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CEO에게 있어 사업을 확장한다는 건 중요한 일이다. 대부분의 경우 사업확장은 여력이 있어서 하는 것이기에 기쁜 일이지만 그 와중에 참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한다. 남들이 하지 않는 길을 간다고 해서 반드시 주목받는 것도 아니지만, 남들이 하는 걸 한다고 해서 성공이 약속된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은 자기가 가진 역량과 비젼을 통해서 확인해야 한다.



요즘 갑자기 부쩍 활동영역을 늘려나가는 기업은 아마존이다. 스티브 잡스의 죽음으로 인해 애플의 맹렬한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구글이 여러 사업에서 주춤하는 동안 아마존이 급부상하기 시작한다. 페이스북이 조용히 성장한다면 아마존은 애플처럼 주목을 받으며 커가고 있다.

얼마전 킨들파이어를 출시하며 애플의 아이패드에 대항해서 저가형 컨텐츠 태블릿이란 대항마를 내민 것만으로도 아마존은 저력을 보여주었다. 벌써부터 언론은 1200만대의 판매량을 예상하고 있을 정도이다. 소비자들의 기대 역시 상당하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던 걸까? 아마존은 더 놀라운 것을 준비하고 있는 듯 하다. (출처)


(사진출처: 인가젯)
11월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티그룹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근거해 이같이 전했다. 애널리스트 마크 마하네이는 아시아에 있는 아마존의 공급망을 점검한 결과 아마존이 내년 4분기에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전자제품 위탁 생산업체인 폭스콘과 함께 작업 중이며 프로세서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OMAP 4가 탑재될 예정이다. 아마존의 최신태블릿 PC 킨들 파이어도 OMAP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마하네이는 스마트폰 제조 비용이 150~170달러가 들 것이라면서 판매가도 이와 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젠 아마존이 스마트폰까지 생산한다! 현재 아이폰을 비롯해서 가장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이 시장은 신규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거의 없을 거란 예상이 많다. 그럼에도 킨들파이어의 좋은 반응에 자극받았는지 아마존은 킨들파이어를 축약해서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과연 이런 전략은 왜 나왔으며 무엇을 노리는 것일까? 단지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별반 다를 게 없어서일까? 어차피 태블릿 기판을 작게 하고 작은 LCD와 3G모듈을 끼워맞추면 스마트폰이 되니 대충 만들어 팔아보려는 것일까?

그게 아니다. 아마존의 최근 행보는 즉흥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상당히 세밀하게 계획한 가운데 미래를 내다보고 하는 행보다. 애플과의 충돌을 피해왔던 과거행보와 달리 전면적으로 경쟁할 각오를 굳힌 듯한 모습이 그 증거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지향점은 무엇일까?



먼저 다소 지나간 한가지 소식을 더 결부시켜보자. 애플이 노트북인 맥북에 3G모듈을 장착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출처)

애플이 3G 맥북(MacBook)을 개발하고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페이턴트리애플닷컴은 美특허청이 공개한 17건의 특허 문서 중에서 3G 맥북 관련 기술 내용을 발견했다고 공개했다. 관련 특허는 2건으로, 첫 번째는 휴대폰용 멀티밴드 지원 안테나와 무선랜(WiFi)용 멀티밴드 안테나를 노트북 PC에 탑재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두 번째는 안테나 케이스에 관한 것으로, 아이폰4의 본체 측면에 안테나를 내장한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맥북 본체에 안테나를 내장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이 특허는 3G 외에 LTE 4G를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애플이 이미 아이패드 3G와 아이폰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노트북인 맥북에 3G를 장착하려는 목적이 무엇일까? 중요한 건 하나다. 바로 아이클라우드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전제조건이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모든 제품을 아이클라우드로 묶기 위해서 이런 제품은 필수적이다.



아마존의 스마트폰 출시, 무엇을 노리는가?

아마존 역시 마찬가지다. 아마존은 자사의 컨텐츠를 하나의 클라우드 서비스속에 묶어서 팔기를 원한다. 그렇게되면 소비자는 편리해지고 아마존은 불법복사의 위험을 줄이며 돈을 벌 수 있다. 또한 데이터에 대한 권력도 쉽게 가져올 수 있다. 다만 이것을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가 네트워크 기능이다. 종래 아마존의 킨들 단말기는 와이파이만 있는 제품이 많았다. 아마존은 통신사업자와 직접 연결해서 비즈니스를 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마존이 스마트폰을 출시하게 되면 드디어 기존의 이통사와 연결고리를 갖게 된다. 미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기 위한 파트너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뜻이다. 애플과 구글은 그것이 있었다. 아마존은 직접이 아닌 간접적인 방법밖에 없었다. 스마트폰 출시는 직접적인 유대관계와 네트워크 노하우를 갖기 위한 아마존의 도전이다. 전자책과 음악 등으로 시작해서 결국 컨텐츠 전반을 클라우드로 팔기 위한 아마존의 행보를 눈여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