매우 중요하며 이익을 내는 원천이라는 것이다. IT만을 따지고 봐도 우리가 쓰는 운영체제인 윈도우나 맥OS, 안드로이드는 모두가 플랫폼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역시 플랫폼이며, 온라인 게임 와우나 리니지 역시 게임 플랫폼이다. 이런 대박난 플랫폼은 막대한 돈을 벌어주기에 사람들은 저절로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것을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은 부족했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넷에서 직접 활동하는 블로거인 깜냥 윤상진이 지은 책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란 책은 상당히 유익하다. 보통 다른 책에서는 플랫폼을 제대로 설명하기 보다는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간다. 개념이 너무 추상적이고 이론서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어려운 이론 개념서는 좋아하지 않는다. 플랫폼이란 개념 자체가 그냥 윈도우 같은 예시로는 이해하기 쉬워도 구체적인 항목으로 들어가면 고차원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구글처럼 개방하고 페이스북처럼 공유하라.' 이 책 표지에 써 있는 말이다. 플랫폼을 만들어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장 짧고도 강렬한 메시지다. 전지구적으로 성공한 두 플랫폼 모델은 대조적이면서도 공통적이다. 더구나 요즘 핫키워드인 애플이 빠졌다는 점도 재미있다.

플랫폼의 가장 대표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승강장(플랫폼)이 어떤 기능을 하는 존재인지를 살펴보면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플랫폼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승강장은 지하철, 혹은 버스와 승객이 만나는 공간이다. 승객은 요금을 지불하고 승강장에서 지하철이나 버스에 탑승한다. 지하철은 요금을 승강장에서 지불하지만 버스는 요금을 직접 낸다. 두 교통수단의 지불 방식은 다르지만 가치교환이 일어나는 곳이다. 승객은 돈을 내고, 지하철이나 버스는 승객을 원하는 장소에 데려다준다.



책 내용의 일부이다. 이런 비유와 고찰은 사실 업계에 직접 몸담아서 느끼고 고민해서야 간신이 얻을 수 있는 지혜의 일부이다. 갓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나 다른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십년 정도를 소비해야 얻을 수 있는 귀중한 교훈이다. 이런 점을 이 책은 매우 직접적이고도 쉽게 설명하고 있다. 

플랫폼이 왜 중요한가하면 한번 성공적으로 구축해놓으면 매우 충성도높은 고객들을 장기간 확보하면서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구축자는 그 안에서는 최고 권력자나 마찬가지인 존재이다. 규칙을 정하고 구성원들을 통제하며, 해로운 자를 징계할 수 있다.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수익모델을 제시할 수도 있으며, 한순간 다른 수익모델로 바꿀 수 있다. 구성원의 호응이 따라주는 한 플랫폼은 막강한 권력이 된다. 다시 책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플랫폼은 한 번 구축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미 선순환 구조의 에코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경쟁력이 된다. 보다 뛰어난 기능을 제공하는 경쟁자가 나타나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어느날 페이스북보다 훨씬 뛰어난 기능을 제공하는 SNS가 등장해도 쉽게 옮겨갈 수 없을 것이다. 이미 페이스북을 통해  수많은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교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순환 구조의 에코시스템이 가동된 플랫폼은 참여자간의 잠금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예를 들어보자면 현재 가장 스마트폰의 가장 중요한 앱으로 떠오른 카카오톡은 명백한 플랫폼이다. 메시지 서비스로 시작했던 이 플랫폼은 점차 페이스북 같은 소셜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음성통화를 제공하고 선물기능을 넣는 등 급속히 기능과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는 함부로 카카오톡을 그만둘 수 없다. 그것으로 구축한 인간관계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이것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알 수 있다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왜 중요한 지 이유를 알 수 있다. 그것은 판을 만드는 자에게 모든 권력과 이익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하지만 심오한 이 진리를 깨닫고 제대로 사업기회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한국에서도 제대로 플랫폼을 만들고 이용하는 많은 사업자들이 등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