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 가운데 한국남자는 여자친구에게 해줘야 하는 게 너무 많아서 힘들다는 글이 있다. 일일히 기념일을 챙겨줘야 하고, 깜짝 놀랄 이벤트도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자친구로부터 자주 남들과 비교당하는 영예(?)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한국남자는 아시아 남자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다고 한다. 자상한데다가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달콤한 연애를 하게 되니 여자에게는 이처럼 이상적인 남자가 없다. 아마도 유럽에서도 이탈리아 남자 정도가 되어야 상대가 되지 않을까?



남자의 이벤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 무엇일까? 결혼식? 중요하긴 하지만 그건 이미 결정이 난 가운데 이뤄지는 계약식 같은 것이다. 가장 떨리면서도 감동적인 순간은 프로포즈를 하는 순간일 것이다. 상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뜨거운 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대답을 듣기 위해 기다리는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물론 그 대답으로 그녀의 눈물과 승락의 말이 돌아오면 최고로 황홀할 것이지만 말이다.



아는 친구가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나는 무엇을 하는 지 몰랐다. 프로포즈를 위한 공간이라는 데 그게 무엇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궁금하기도 해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호기심 때문이기도 했고, 나도 언젠가 한번은 이런 곳을 이용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러브 팩토리 강남점. 이것이 그 공간의 이름이었다. 프로포즈를 위한 이벤트 공간으로서 강남에 위치하고 있다. 여느 오피스텔과 다를 바 없는 위치는 깜짝 이벤트를 하기 위해서는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이벤트가 다 그렇지만 프로포즈란 건 순간 얼마나 감동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할 테니까 말이다.



스튜디오 형식으로 된 안쪽은 깔끔하고 예쁜 느낌이었다. 마침 사진모델이 되어주기 위해 온 친구는 자기 방을 이곳처럼 꾸며놓고 싶다고 했다. 음... 좋긴 하겠지만 정말 방을 이렇게 꾸민다면 공주님 방이나 다름없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잘 짜여진 인테리어와 꿈을 느끼게 하는 물건들이 돋보였다. 나는 잠시 이곳에서 하는 프로포즈의 순간을 상상해보았다.



러브팩토리, 프로포즈를 살짝 엿보다.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양초가 줄지어 놓여진 카페트 위를 걷게 한다. 그리고 두 사람만을 위한 테이블로 안내한다.



테이블 위에는 고급와인과 스테이크가 놓인다. 그리고 이곳에서 간단한 식사를 한다. 밤시간이라면 아래쪽으로 내려다보이는 야경이 분위기를 한껏 돋워준다.



피아노가 있는 실내에는 부드러운 음악이 흐른다. 만일 피아노 실력이 약간 있다면 직접 여자친구를 위한 곡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손수만든 동영상과 추억이 담긴 사진을 대형티비를 통해 보여준다. 정성이 들어간 사연을 담아 전달한다면 분명 여자친구는 감동할 것이다.



오래된 카메라와 실내를 장식한 꽃들은 이곳을 현실이 아닌 어떤 곳으로 만들어 준다. 아마도 그런 분위기속에서 여자친구의 마음은 날개를 달고 날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천사가 된다.



와인 잔 너머로 비친 그녀의 행복한 얼굴속에서 감동의 눈물을 볼 지도 모른다. 화사한 미소가 돌아올 수도 있다. 그렇게 일생에 한번인 프로포즈를 치르는 것이다.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자칫 모든 것에 건조해지기 쉽다. 빡빡하고 너무도 계산적인 의례만 겪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애마저 건조해질 수는 없다. 적어도 프로포즈 만큼은 좀 더 낭만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친구가 소개해주는 러브팩토리 강남점을 보며 다른 사람의 프로포즈를 살짝 엿본 느낌이 들었다.



나도 언젠가는 이곳을 이용해서 한번 그럴 듯한 이벤트를 해봐야 겠다. 그것이 일생에 한번 뿐인 프로포즈라면 더 좋을 것이다. 프로포즈 하기 좋은 곳으로 내 기억속에 메모해두어야겠다. 때로는 우리 인생과 연애에는 꿈이 필요하다.

러브팩토리 강남점 : 010-2107-1754
(http://www.love-factory.kr/gang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