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주최 ‘서울디지털포럼(SDF) 2014’가 2014년 5월 21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에서 ‘혁신적 지혜-기술에서 공공선을 찾다’라는 테마로 열렸다.


SDF는 2004년부터 IT 분야의 앞선 화두를 조망하고 미래비전을 제시해 왔다. 올해는 디지털 시대의 혁신뿐 아니라 이러한 기술에서의 혁신이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사회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되었다. 


이 자리에 축하영상을 보내온 박근혜 대통령은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제적 논의의 장을 만들었다. 우리는 지난 시대에 경험하지 못했던 네트워크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구촌은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며 "사람과 사물이 서로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발달이 새로운 미래의 비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야 합니다" 고 당부했다.

 

첫 번째 강사로는 전세계에서 두 번째,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독자적 인터넷을 개발한 ‘아시아 인터넷의 아버지’ 전길남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서울디지털포럼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으로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2020년이면 전세계 인구의 70%인 약 50억명이 인터넷에 접속하게 된다. 인터넷은 실질적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 시설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전길남은 1982년 세계에서 두 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인터넷을 개발해 ‘인터넷 명예의 전당’에 오른 유일한 한국인 카이스트 명예교수이다. 그는 인터넷이 진정으로 범세계적인 소통과 혁신의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인터넷의 미래에 대해 말했다.


지금 우리는 연결이 넘치는 시대를 맞이했다. 사람, 서비스, 데이터, 디바이스들이 광대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연결의 중심에는 세계인구의 절반이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술, 바로 인터넷이 있다. 2020년에 이르면 전세계인구의 70퍼센트에 육박하는 약 50억명이 인터넷에 접속하게 된다. 즉 인터넷은 실질적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시설 중 하나가 된다. 


전길남 교수는 인터넷 역사에 있어 다가올 10년이 중대하면서도 결정적 질문들을 우리에게 던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에 그는 한국 인터넷의 발전 역사에 대해 말하면서 아직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한 다른 개도국 사람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새로운 인터넷 유저들이 앞으로 10년간 더 늘어나게 된다. 이 사람들을 위해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해야 할까?


새로운 인터넷 유저가 사용하는 기기는 스마트폰 디바이스 하나로 통일된다. 그들이 단 하나를 구입하는 데 쓸 돈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통 새로운 기기를 구입하는 데는 스스로의 한달 수입 정도 금액 밖에 지출하지 못한다. 개도국의 새로운 유저는 월소득 100달러 정도가 된다. 따라서 그 정도가 지출 가능하다.


현재 한국 스마트폰 가격은 600~700 달러 정도다. 이에 비해 개도국은 100달러 정도 스마트폰이 주류가 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런 소득에 따른 선택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다. 새로 스마트폰을 통해 유입되는 유저를 위해 소셜 인프라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것이 우리의 큰 과제다.


보통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찾는 보는 날씨나 뉴스 등 로컬 콘텐츠인데 이것을 전달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개도국에서는 이런 요금이 너무 비싸다. 그동안 인터넷 기술 발전에 아시아는 별로 기여하지 못했다. 60퍼센트는 미국이, 유럽이 30퍼센트 정도를 기여했고 아시아의 역할은 작았다.


우리는 이렇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50개 국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앞선 발전 기술로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해나갈 수 있다. 다만 여기에 일방적인 강요 같은 식민주의 같은 방식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함께 고민하며 디지털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아시아에 인터넷을 선도적으로 보급한 사람으로 전길남 교수는 한국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 이대로는 인터넷 연결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  인프라 격차가 그대로 디지털 격차가 되어 벌어질 것이란 뜻이다. 이런 점은 단지 스스로 잘 사는 것에만 신경쓰고 남을 돌아보기 소홀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길남 교수가 세월호 사건과 함께 한국 사회에 최고 관심사로 떠오른 '안전'을 21세기 인터넷 테마로 꼽은 점은 돌아볼 만 하다. 그는 '세이프 인터넷'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개발과 보급  당시에 안전한 인터넷을 신경쓰지 못했다. 개발 당시 연구하는 사람끼리 공유하는 분위기 보안은 민감하지 않은 문제였다" 고 설명하고는 "21세기에는 안전이 중요하다. 도로교통이나 원자력발전소처럼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한 인프라가 있다. 인터넷 역시 21세기에는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고 주장했다.


인터넷의 보급과 안전은 이렇듯 함께 가야할 중요한 테마로 떠올랐다. 2014 서울 디지털 포럼에서 나온 이 화두가 앞으로 한국 인터넷 발전과 관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