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모바일 기기의 중심은 스마트폰이다. 누구나 통화를 위해 기본적으로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이 똑똑해진 제품이다. 그렇지만 어느새 통화라는 본래 용도는 비중이 적어지고, 앱 사용, 웹서핑, 게임, SNS 등 데이터를 이용하는 서비스 용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화면을 키운 태블릿은 전자책과 생산성 도구 등으로 차별화를 하며 도전했지만  스마트폰에는 미치지 못했다. 여전히 우리 IT생활은 가볍고 휴대가 편한 스마트폰이 중심이다. 때문에 스마트폰보다 오히려 더 가볍고 작은 스마트워치가 차세대 핵심기기가 될 거란 예상이 많았다. 실제로 삼성이 먼저 본격적 스마트워치를 시작한 뒤, 애플이 애플워치를 통해 폭발적인 초기 구매를 이끌어내면서 이런 예상은 현실로 금방 다가오는 듯 했다.



그런데 이제 출시 두 달 째를 넘은 애플워치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6월 미국내 애플워치 하루 평균판매량은 2만대에 머물렀다. 이것은 4월 출시 이후 하루 평균 20만대, 1주일 간 총 150만대 판매고에 비해 90퍼센트가 줄어든 수치이다. 애플워치의 판매량 감소를 자세히 살펴보고 그 원인을 분석해보자.



애플워치 - 미국에서 판매량 급격한 추락세 


시장조사회사 슬라이스인텔리전스의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내 애플워치의 하루 판매량은 7월 달에 1만 대가 안되며, 6월 말에는 하루 4천대 정도 판매에 머물렀다. 



구체적 비율로는 보급형인 애플 워치 스포츠가 판매량 3분의 2 정도를 차지한다. 스테인레스 재질인 애플워치와 18캐럿 금으로 만든 애플 워치 에디션이 나머지 3분의 1 가량을 차지했다. 판매 제품 대부분을 저렴한 제품이 가져간 상황이다. 


이것은 미국 대상이며 다른 국가에서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UBS는 애플워치 부진을 점치며 애플워치 판매가 23%나 감소할 것이며 2007년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에 비해 인기도가 20% 정도 떨어진다는 분석 전망을 했다. 적어도 아이폰 같은 선풍적인 인기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부진한 원인으로 매체들은 애플워치를 초기에 온라인으로만 구매할 수 있었고 출하 배송 시간 지연도 있었으며 오프라인 판매가 느리게 확산된 점을 꼽았다.



대상 시장 - 스위스 고급시계 시장을 잠식했는가? 


애플워치가 초기 상승세가 시작된  지난 4월부터 스위스 시계 수출량은 전년 동기대비 8.9% 하락했다. 애플워치에 의해 전통 시계 업체의 몰락이 시작됐다는 전망도 나왔다. 스위스 시계산업연합회 발표에 의하면 스위스산 손목시계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210만 개를 기록했다. 수출액 기준으로도은 17억1390만 프랑으로 전년 동기대비 8.9% 감소했다. 



국가별 수출량도 이탈리아를 빼고 모두 감소했으며, 홍콩이 33.6%로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애플워치가 스위스 시계시장을 잠식했다는 분석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스위스 고급 시계를 근래에 가장 많이 구입하는 중국이 부패단속과 경기침체에 따라 수요가 급감했을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콩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는 결과도 이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또한 애플워치 판매량이 감소한 현 시점에서 다시 스위스 시계 수출량이 늘어나는 지도 주목해야 한다.


지위 -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는가?


보통 우리는 손목에 하나의 기기만 차고 다닌다. 애플워치가 과연 가격과 성능을 포함한 모든 면에서 사용자를 만족시켰을까? 아니면 아이폰과 연동되는 애플의 유일한 웨어러블 기기이기에 인기있었을까?  



아이폰과 연동해서 쓸 수 있는 페블은 그동안 아이폰과 연동되는 스마트워치로 주목받았다. 페블은 애플워치와 비슷한 기능을 대부분 가지고 있지만 가격이 저렴한 기기다. ‘페블 타임’을 예약 판매해 킥스타터에서 2000만달러를 유치한 바 있다. 이에 애플은 이번 공식 앱 등록 지연 사건을 일으켰다. 앱 소개 글에 애플워치 경쟁 제품인 ‘페블워치’와 호환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는 이유를 페블 앱 개발자에게 앱 퇴출을 알린 바 있다. 이런 견제는 궁극적으로 애플워치를 아이폰과 제대로 연동되는 유일한 스마트워치로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헬스 피트니스 밴드인 핏비트는 애플워치가 출시되기 전에는 우려감에 매출이 잠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후에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났다. 5월에 애플워치가 77만 7,000대 팔렸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핏비트의 헬스밴드 판매량은 850만대에 이르렀다. 핏비트는 2015년 미국 웨어러블 헬스 시장 점유율을 64%에서 76%로 높였다. 



원인 - 애플 사용자경험에 대한 호기심


아이폰은 사용자 경험적인 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금속 재질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이며 디자인이 좋고 쾌적한 느낌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이제까지 나왔던 다른 회사의 스마트워치에서 부족함을 느낀 사용자들은 애플워치를 구입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업계전문가는 "애플워치는 잘 만든 제품이지만 혁신적인 사용자경험을 제공하지는 못했다"며 "그럼에도 애플이 제공하는 사용자경험은 이제까지 나온 제품 가운데 최고수준이다. 때문에 경험하고 싶은 사용자들이 앞장서서 애플워치를 구입했다. 하지만 호기심에 따른 구입은 폭발적으로 지속되지 못한다" 고 설명했다.


애플제품이 중고로 팔 경우 가치가 높게 보존된다는 점도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신제품을 구입해서 한달 정도 써 본 뒤에 팔더라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에 실질적인 금전 손해가 거의 없다. 애플워치 역시 많은 구입 몫지 않게 중고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이런 중고제품도 신제품 구입을 감소시키는 이유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