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참으로 신기한 일이 있었다. 가전제품이라면 모든 영역에 걸쳐 뛰어들지 않는게 없는 소니였지만 이상하게도 휴대폰 사업은 직접 뛰어들지 않았다. 단순히 실패했을 때의 위험이 크다는 이유는 아니다. 또한 소니가 기술력에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을 리도 없다. 휴대폰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대만업체조차도 만들고 있다.


소니에릭슨이라는 이름의 회사는 모바일 기기를 만들고 있다. 분명 소니가 투자했지만 소니 그 자체는 아니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회사도 아니다. 소니의 입김이 거의 들어갈 수 없는 조인트 벤처 회사였기에 이름에 소니가 들어가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 세상은 바뀌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고 아이패드를 만들었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아마존이 태블릿을 내놓았다. 운영체제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만들고 관리해야만 일류회사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뜻이다.


소니는 위대한 회사다. 찬란한 영광의 순간도 있었고 아직도 그 브랜드 가치는 대단하다. 또한 게임기와 카메라를 비롯한 몇몇 영역에서는 경쟁력도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커다란 몸체를 유지하려면 그걸로는 부족하다. 제대로 이익을 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이 업계의 속성이다. 그러자니 결국 아무리 피하고 싶어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내놓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소니는 소니에릭슨을 인수하는 것으로 그 시대적 요구에 응했다.(출처) 


에릭슨과 소니는 에릭슨이 보유하고 있는 소니에릭슨의 주식을 소니로 양도한다고 10월 27일 발표했다. 이로서 소니에릭슨은 소니와 에릭슨의 합병회사에서 완전히 소니의 자회사화 되었다.
 
소니는 에릭슨이 보유한 주식50%를 매입하였고, 매입금액은 현금으로 10.5억유로이다. 정식 주식양도는 12년 1월에 완료한다. 이로서 10년동안 유지된 소니와 에릭슨의 조인트벤쳐는 소니가 매입을 함으로서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인수한 후 소니가 취할 길은 휴대폰 사업을 접든가, 아예 소니 브랜드로 전면참전하는 길  두가지가 있다. 아마도 후자의 길이 될 듯 하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왜 소니는 지금 시점에서 뒤늦게라도 뛰어들어야 했던 걸까?

소니가 스마트폰 사업에 직접 뛰어든 이유는?


피처폰은 사실 안중에 없다. 소니는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와 스마트폰을 통합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태블릿까지 진출하면서 전면적으로 안드로이드 시장에 뛰어든다는 전략이 세웠다. 결국 예정된 수순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절박한 이유가 있다. 바로 모든 IT산업이 급속히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중심으로 한 지능형 제품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1 . 스마트폰은 지금 모든 IT 제품의 기반이 되고 있다. 기존의 컴퓨터나 노트북은 더이상 주연이 아니다. 스마트폰에 돈이 몰려서 혁신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운영체제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상황이 오면서 하드웨어를 단지 얇고 가볍고 에쁘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

2 . 이런 상황에서 소니 스타일로 대표되는 특유의 마케팅 전략이 유지되려면 소니 스스로가 스마트폰을 제조해서 보급해야 한다. 스마트폰-태블릿-바이오 노트북-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확보해야만 IT 제품회사로서 위상과 이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3 . 소니가 가장 기대를 거는 것은 PSP와 통합한 스마트폰이다. 애플은 다행히 아직 고성능 게임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몬스터헌터나 파이널판타지 등 이른바 대작타이틀을 다량 보유한 소니가 그 컨텐츠와 역량을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쏟아낸다면 가능성은 무한에 가깝다.

어쨌든 소니가 이제부터 직접 브랜드를 달고 내놓을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기대된다. 한때 워크맨으로 세계를 놀라게한 소니의 전통과 아이디어가 스마트폰에서 다시 빛을 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