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9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10이 정식출시되었다. 한때 윈도우는 새로운 버전이 발표될 때마다 사용자들이 판매점 앞에 줄을 서서 구입했다. 또한 새로운 운영체제가 쾌적하게 돌아가는 하드웨어가 함께 발매되어 완성품 업체와 부품업체에 일종의 '윈도우 특수'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번 윈도우10부터는 그런 광경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대부분의 윈도우 사용자는 인터넷을 통해 미리 업데이트 신청을 해놓고 자동으로 알림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밖에 나가 패키지 제품을 구입해서 물리적인 디스크를 컴퓨터에 밀어넣을 필요가 없었다. 또한 가벼워지고 빨라진 실행속도는 이전에 쓰던 하드웨어에서도 쾌적하게 잘 돌아갔다. 돈을 들여 최신부품으로 교환하거나 신제품을 구입할 필요도 없었다.



오히려 한국에서 새로운 윈도우를 맞은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연출한 광경은 '호환성 문제'였다. 특히 금융결제나 관공서 서비스 이용을 위한 액티브엑스 사용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이미 윈도우 8.1부터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어왔지만 아직도 한국의 액티브엑스 의존도는 심각하게 높다. 일부에서는 이번이야말로 액티브엑스를 벗어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다. 윈도우10에서의 액티브엑스 지원문제와 그에 따르는 후속 대비책에 대해서 알아보자.



윈도우10의 새로운 웹브라우저 - 엣지 


윈도 10은 기본 웹브라우저로 ‘엣지’를 탑재했다. 웹표준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했기에 빠르면서도 안정적인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엣지 HTML 엔진은 사파리, 크롬, 오페라 등과 같은 계열의 웹표준을 지원하기에 비표준인 액티브엑스는 사용하지 못한다. 



기존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서 지원했던 비주얼 베이직 스크립트(VBScript) 언어 등도 지원하지 않는다. 고립된 독자적인 기술을 피하고 철저하게 표준기술을 지원한다. 따라서 이런 비표준 기술로 서비스를 만든 개발자 입장에서는 웹사이트를 코드를 대폭  수정해야 한다. 은행이나 인터넷 쇼핑몰 같은 전자금융거래 사이트에서는  웹표준 기반의 보안 기능, 혹은 최소한 액티브엑스를 쓰지 않는 기술을 적용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엣지에서 실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니다. 2014년 11월 MS는 윈도 10의 대략적 모습을 드러낸 프리뷰 버전을 선보였다. 여기서 이미 예고된 액티브엑스 퇴출이지만 국내 준비상황은 미흡하기만 하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사이트가 윈도10을 지원하지 않으면 화면이 깨지는 등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랩은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공공기관 과 금융권에서는 "윈도우10 환경에서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는 안내문구를 내걸었다. 



호환성을 위해 탑재된 웹브라우저 - 인터넷 익스플로러(IE)11


물론 방법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전부터 새 윈도우를 내놓을 때마다 이전 기술과의 호환성을 중시했다. 이미 널리 퍼진 기술이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일정기간 쓸 수 있게 해주는 배려가 있었다. 때문에 윈도우는 다른 운영체제의 도전을 물리치고 항상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



윈도우10 역시 마찬가지다. MS는 윈도우10에 완전히 새로운 웹브라우저인 엣지와 함께 예전 기술의 호환성을 중시한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11을 함께 탑재했다. 따라서 어떤 이유든 엣지에서 제대로 실행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인터넷 익스플로러11로 교체해서 실행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국내 금융권과 관공서에서는  각종 서비스에서 액티브엑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과 홈택스, 위택스는 엣지에서 정상적인 이용이 어려울 정도이다. 그럼에도 엣지를 지원하기 위해 표준기술로 다시 사이트를 구축하지 않고는 IE 11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윈도우10 업그레이드 시 엣지브라우저 대신 IE 11을 사용해 달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IE 11용 호환성 모듈은 이미 확보되었지만, 엣지 브라우저에서 사용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사용자가 불편하더라도 IE11을 이용해서 기존방식대로 이용해달라는 의미이다.



액티브엑스 완전 퇴출 임박 - 표준기술로 전환은 필수 


2015년 3월 행정자치부가 전국의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한 결과 액티브엑스를 제거한 기관은 66.2%에 그쳤다. 나머지는 여전히 액티브엑스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지금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를 해도 IE11을 통해 서비스를 임시로 이용할 수 있다. 문제가 생겨도 해당되는 업계에서 IE11에 맞춰 약간만 수정하면 눈앞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MS는 이미 공식적으로 비표준 웹프로그램인 액티브엑스 기술 포기를 선언했다. 따라서 아무리 이전 기술의 호환성을 중시하는 MS도 다음 버전까지 지원해줄 리가 없다.


업계전문가는 "윈도우10에 엣지와 IE11이 동시에 탑재된 것은 오히려 IE의 퇴출을 예고하는 강력한 신호이다" 라면서 "MS로서는 비표준 기술에 대한 지원책임을 다했다는 명분축적이 필요했다. 본래는 엣지만 탑재해야 하는데 IE11을 넣어주면서 표준 기술의 전환에 대한 유예기간을 충분히 제공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버전 윈도우에는 엣지만 탑재될 거라는 뜻이다.



결국 해결책은 IE11을 정상적으로 쓸 수 있는 동안에 한시바삐 액티브엑스를 벗어나는 것뿐이다. 표준기술로 전환해서 앞으로 어떤 웹브라우저가 개발되어도 문제가 생기지 않게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정부와 관련 업계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