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한국에서 커플댄스에 대한 인식은 별로 좋지 않았다. 어두운 지하에서 무엇인가 비밀스러운 모임처럼 만나서 나쁜 일이라도 저지르는 것처럼 즐기는 것이 커플댄스였다. 이런 인식은 지금도 각종 영화나 드마라 속에서 묘사되는 '사교댄스'에서 가끔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점점 달라지고 있다. 공중파에서 연예인이 멋진 커플댄스를 선보이는데 그 안에는 스윙, 살사, 라틴댄스 등 여러 가지 춤이 자유롭게 나오고 있다. 남녀가 손을 잡고 춤을 춘다는 자체를 불경하게 보던 사회 분위기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렇게 변하게 된 것은 일찍부터 춤을 좋아하고 여러 사람에게 선보인 사람들의 공도 크다.



경쾌한 미국식 음악에 맞춰 율동을 펼치는 스윙댄스는 그래서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도 잘 맞는 춤이다. 미국문화에 비교적 익숙한 한국에서는 영어가사로 흘러나오는 음악부터 친근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식의 유쾌한 제스처까지 더할 수 있는 춤이기에 더욱 흥겹다.



9월 4일,  2015 LSK 스윙파크쇼가 봉은사역 근처 베어홀에서 열렸다. 김잔디 대표가 기획해서 열리는 이 행사는 매년 열리고 있으며 국내외 스윙댄스의 대표적 스윙댄서들이 모여서 신나는 춤을 선보인다. 



올해는 마이클과 그의 파트너 에비타가 함께 선보인 댄스가 인상적이었다. 일반적으로 3분 남짓의 짧은 커플 댄스는 그 안에서 스토리를 구현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이들 커플은 연극적인 요소와 무용 요소까지 집어넣어 뮤지컬을 연상하게 만드는 공연으로 구성했다. 스윙댄스 공연의 수준은 한단계 더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싱잉 인 더 레인'이란 곡명처럼 빗속에서 노래하는 동작은 옛 영화의 추억과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로맨틱한 스토리를 선사한다. 스윙댄스의 미국적 요소와 상쾌한 동작과 잘 어울리는 연출이었다. 



스윙 댄스의 전설적인 존재인 체스터는 유머러스한 표정연기와 숙련된 몸놀림이 탄성을 자아났다. 974년부터 지금까지, 40년 이상 댄서의 길을 걸어온 만큼 관객을 빨아들이는 탁월한 흡입력이 인상적이었다.



공연을 보고 있는 동안 누구든 그 안에서 큰 에너지와 함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스윙파크쇼의 큰 매력이다. 즐길 때는 모든 것을 잊고 맹렬하게 즐기는 미국문화의 특징이 배어있는 듯 싶다. 



경쾌한 커플댄스의 묘미를 선보이며와 함께 관객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 이들은 내년에 또다시 볼 수 있다. 2016년   LSK 스윙파크쇼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