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참 3D 영상이 뜨거운 화제를 모은 적이 있었다. '아바타'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영화관에서 연일 사람을 모으게 되자 입체(3D) 영상을 가정에서볼 수 있는 영상기기와 게임기가 나왔다. 어떤 방식이 더욱 실감나는 입체영상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놓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3D 영상은 콘텐츠의 수급부족, 안경을 사용하는 구현방식의 어색함 등으로 인해 커다른 흐름을 만들지 못하고 천천히 뒤로 밀려나버렸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비싼 장비를 구입해야 볼 수 있는데 비해 가정용 기기에서 느껴지는 체감효과가 적다는 것이 큰 이유였다. 대단한 사실감이나 실용성이 없는 입체영상으로는 사용자에게 매력이 적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족했던 3D영상을 뛰어넘는 가상현실(VR)기기가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는 강력한 성능의 모바일 기기와 결합되며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더 높은 체감효과를 준다. 시중에 나온 제품을 가지고 저렴하고도 간편하게 VR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하드웨어 - 아이폰, 구글 카드보드 혹은 그에 준하는 장치


우선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안내를 해보자. 가상현실을 가장 저렴하게 즐기는 방법은 모바일 기기인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이폰은 비교적 화면이 작은 편인데 아이폰5 이상 정도면 고성능이 요구되는 가상현실 앱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6나 아이폰6+ 면 넓은 화면으로 보다 훌륭한 체험을 할 수 있다.


VR의 기초는 입체(3D)영상의 원리와 같다. 우리 양쪽 눈이 살짝 각도가 어긋난 다른 영상을 보게 되면 입체감을 느낀다는 것에 착안해서 두 눈이 보는 영상을 분리하고 각기 다른 각도에서 찍은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존 3D 영상기기는 한 화면에 두 가지 영상을 합쳐서 내보내고 그것을 사용자가 편광필터나 셔터글라스, 시차방벽 등을 통해 분리해서 본다. 하지만 VR기기는 눈에 가까이 대는 모바일 기기 화면을 둘로 나눠서 각 영상을 따로 내보내며 그것을 렌즈가 달린 쌍안경 모양의 기기에서 직접 본다. 따라서 분리시켜서 보는 장비가 필요하다.


최근 삼성에서 발표한 기어VR이나 오큘러스 리프트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굳이 비싼 제품이어야 할 필요도 없어서 렌즈 두 개와 종이로 간단히 제작할 수도 있는데 구글이 제시한 카드보드가 그런 예이다. 



첫번째 단계로 아이폰을 넣고 영상을 보기 위한 카드보드 장비를 구해보자. 인터넷에 공개된 도면을 보고 직접 만들어도 좋고, 쇼핑몰에 등록된 물건을 구입해도 된다. 종이처럼 재질이 흔하고 기능이 간단할 수록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손에 넣은 VR기기에 아이폰을 결합하는 것만으로 하드웨어적 준비는 끝난다.



입체 영상 - 유튜브 3D side by side


VR기기 준비가 끝났으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3D 영상을 즐기는 것이다. 부담스러운 가격의 3D TV나 프로젝터는 필요없다. 아이폰에서 유튜브앱을 실행시키고 검색어에 '3D side by side'라고 입력해보자. 



좌우가 나눠진 영상이 나오게 되는데 이들 모두를 VR기기로 이용할 수 있다. 바로 눈앞에서 커다란 화면으로 보는 듯한 실감나는 입체영상을 볼 수 있다. 이어폰 단자를 이용해서 소리까지 함께 들으면 더욱 좋다.



360도 입체영상 - 시선을 돌리면 화면도 같이 움직인다


DI 360, Dive City Coaster, HOMiDo Player 같은 앱을 이용하면 더욱 진보한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들 앱은 실제 카메라도 찍은 영상이나 그래픽엔진으로 만든 영상을 보여준다. 



그런데 단순히 한가지 시점에서 보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시선을 따라간다. 사용자가 고개를 돌리면 그에 따라 화면이 같이 움직이며 해당하는 부분을 보여준다. 마치 그 장소에서 직접 서서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반응형 가상현실 게임 - 사방을 둘러보며 목표물을 찾아 움직이자


더욱 발전된 형태로 가상현실을 이용한 게임이 있다. The Height는 가상현실 공간을 돌아다니며 사각형 박스를 모을 수 있다. 예전 게임인 'Pacman'을 생각나게 하는데 가상현실이기에 사방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공간감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DiveZombie는 사방에서 다가오는 좀비를 총으로 쏘아서 제거하며 생존하는 게임이다. 음산한 신음소리로 어느 방향에서 좀비가 접근하는 지를 알아채고 빨리 그쪽으로 시선을 돌려 총을 겨눠야 한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좀비 무리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긴박감이 느껴지기에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에 알맞다.


Moorente는 하늘을 나는 새를 총으로 쏘아서 잡는 게임이다.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를 잡기 위해서는 내 시선도 그에 맞도록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일정시간 새를 겨누고 있으면 총알이 새에 명중한다. 좁은 방 안에서도 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넓은 하늘을 보는 느낌이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