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IT제품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애플이 어떤 분야에 뛰어들어 처음 내놓는 제품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한다. 만족스러운 디자인과 편리한 사용법을 만들었다고 확신해야만 제품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8비트 애플 컴퓨터, 매킨토시, 아이폰, 아이패드가 그랬다. 따라서 기존에 이미 있는 분야라도 애플이 한번 들어오기 시작하면 경쟁기업 전부가 활발하게 움직이며 전체적으로 빠르게 발전한다. 그리고 이번에 애플이 스마트워치에 뛰어들며 발표한 '애플워치'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분명 애플이 처음 개척한 분야가 아니다. 이미 많은 제품이 나왔으며 2013년부터 삼성이 의욕적으로 뛰어들었고 올해는 LG와 모토롤라, 구글 등도 가세해서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중이다. 따라서 간단히 본다면 애플 역시 그런 많은 스마트워치 가운데 한 개 제품을 공개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이제까지 스마트워치가 기꺼이 모두 구입해서 손목에 차는 붐을 일으키지 않았기에 모두 애플워치를 기대했다. 적어도 애플이라면 기존 제품과 무엇인가 다르게 만들 것이란 믿음이 존재했다.


마침내 베일을 벗고 모습을 공개한 애플워치는 과연 무엇이 다를까? 정식으로 출시되려면 아직 몇 개월 이상 남았지만 발표회장에서 공개된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다른 스마트워치와 애플워치는 무엇이 다른 지 알아보자.



1. 고급스러운 재질과 시계줄



애플워치


스마트워치를 만든 대부분 업체들이 스마트폰의 연장선상에서 제품을 만들었다. 때문에 플라스틱 재질과 사각형 디자인, 폴리우레탄 시계줄처럼 대량생산이 쉽고 기존 제품에서 쓰던 재료를 이용했다. 하지만 애플은 이 점에서 나름 섬세한 변화를 추구했다. 


스위스 시계를 모델로 삼은 애플워치는 여러 재질로 만들어진다. 스테인리스  스틸, 블랙 스테인리스 스틸, 회색 알루미늄, 실버 알루미늄, 18K 핑크 또는 옐로 골드의 6가지 재질로 제작된 제품이 발표회장에 나타났다. 또한 이런 재질에 어울리게 취향에 따라 가죽과 고무, 금속체인 등 시계 줄을 바꿔 끼울 수 있도록 고안됐다. 종래 스마트워치 가운데도 시계줄 교체가 가능한 제품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제조사가 앞장 서서 알맞는 고급 시계줄까지 공개하며 디자인과 품격을 강조한 것은 애플워치가 최초이다.  



2. 미려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애플워치


스마트워치가 기존 시계에 비해 가장 우월한 점은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디지털 화면이다. 다른 스마트워치 역시 이 화면을 잘 이용하기 위해 운영체제를 신중하게 디자인했다. 그렇지만 작은 화면과 빠른 실행속도라는 점을 신경쓰다보니 상대적으로 기능미를 너무 강조하게 되어 아름다움이 떨어졌다.


애플이 선보인 애플워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잘 동작할 뿐더러 쓰는 재미와 미려함까지 만족시켰다. 특히 갖가지 아이콘이 한 화면에 나타나는 모습에서는 둥근 풍선 같은 알록달록한 색상의 구체가 화면을 조화있게 채우는 모습으로 기능미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여성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장에 있던 주요 패션지 기자들도 이 인터페이스의 아름다움을 언급할 정도였다.



3. 돌리는 재미의 디지털 크라운



애플워치


애플워치에서 가장 독특한 부분은 직접 손으로 돌리는 용두 부분이다. 보통 시계에서는 시침과 분침을 돌려 시간을 맞추는 기능을 담당한 부품을 이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였다. 애플워치는 이 부분에 특별한 기능을 주고는 디지털 크라운이라고 칭했다.


디지털 크라운은 사용자가 돌리는 대로 화면을 축소, 확대대하며 스크롤도 시킨다. 또한 옆에는 버튼형태로 되어 있는 아이폰의 홈키 비슷한 부품도 달려있다. 다른 스마트워치가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조작에만 몰두한 나머지 물리적인 버튼이나 다이얼을 달지 않은 것과는 상당히 다른 행보다.



4. 편리한 자석식 무선충전단자



애플워치


기존 스마트워치는 작은 크기와 원활한 성능을 위해 배터리 성능이 작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애플워치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충전 등 다양한 자가충전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자가충전보다는 기존 충전방식을 편리하게 만드는 쪽을 택했다.

 

애플워치는 손목피부에 접하는 부분에 심박동센서를 탑재했다. 그리고 이 부분에는  다른 단자 하나가 더 달렸는데 여기에 매킨토시의 자석식 충전어댑터 같은 단자를 장착할 수 있다. 자석처럼 가져다대기만 하면 달라붙는 이 단자는 무선충전방식으로 보다 편리하게 애플워치를 충전시킨다. 이제까지 자석식 무선충전장치를 채택한 스마트워치는  없었다.



5. 다소 높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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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스마트워치의 가격을 과연 얼마쯤 하면 사용자들이 납득하고 선뜻 구입할 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고급 스위스시계 가운데 럭셔리 제품은 몇 백만원을 넘지만 스마트워치가 노리는 시장은 보다 보편적이고 많은 구매층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스마트워치는 대량생산에 용이한 재질과 디자인을 쓰고는 가격을 낮추는 방향을 택했다. 


삼성의 첫 제품 갤럭시기어는 39만 6,000원이었는데 이후 삼성기어2는 31만원 가량으로 낮아졌다. 현재 구글 플레이에서 판매중인 삼성 기어 라이브는 22만 4,000원이며, LG G워치가 26만 9,000원이다. 이처럼 근래에는 판매가격을 20만원대로 잡고 30만원대로 올리는 경우를 꺼려했다.


애플워치의 예정 가격은 349달러로 약 35만8000원이다. 발표가격에 세금과 약간의 비용을 더하면 40만원 초반이 될 것이다. 애플워치는 나름 스마트워치 가운데서도 고급시장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스마트워치보다 다소 비싸지만 애플 제품이 이제까지 그랬듯이 특별한 개성으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성공한다면 사람들은 이 정도 가격차에 구매의욕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