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삼성이 만든 제품인 아티브에 대해서 그동안 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물론 좋은 제품이지만 그저 태블릿 기능이 되고 적당히 가볍고 윈도우8을 탑재하고 있다는 것 외에 어떤 차별성도 없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채택한 제품이 가진 장점이자 단점이겠지만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사실 운영체제 안에서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아티브Q


그런데 이번에 삼성이 발표한 아티브Q는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는 제품이 되었다. 그것은 이 제품이 윈도우8 외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함께 실행시키는 듀얼OS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우선 그 뉴스를 소개한다.(출처)


 

아티브Q는 지난 20일 삼성전자가 영국 런던 얼스코트 컨벤션홀에서 `삼성프리미어2013` 행사를 열고 첫선을 보인 제품가운데 하나다. 사용자가 별다른 조작 없이도 윈도8과 안드로이드4.2.2 젤리빈을 동시에 다루는 일명 `듀얼OS` 기능으로 기존 윈도8 태블릿과 차별화했다. 

 

제품은 윈도8과 안드로이드 환경 각각의 앱을 돌리는 것 뿐아니라 2개 OS가 동시에 같은 파일을 읽고 쓸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면 윈도8 내장 카메라 앱으로 사진을 찍은 뒤 생기는 이미지 파일을 곧바로 안드로이드 앨범 앱에서도 열어볼 수 있는 식이다. 

 

사진 외에도 영상이나 업무용 문서 파일을 2개 OS가 함께 접근할 수 있다. 윈도8 데스크톱 모드 환경에서 어떤 파일을 지정된 `공유폴더`에 넣으면 안드로이드 영역에서도 열린다.


윈도 시작후 모던 사용자인터페이스(UI)나 데스크톱 모드의 작업표시줄에 있는 `듀얼OS` 단추로 안드로이드 환경에 들어갈 수 있다. 안드로이드는 갤럭시 제품군의 `터치위즈`대신 기본 UI를 제공한다. 홈 화면에는 구글플러스, 구글플레이, 플레이북, 음성명령, 구글톡, 플러스톡, 유튜브, 크롬, 메일 앱 등이 보인다. 

 


아티브Q


24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티브Q에서 지원하는 듀얼OS는 앱 형식의 가상화 기술로 윈도OS 안에서 안드로이드가 앱처럼 구동되는 방식"이라며 "파일과 폴더가 양쪽 모드에서 공유된다"고 설명했다. 

 

아티브Q 듀얼OS의 작동 원리는 `윈도8 기반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로 요약할 수 있다. 에뮬레이터는 어떤 장치의 기능을 다른 종류의 환경에서 수행되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 경우엔 안드로이드가 수행 목표 대상이고, 윈도8은 다른 종류의 환경이다. 부팅 과정에 2개의 OS중 1개를 선택하는 `듀얼부팅`이 아니다. 


물론 이런 변화는 내가 완전히 예상못한 게 아니었다. 나는 갤럭시탭3가 인텔 아톰을 채택했다는 기사를 통해서 인텔칩에는 당연히 윈도우가 실행될 수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래서 삼성과 인텔이 연합한다면 이중 부팅 방식을 통해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를 함께 쓸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 바 있다. 



아티브Q


다만 모든 것이 예상한 대로였다. 라고 말하면 참 폼나는 일이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삼성은 내 생각이나 예상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태블릿을 맡은 갤럭시탭 사업부가 아니라 PC를 맡은 아티브 사업부에서 이중 부팅보다 더 진보된 형태를 채택했다.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를 순식간에 전환해가며 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어째서일까? 윈도우만 채택한다고 해도 욕먹을 일도 없고 그럭저럭 쓸만한 제품이 될 수 있는 아티브다. 왜 이처럼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아티브Q,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를 품은 이유는?



1. 윈도우8의 태블릿 기능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


윈도우8은 어정쩡한 제품이다. 분명 부팅은 빠르고 윈도우7의 안정성을 물려받았으며 태블릿 모드까지 되는 기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완전히 정착한 데스트톱 모드에 비해 태블릿 모드는 여전히 완벽한 호환과 전환이 잘 되지 않는다. 앱은 모자라고 동작도 안드로이드처럼 매끄럽고 부드럽지 않다. 


때문에 윈도우8 PC와 함께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별도로 가지고 다니며 쓰는 사용자도 있다. 그런 사용자를 겨냥해서 '이것 한 대면 둘다 가능합니다.' 라고 제시한 것이다.

 


아티브Q


2. 삼성 플랫폼으로의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

 

아티브의 이런 도전은 새로운 가능성 하나를 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는 자존심 때문에 절대 안드로이드를 포함할 수 없다. 인텔칩에서는 자존심 때문에 ARM호환 모드 지원 같은 것은 만들 수 없다. 그렇지만 두 업체는 모바일, 특히 태블릿 시장을 탐낸다. 자존심을 지키면서 태블릿 시장을 차지하는 방법은 없을까?


여기에 삼성이란 완제품 업체가 일종의 중재를 하게 되었다. 윈도우가 자존심을 굽힐 필요도 없고 인텔이 자존심을 상할 필요도 없다. 삼성이 알아서 인텔칩과 윈도우를 가지고 안드로이드를 구동시키고 자연스럽게 윈도우8까지 활성화시킬 수 있는 통합기능을 가진 제품을 만들어놓는 것이다.



아티브Q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업체의 자존심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 자기에게 필요한 기능이 적절한 가격과 좋은 품질을 가지고 제공되면 그만이다. 윈도우8이나 인텔칩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삼성이 윈도우8과 안드로이드 모두를 잘 구동하는 플랫폼 제품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산다는 현상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두 가지 점은 미래에 있어서 결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얼마전 인텔 경영진과 삼성 경영진의 만남는 그런 면에서 흥미가 간다. 그리고 아티브Q에서 시작된 통합의 흐름은 반대로 애플에도 강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점은 이어지는 다른 글에서 다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