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신제품이라고 하면 언제나 업계의 화제가 되어왔다. 그것은 애플이 평범한 제품을 내놓은 적은 한번도 없다는 굳은 믿음에 근거한다. 애플2와 매킨토시를 비롯해서 아이팟과 아이폰,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애플은 항상 커다란 혁신제품은 세상에 내놓으며 우리를 놀라게 했다.



스마트워치



물론 지나친 믿음 역시 환상에 불과하다. 애플이 평범하지 않은 제품을 내놓은 건 사실이지만 그게 언제나 성공하지는 못한 것도 사실이다. 리사부터 시작해서 뉴튼과 하키퍽마우스, 애플티비에 이르기까지 애플이 자신있게 내놓았지만 별 호응을 받지 못한 제품도 상당수 있다.


애플이 새로운 제품인 지능형 시계-스마트워치를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 뉴스는 마침 아이폰 만으로는 애플이 더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전망과 함께 관심을 끌고 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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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애플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커브드 글래스(곡면 유리)가 적용된 스마트시계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 스마트시계에는 삼성전자와 LG 등이 TV 시제품에 적용한 바 있는 커브드 글래스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되는 동일한 iOS가 탑재돼 스마트폰과 MP3 등의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으며 NFC 칩이 장착되어 있어 모바일 결제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최근 팍스콘의 모회사인 혼하이정밀공업과 입는 컴퓨터 제작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팍스콘이 몇몇 고객사와 함께 디스플레이와 관련 기술 등을 연구하며 입는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작업 중이다. 


앞서 지난 1월 경제전문지 포천은 파이퍼 제프레이의 선임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내년 이후 아이폰을 대체할 수 있는 손목시계인 아이워치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12월 중국 IT전문 블로그 '테크.163'도 애플이 인텔의 협조 하에 올 상반기 중에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스마트 시계를 출시할 것이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스마트시계는 1.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저전력의 블루투스 4.0을 탑재했다. 


애플이 내놓는 시계라는 부분만 따지면 이 소식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애플이 손목시계와 비슷한 아이팟나노를 내놓았을 때를 상기해보자.  사람들은 이미 그것이  시계가 될 수 있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이런 기대에 답해주지 않았다. 제품은 나오지 않았고 나노 손목시계에 대한 루머는 사라졌다. 그러다가 이제 애플이 성장의 한계를 맞고 팀쿡이 '깜짝 놀랄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고 말하자 다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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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중요한 건 이 제품이 나올 것인가. 라는 점이 아니다. 나왔을 경우 이 제품이 성공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세상을 변화시킬 것인지 하는 점이 궁금할 것이다. 


애플의 스마트워치, 또다른 혁신이 될 수 있을까?


애플이 이제까지 성공시킨 제품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번 스마트워치의 성공과 혁신 역시 그런 비결의 공통선상에 달려 있을 것이 분명하다. 스마트워치가 혁신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보자.



1. 가격이 소비자가 느끼기에 저렴해야 한다.


의외로 애플 제품 가운데 비싼 제품은 한번도 대중적으로 성공한 적이 없다. 2만달러에 달한 리사부터 시작해서 2만달러를 넘은 잡스의 컴퓨터인 넥스트스테이션은 성공하지 못했다. 최근 극찬을 받은 컴퓨터인 레티나 맥북프로 조차도 가격이 2천달러를 넘는 순간 아무도 줄을 서서 구입하지 않았다.


반대로 가장 저렴한 기기인 아이팟과 휴대폰 보조금으로 인해 접하기 쉬워진 아이폰, 저렴한 편인 아이패드, 아이패드 미니는 사람들이 줄을 서 가며 구입했다. 애플 스마트워치가 2천달러를 넘을 리야 없겠지만 아이팟 수준인 2백달러를 넘게 되면 어떤 제품이라도 격렬한 반응을 얻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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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애플의 컴퓨터 기능이 온전히 들어가야 한다.


아이폰의 성공요소는 그때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부분인 컴퓨터 운영체제의 이식에 있다. 휴대폰용으로 잔뜩 생략되고 축소된 운영체제가 아니라 컴퓨터 운영체제를 온전히 집어넣고도 매끄럽게 구동되는 성능을 보여준 것이다.


애플 스마트워치 역시 온전한 iOS가 들어가야 할 것이다. 아이팟 나노수준이 아니라 아이폰 수준은 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애플 특유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기능성이 고려된 인터페이스가 탑재되면 된다.

 

3. 기능의 상당부분이 개발자에게 개방되어야 한다.

 

애플이 폐쇄적이라는 말을 듣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들은 항상 최소한만 개발자와 소비자에게 공개하려고 한다. 아이폰은 처음에 앱개발과 판매를 할 수 없는 형태였다. 해킹이 되고 개방을 막을 수 없게 되자 공개한 것이 오히려 대박을 가져오고 혁신을 가져왔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때문에 종종 잊어버리지만 애플은 소비자가 개발자가 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팟은 지금도 폐쇄적이며, 애플티비에서 개발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스마트워치 역시 자칫하면 아이팟처럼 애플이 제공하는 몇 가지 기능만 가능하고 나머지를 전부 막아놓은 폐쇄형 기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제품간의 시장잠식을 우려하는 애플의 성향상 그렇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성공을 가져올 수 없다. 애플 제품은 그런 우려를 이겨내고 개방을 수용했을 때 항상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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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시장에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어찌되었든 애플이 내놓게 되면 업계 전체가 움직인다. 이제까지 고정관념에 묶여있던 타회사 제품조차도 변화의 몸부림을 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이런 점에서 올해 안에 애플의 스마트와치를 꼭 보게 되길 바란다.