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많은 분들이 블로그 글 쓰기에 대한 내용을 포스팅 하고 있다.
모두가 블로거로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참으로 친절하고  자세하게 쓴 글들이다. 그 글을 읽으면서 내 스스로의 글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렇지만 굳이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블로그 글이란 정체성에서 볼 때 <블로그>에 좀 치중한 나머지 , <글> 이라는 기본 명제를 조금 덜 다룬 측면이 있는 듯 싶다. 그래서 여러모로 모자란 내가 약간의 말을 더 보태면 좋은 내용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좋은 블로그 글 쓰는 법을 적어본다.


1. 이야기하듯 편한 느낌으로 글을 써라.

우리나라의 글은 처음에 한자어로 시작됐다. 즉 말과 달리 중국에서 들어온 한자로 그 뜻을 적어야 했다. 그러기에 개화기까지 우리나라의 글이란 실제로 쓰이는 말과 판이하게 달랐다. 이것은 기미년 독립선언문을 보면 알 수 있다.

보통 말하는 식으로는 <우리는 조선의 독립을 선언하노라!> 라고 하면 되지만 한자어의 영향을 떨치지 못한 문장인지라 <오등은 자에 아조선의 독립과...> 이런 식으로 읽기만 해서는 이게 뭔 뜻인지도 난해한 문장이 되어 버렸다. 그러다가 점점 한글이 많이 보급됨과 동시에 일상생활에 쓰이는 말과 글로 적는 문장을 하나로 일치시켰다. 이것을 <언문일치>라고 한다. 그러면서 점차 지금 우리가 쓰는 이런 글이 되었다.

왜 내가 이런 국어시간에 들어도 졸려서 하품만 나올 이야기를 할까? 그것은 이런 언문일치를 알게 되면 재미있고 편안한 글이란 게 어떤 건지도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해주듯 쓰면 된다.


보통 <나는 말은 그럭저럭 하는데 글로 쓰려니 안 돼.>, <나는 문장력이 약해서 글을 잘 못써.>라고 말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문장력이란 따로 생기는 게 아니다. 말을 잘하고 그걸 글로 그대로 옮길 수만 있다면 그게 바로 좋은 문장이고 글이다. 블로그 글 역시 이렇게 말을 하듯 쓰면 가장 좋은 글을 얻을 수 있다.

2. 이야기의 어투에 맞게 글을 써라.

블로그 글의 문장 성격은 딱 두가지가 있다.

우선은 높임 형식으로 <이번에 아이폰4가 새로 나왔습니다. 어떻습니까? 한번 써보시면 좋을 겁니다.> 라는 식의 친절한 말투다. 이것은 최대한 예의를 갖춘 형식으로 듣는 사람에게 보다 친절한 느낌을 준다. 말이라고 생각해도 그렇다. 우리가 처음 보는 상대에게 깍듯이 예의를 갖춰 <식사는 하셨어요? 이제부터 잠시 같이 갈까요? 재미있을 겁니다.> 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렇게 친절한 말투는 처음에는 좋기만 해 보여도 점차 단점도 보이게 된다. 바로 격의없는 본심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딱딱하단 뜻이다.

그래서 두번째로 반말 투의 친근한 형식이 있다. <이번에 나온 안드로이드는 그다지 매력이 없다. 나는 아직 살 마음이 없다.> 이런 문장에서는 친절함과 예의가 느껴지지 않는 반면, 보다 확실히 자기 속내를 드러내 보여주는 느낌을 준다. 마치 술자리에서 약간 취기가 올랐을 때 <야! 사실은 말이다, 나 그렇게 성격좋은 놈 아니다. 하지만 너만 보면 걱정된다.> 이런 식의 말은 예의를 넘어서 상대에 대한 친밀감을 확 올려준다.


3. 글을 읽을 사람을 구분해서 문장을 조절하라.

예를 들어 성인 이상의 남성이 많이 읽는 글이면 그들만의 공통된 감성이나 문화가 있다. 글을 쓰면서 다소 지루한 부분에 접어들었을 때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만큼이나 지겨우시죠?> 라고 한 마디 던지면 대부분은 미소를 지을 것이다. 반면에 여자들이 주로 읽을 미용이나 화장품, 저연령층이 읽을 내용을 쓰면서 같은 이야기를 던지면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내 글이 누구에게 보여질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4. 적당한 유머는 활력소가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진지하게만 쓰는 글은 우수할 지 몰라도 매력이 적다. 적당히 뼈 있는 농담과 위트를 넣어주면 글의 품격도 올라가면서 독자의 집중력을 유지시킬 수 있다. 영미권의 칼럼에서는 독특한 영국식의 비꼬는 개그를 많이 쓰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데이트를 하고온 친구에게 <어때? 그 여자 예뻤어?> 라고 묻는다. 그러면 보통은 <예뻤어.> 아니면 <영 아니었어.> 로 대답한다. 하지만 영국식 유머 같으면 <물론이지. 너무도 매력적이었어! 아마 누구든 그녀를 사귀고 싶을 거야. 단 그 사람이 장님이라면.> 이런 식으로 뒷맛을 남긴다. 주로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면 이런 영미권 농담이 많은데 나름 딱딱한 IT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된다.

어쨌든 중요한 건 딱 한가지다.
가까운 친구에게 설명하거나 이야기해주듯 글을 쓰라는 것이다. 친구와 이야기할 때 지루하고 딱딱한 말만 하거나, 그저 성실하게 용건만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블로그 독자가 내 친구라 생각하고 평소의 생각이나 정보를 말해준다고 생각해보라. 그리고 그 말을 글로 옮기며 차분히 정리하라. 그것이 바로 읽기쉽고 세련된 블로그 글을 쓰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