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기가 모든 IT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미 우리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있고 그 안에 있는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으로 일상생활을 소비한다. 전통적인 PC가 모바일 앱처럼 운영체제를 변신시켰고 노트북은 얇고 가벼워지며 태블릿처럼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단지 IT업계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전체를 바꾸고 있다.


아직 변화가 덜 오고 있는 분야도 있다. 강남이나 홍대 근처에서 새벽에 친구와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보자. 승차거부와 불친절한 응대, 합승시도와 은근한 '따블(두배 요금)' 요구 속에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가 의문이 들 것이다.  버스조차도 위치추적장치와 앱을 통해 정차시간을 초단위까지 알 수 있고 각종 정보가 터치 한번으로 보인다. 그에 비하면 택시 분야는 1980년대 수준에서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그렇지만 모바일이 불러일으킨 변화는 결국 택시업계도 피해갈 수 없을 것 같다. 외국에서 이미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거둔 우버가 국내에 들어왔고, 다음 카카오가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플래닛이 T맵 택시를 통해 승객 서비스도 곧 시작하며,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일본에서 라인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목받는 모바일 택시 서비스의 현황을 살펴보자.



우버 X - 공유경제 혹은 불법 택시 영업



우버는 2009년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들어진 운송 네트워크 회사이다. 공유경제를 외치며 소속된 차량이나 공유된 차량을 승객과 중계한다. 승객이 이용 요금을 지불하면 그 가운데서 수수료 이익을 얻는다. 2014년 6월 기준으로 전 세계 100개 도시 이상에서 서비스 중이며 2013년 우리나라에 진출했다. 


우버의 서비스 가운데 특히 논란을 부른 것은 '우버 X'라고 부르는 차량 공유 서비스이다. 개인이 우버에 차량을 등록하면 우버에 Uber X 서비스 기사로 등록된다. 이후 일반 승객이 이 차량을 콜택시처럼 앱으로 불러서 이용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우버 앱을 이용한 매칭 서비스를 이용한다. 'Uber X 호출'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 GPS 정보를 이용해 가까운 운전기사부터 매칭을 개시된다. 거리와 교통정보를 이용해 예상 운임을 표시하는데 승객은 마치 앱스토어처럼 기사의 평가 별점을 보고 운송요구를 하거나 다른 기사를 찾을 수 있다. 운송 요금은 회원에 가입할 때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으로 청구된다. 앱 사용평가처럼 운송 후 평점을 매길 수 있는데 4.5점 이하로 떨어진 우버 기사는 자격이 정지되어 본사에서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영업용 면허가 따로 없어도 승객운송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우버가 개별 우버 X 기사를 고용하고 있는 사용주 형태도 아니기에 고용비용도 지지 않으면서 수수료 수입을 거둬갔다. 우버측은 공유경제란 가치를 내세웠지만 지자체와 운수업계의 반발 속에 불법 논란을 빚다가 한국에서 2015년 3월 6일부로 우버X 서비스는 종료되었다. 


이 밖에 택시 업체와의 제휴로 이루어지는 우버 택시 서비스도 있다. 이것은 기술적인 택시 호출만 앱으로 하게되는데 차량도 일반 택시이고 요금도 현금이나 카드로 기사에게 직접 낸다. 앱으로 부르는 편의성을 제외하면 일반 콜택시와 별 차이는 없다.



카카오 택시 - 택시 업계의 지지와 안심 메시지 보내기가 장점



다음카카오는 3월 31일,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핵심은 쉽고 편리한 택시 호출 기능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구조이다. 낯선 지역에서 콜택시를 찾을 때, 시외구간으로 이동할 때 특히 유용하다. 카카오택시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택시 업계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카카오택시 승객용 앱을 설치한 후 카카오 계정으로 가입하면 전국 어디에서나 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 현재 위치가 출발지로 자동 설정되고 원하는 목적지를 입력하고 호출을 선택하면 된다. 출발지까지의 이동 거리나 실시간 교통 상황 등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계산한다. 우선 순위에 있는 카카오택시 기사 회원에게 승객의 호출 내용이 보여진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확인한 기사가 호출을 수락하면 배차가 완료된다.

 

실제 택시 운전 자격을 보유한 신청인에 한해 입력 정보를 직접 심사한 후 기사 회원으로 승인한다. 이후 카카오택시 기사의 사진과 이름, 차량정보가 배차할 때 승객에게 보여진다. 배차된 택시 기사가 카카오택시 앱을 통해 승객에게 전화를 걸면, 기사의 휴대전화에는 승객 연락처가 일회용 안심번호로 보여진다. 기사와 승객 간 메시지 전송도 앱 내에서 가능하다.



배차된 택시에 탑승한 후 안심 메시지 보내기를 선택할 수 있다.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출발지와 목적지, 탑승 시간과 차량 정보, 목적지까지의 예상 소요 시간 등을 포함한 메시지가 전송된다.


평점 제도 역시 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기사와 승객은 앱 내에서 서로를 평가할 수 있다. 누적 평가 결과가 우수한 이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혜택이 주어진다. 다만 이미 자격을 갖춘 택시 기사이므로 평점에 따른 자격 정지 같은 건 없다. 현재 카카오택시 승객용 앱은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며, iOS 앱은 4월 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T맵 택시 - 직접 운영하는 나비콜 회원택시 이용



SK플래닛도 모바일 앱 콜택시 서비스 ‘T맵 택시’를 공개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T맵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므로 특히 교통지도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용 앱은 3월 30일부터 서비스 했으며, 승객용은 4월 14일에 나온다. 


SK플래닛은 서울시와 협력해 SK택시안심서비스를 현재 직접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택시 ‘나비콜’ 회원 기사를 대상으로 회원 유치를 벌이고 있다. 기존 나비콜 회원 서울시 법인택시 6600여 대에서 서울개인택시조합 4만9400여 대로 확대했는데 서울시 등록택시 5만6000여 대의 약 77퍼센트이다. 



SK택시안심서비스는 별도 앱 설치없이도 승객이 NFC 기능이 탑재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택시에 있는 NFC 태그에 대면 차량번호, 차종, 현재시간, 현재위치, 도착예정시간 등의 정보를 SMS 또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지인에게 전송해준다. 또한 T맵 실시간 경로안내 제공, 승하차 내역 전송, 휴대전화 분실방지 알림 기능 등 특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교통안전공단과 ‘전국 택시 통합콜 서비스’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미 라인을 통해 일본에서 라인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 규모가 커지면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 택시 서비스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앱에서 간단히 몇 번 터치를 통해 택시를 잡을 수 있고 요금까지 편리하게 계산할 수 있다면 더욱 많은 사용자들이 생길 것이다. 이제는 언제 올 지 모르는 택시를 하염없이 기다리지 말고 손 안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새로운 모바일 택시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